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성탈출: 진화의 시작 - Rise of the Planet of the Apes
영화
평점 :
상영종료


[혹성탈출 : 진화의 시작] 2011년은 ‘프리퀄의 해’인가.



충격적인 영화 스토리로 1968년 전 세계인의 이슈가 된 영화 <혹성탈출>. 그 당시뿐만 아니라 아직도 충격적인 스토리 구성과 결말로 SF영화의 수작으로 손꼽히는 영화이기도 하다. 바로 그 영화의 시작이 지금 프리퀄로 나온다는 것. 솔직히 말하자면, <혹성탈출> 원작의 큰 팬도 아닌 나로서는, 이 영화의 큰 기대를 두지 않은 것이 사실인 터.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 수많은 해외 평들을 들뜨게 한 것처럼 나에게도 “괜찮은” 영화임을 보여준 영화였다는 것.



인류의 오만함에 대한 경고를 담은 묵직한 메시지였던 <혹성탈출> 원작. 만물의 영장이라 일컫는 인간이 미래에 침팬지의 지배를 받게 된다는 설정은 진화론을 비롯한 과학 문명을 모조리 뒤엎는 일이었던 것이었다. 게다가 짐승과 인간의 입장이 뒤바뀌고 인간이 노예 취급을 받으며 흡사 가축이나 애완동물로 전락해버린 모습이라니. 지금으로서도 충격적이지 않을 수 없는 설정.



거기다 결말은 또 가히 얼마나 충격적이었던가. 지구를 떠나 불시착한 행성에서 끔찍한 현실을 본 주인공은 그곳을 탈출한다. 그러나 그는 해변가에서 무언가를 보고 좌절을 하고 영화는 막을 내린다. 그 무언가는 바로 부서진 자유의 여신상이었던 것. 그토록 돌아가고 싶었던 지구의 미래가 이 끔찍한 행성이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바로 2011년. 43년간의 궁금증인 ‘어떻게 인간은 멸망하였고 유인원이 인간보다 높은 지능을 가지게 되었는가’에 대한 답변이 이번 프리퀄을 통해 나오게 된다. 말 그대로 <혹성탈출 : 진화의 시작>이 밝혀지는 것이다.



인류를 흔드는 모든 위기와 재앙들의 시작은, 인류로부터 시작한다는 고전적이면서도 전형적인 법칙에 따라, 이번 유인원의 진화도 한 인간으로부터 탄생한다. 아버지의 알츠하이머 치료약 개발을 위해 유인원을 이용, 임상시험에 몰두하는 과학자 윌(제임스 프랭코). 알츠하이머 치료를 위해 인지능력과 기억력, 지능을 높이는 약을 개발하던 윌은 그 약을 한 유인원에게 실험하여 놀라운 인지능력의 진화를 발견하게 된다. 그는 실험에 참가한 한 유인원에게서 어린 ‘시저(앤디 서키스)’가 태어나자 연구를 위해 그를 집으로 데려와 가족처럼 함께 지내게 된다.





나날이 지능이 발달하는 시저. 15살 인간의 지능으로 윌과 수화로 대화도 가능하며, 시저 나름대로의 세계관역시 가지게 되며 인간 세상을 관찰하게 된다. 평화로운 윌과 시저의 나날들은 처음에는 아무런 공포도 안겨다주지 않는다. 오히려 그들의 평화와 공생에 나도 모르게 미소지을 때도 있으니 말이다. 시저는 하지만 그러한 윌을 바라보는 여자친구이자 수의사인 캐롤라인은 항상 얘기한다.



“윌, 자연의 순리를 거스르면 안 되.”

그렇다. 바로 이것이 이 영화의 주제이자 핵심인 것이다.





어느 날 이웃집 남자와 시비가 붙은 윌의 아버지를 본능적으로 보호하려는 과정에서 인간을 공격한 ‘시저’는 결국 유인원 보호시설로 보내진다. 그 곳에서 처음으로 자신들의 동족과 만나게 되는 시저. 자신과는 너무나도 다른 모습들에 놀라지만, 사실 그는 인간도, 유인원도 아닌 자신의 모습에 혼란을 느낀다. 또 유인원을 적대시하는 인간을 처음 만나게 되고 인간의 감정까지도 알 수 있는 시저는 자신이 인간과 다른 존재라는 것을 인식하게 된다.



자신과 자신의 동족을 무시하고 학대하는 인간들 속에서, 시저는 그들의 우두머리가 되어 탈출을 하기로 감행한다. 시저가 다른 유인원들에게 수화를 가르치는 장면은 정말 소름 끼칠 정도로 섬뜩하다. 자신을 변화시킨 바로 그 약을 훔쳐와 다른 유인원들의 지능까지 높게 진화시킨 그는, 결국 유인원들의 우두머리가 된다. 유인원들의 대거 탈출로 도시는 마비되고, 인간과 유인원들의 육탄전까지 벌어지지만.



영화는 끊임없이 한가지 사실을 추구한다. “시저는 인간들을 죽이지 않는다는 것.” 즉 시저를 비롯한 유인원들은 사실상 인류를 멸망시킬 의도가 없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인류의 멸망은 과연 어디서 오게 된 것인가. 마지막 엔딩 크레딧에 나오는 쿠키 영상에서 이 모든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다. 자세히는 밝히지 않겠지만, 결국 인류의 자멸이라는 것.



<혹성탈출> 원작을 보지 않아도 충분히 매료될 수 있는 스토리 구성과, 또한 원작과의 연계성을 위해 만들어진 뛰어난 복선들도 마음에 들었다. 시저가 목줄에 매여 걸어가는 모습과 원작에서 인간이 마치 애완동물처럼 목줄에 매여있는 장면이 오버랩되어 보였으며, 영화 중간중간 나오는 ‘최초의 유인 우주선.. 실종사건’ 역시 원작과의 연계성을 충분히 고려한 장면이었다.



인간과 같은 감정을 지닌 ‘시저’의 모습을 그리며, 그가 왜 바뀔 수밖에 없었는지를 여실히 보여줬던 영화. 다분히 우연에 의한 재난의 전개가 아니라, 충분히 일어날 수 있을법한 ‘개연성’을 넣어주었기에, 영화가 더욱 설득력 있지 않았나 싶다.



이번 해는 엑스맨 프리퀄과 더불어 또 하나의 만족스러운 프리퀄이 나온 해인 것 같다. 아무래도 정말 숨막히는 전개와 딱딱맞는 스토리 짜임을 보여 준 엑스맨 프리퀄이 더욱 애착가지만, 이번 영화 역시 프리퀄의 진수를 보여 준 영화.



Ps. 모션 캡쳐 언기자로 주목받고 있는 앤디 서키스. 시저의 생동감 넘치는 표정과 움직임은 모두 이 연기자의 연기와 최고의 CG로 만들어졌다는 것. ‘골룸’과 ‘킹콩’을 완벽히 소화 해 낸 그가 보여 준 시저 연기도 정말 대단했다.

by 쿄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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