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니버디.
정말로 귀여운 토끼들이 메인이 된 이 애니메이션에,
그다지 큰 기대를 걸지 않고 영화를 보러 간 것이 사실이다.
“그냥 아이들용 애니메이션인데.. 재밌어야봤자 얼마나 재미있겠어.”하는 생각으로.
그저 이 영화에 기대한 것이란 ‘토끼들의 깨물어 죽이고 싶을 만큼의 귀여움’ 단 하나뿐이었다.
그런 나에게.
이렇게 극장에서 깔깔 웃게 하도록 만든 영화가 되었을 줄이야!
누가 생각이라도 했으랴.
실사와 CG의 만남인 ‘바니버디’.
물론 애니메이션 퀄리티에 대해서는 그다지 걱정을 하지 않았다.
그 유명한 ‘앨빈의 슈퍼배드’를 만든 일루셔니스트엔터테이먼트 제작이었으니까.

보통의 애니메이션과는 달리,
사람과 그림으로 만들어진 캐릭터가 함께 등장하는 애니메이션은
잘못 만들면 다소 어색함이 부각되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주인공 토끼 ‘이비’와 주인공 사람 ‘프레드’가
시종일관 같이 출연함에도 불구하고, 어색함 따윈 없다는 것.

더 대단한 것은 무려 20대인 나조차도 이렇게 빵빵 터지게 해 주는 웃음 코드라는 것이다.
‘바니버디’의 스토리는 어쩌면 뻔한 교훈 스토리일 수도 있다.
부활절마다 아이들의 집에 몰래 캔디와 초콜렛을 나눠주는 임무를 맡는
‘이스터 토끼’인 주인공 바니 “이비”는 사실 드러머가 꿈이다.
이스터 섬을 몰래 탈출 해 인간 세계로 와서 주인공 사람 “프레드”를 만나 함께 그 꿈을 이뤄가게 된다는 것.
하지만 어린이용 스토리라인과 90분의 짧은 러닝타임 속에서도
제작진의 치밀한 장면 구성이 돋보인다.
그 중 가장 획기적인 클라이맥스는 바로 ‘프레드’가 이스터 토끼로 발탁되기 위해 맹훈련하는 장면이 아닐 수 없다.
요즘 세간의 빅 히트 음악 중 하나인 “We no speak Americano"와 어울러진 이 장면은 정말..
보는 내내 음악과 장면의 절묘한 조화에 박수를 치며 웃게 되었다.
거기다 ‘이비’가 토끼 인형인 척 연기하며 박수를 치며 주인공 뺨을 때리는 장면이란.
함께 보는 어린이들보다 내가 더 크게 웃었을 정도.

거기다 이 영화가 시종일관 즐겁고 활기차게 느껴지는 것은,
드러머인 “이비”의 음악도 빼놓을 수 없다.
‘슈퍼배드’ 제작진에 걸맞게 이번 애니메이션 역시 음악과 결부했는데,
드러머인 “이비”라는 특징을 살려 영화 전반에 걸쳐 드럼 연주와 신나는 사운드가 계속된다.
흥겨운 리듬에 몸을 맡기다보면 영화가 금새 지나가버린다는.
거기다 어린이들의 로망인 캔디와 초콜렛이 가득찬 이스터섬은,
모아이가 가득한 고대스러운 분위기에 ‘찰리와 초콜릿 공장’같은 신비스로운 느낌이 더해져 호기심을 자아낸다.
어린이들의 관심을 자아내기에 그만인 무대.

더빙으로 이 영화를 보고 왔는데,
‘삐약이’ 역의 더빙 덕분에 이 영화의 더빙이 살았다고 할 수 있다.
전라도 사투리를 구수하게 구사하는 ‘삐약이’ 덕분에
귀여우면서도 악당스러운 모습이 왠지 정감간다고나 할까.
사실 다른 영화에 비해 그닥 악당스러운 자질이 두드러지진 않지만 애니메이션이기 때문이라고 해두자.

애니메이션이라도 이렇게 재밌는 영화를 보고 나오면 뭔가 시간이 전혀 아깝지 않다.
귀여움을 좋아하는 관객이라면 더할 나위 없을 터.
어린이들의 시선을 뺏어가 버릴 이스터 토끼의 새로운 반란이 지금 시작된다.
별 4개 쾅.
[cgv 무비패널 3기] 쿄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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