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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 수 있는 여자
마거릿 애트우드 지음, 이은선 옮김 / 은행나무 / 2020년 11월
평점 :
꾸준히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저자 마거릿 애트우드는
캐나다의 대표적인 시인이자 소설가이다.
영어 원제는 <THE EDIBLE WOMAN>이며, 그대로 우리나라 제목이 되었다.
<먹을 수 있는 여자>는 1964년부터 1965년에 씌여진 책으로
저자의 나이 스물세 살에 기획해 스물네 살에 집필한 작품이라고 한다.
출간은 4년 후인 1969년에 되었는데
그 때 북미에서는 한참 페미니즘이 열풍이었다.
그래서 이 책을 페미니즘 문학이라고 간주하는데,
저자는 프로토페미니즘 문학이라고 말한다.
문학의 장르가 어떤 것이든 변화의 필요성을 추구하고
우리들에게 화두를 제공하기에는 충분한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메리언은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생활을 하지만
남자 직원들과는 다른 층에 근무하며
남자 직원들이 근무하는 층으로 절대 승진할 수 없다.
친구 에인슬리는 결혼은 싫지만 아이를 원하는 여자이며,
그 꿈을 향해 전진하고 나중에는 동반자까지 만나게 된다.
클래라는 대학을 중퇴하고 벌써 아이 셋의 엄마가 되어버린 친구인데
여자를 연약한 보호의 대상으로 생각하는 남편을 두었고,
아이들 때문에 자유로운 외출도 힘들고 친구를 만나기도 힘들다.
메리언은 변호사 남자친구 피터가 있지만
그는 전형적인 남성중심의 사고방식을 가진 남자이다.
모든 것을 그에게 맞춰줘야 하고,
피터의 인형이자 꼭두각시가 되는 일상에
메리언은 그것에 대한 스트레스가 쌓여만 간다.
피터와 약혼한 이후로 메리언에게는
어느 날부터 음식을 한 가지씩 거부하게 되는데,
정녕 약혼자 피터에게는 그것에 대해 말을 못한다.
결국 결혼식 전에 친구들을 초대하는 파티에서
메리언은 음식에 대한 거부감의 절정을 느끼게 된다.
메리언은 뛰쳐나와 피터와 완전히 이별하게 되면서
모든 것이 예전으로 돌아오고 음식을 먹을 수 있게 된다.
<먹을 수 있는 여자>에서 다루는 주제는
남자, 사회, 음식, 먹는다는 행위와 여성의 관계이다.
1960년대 초반의 캐나다 젊은 여성들은 아무리 고학력자라도
미래가 없는 직장 생활을 계속 할 것인가, 결혼을 탈출구로 삼을 것인가,
이런 고민에서 자유롭지 못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얼마 전까지만 해도 여자들은 직장 생활을 하다가도
결혼을 하거나 아이를 갖게 되면 그만둬야 하는 불문률이 있었을 때가 있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82년생 김지영>이라는 책이 머리속에 오버랩처럼 겹쳐졌다.
페미니즘 덕분에 결혼하면 직장을 그만두는 일을 거의 사라졌지만
아직까지도 여성과 남성의 급여나 승진에서의 불평등은 남아있는 것이 사실이다.
1901년에 시작된 노벨 문학상은 총 수상자 117명 중 101명이 남성 작가로
겨우 16명만의 여성작가가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것으로 나타나
노벨 문학상에서도 그 동안 남성 작가가 강세를 보여왔다.
50년도 넘은 책이 아직까지도 여러 나라에서 계속 출간되고 있다는 점에 감사하며,
마거릿 애트우드가 언젠가는 노벨문학상을 수상할 날이 올 것을 기대해 본다.
* 지원 도서를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