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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꼽 빠진 황제 ㅣ 그림책봄 14
질 바움 지음, 세바스티앙 슈브레 그림, 바람숲아이 옮김 / 봄개울 / 2021년 2월
평점 :

<배꼽 빠진 황제>
질 바움 글/ 세바스티앙 슈브레 그림/ 봄개울
책 제목을 먼저 듣고는 얼마나 웃기기에 배꼽이 빠졌을려나, 굉장히 재미난 책인가보다 했다가, 마지막 책장을 넘기고는 쎄해졌답니다.
이거...거의 핸드폰과 내 이야기인걸 하고 말이지요.
하루하루 잠깐 하고 들여다본 인스타 세상, 유튜브에 순삭되는 시간들, 그리고 그 사이 뒤로 밀려가는 일상들.
어떻게 하면 더 폼나게 찍어볼까 고심하고 골라 올리는 SNS 사진들과 함께 말이지요.

크고 힘센 나라의 황제는 이웃 나라에게 받는 선물들로 창고가 넘칠 지경이었어요. 그러다 작고 보잘 것 없는 나라 왕에게 받은 카메라 때문에 모든 것이 바뀝니다.

카메라가 보여주는 자신의 모습에 푸욱 빠져버린 왕.
왕은 찍고 또 찍고, 자기 모습을 찍는 데만 빠져 있었지요.

급기야 모든 보물들을 치우고 자신의 모습을 담은 커다란 사진퍼즐 초상화로 벽을 장식합니다.
마지막 한 컷!! 배꼽 사진만 찍으면 완성인데 황제에게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셀카와 인증샷에 빠져 흘러보내는 시간, 누군가에게 자기를 더 멋지게 보이고파서 자기를 포장하고 자신도 속이고 남들도 속이는 시간들.
왕의 모습에서 저절로 현재의 제 모습과 대비가 됩니다.
그런데 마지막 퍼즐 조각은 왜 하필 배꼽일까?
인간에게 배꼽은 자신의 기원을 알려주는 중요한 흔적이지요.
그래서 나를 겸손하게 만들고 세상에 연결된 또다른 존재들을 생각하게 하는, 나를 세우는 중심이지요.
그래서 배꼽을 잃어버린 초상화는 결국 와르르 무너질 수 밖에 없는 운명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자신의 일상을 사진 찍고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며 현실 세계와 SNS 세계를 함께 살아가는 것이 일상화된 우리 아이들과도 재미나게 읽고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책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