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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은 분위기다
권오희 지음 / 온숲 / 2026년 11월
평점 :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소중한 책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분위기 좋은 곳에서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기고 있노라면 하루의 고단함이 싹 풀리곤 한다. 아이가 어린이집에 등원하고 남편과 분위기 좋은 곳에서 식사를 하고 나면 연애 때 생각도 나고 하루의 기분이 좋아진다. 커피 맛이 엄청나게 고급 지지 않아도, 엄청난 맛집이 아니어도 우리는 분위기에 매료되어 인생을 살아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교육은 어떨까. 교육이야말로 분위기 자체라는 권오희 저자의 600페이지나 되는 두꺼운 책을 접하게 되었다. 사실 제목과 두께로 봤을 때 외국 도서인 줄 알았다. 하지만 목회자이자 교육자이고 제주도에서 기독교 대안학교를 운영 중인 교장 선생님인 저자는 신앙적으로 이 책을 써서 분위기가 굉장히 묵직하고 견고했다.
아이와 함께하는 시공간에서 아이가 느끼는 공기가 어른이 느끼는 공기와 같을까? 엄마의 기분은 먹구름이고 비가 오는데 아이의 날씨는 맑음일 수도 있겠지만 함께 있다 보면 서서히 엄마의 날씨로 가까워지지 않을까. 나의 경험으로 봐서는 아이는 부모가 함께 있는 공간의 공기에 압도적으로 스며든다. 아이가 어렸을 때 키우는 가치관이 달랐고 초보 부모였던 남편과 나는 언성을 높이며 싸운 적이 있다. 아이를 피해 서재 방으로 건너가 혼자 숨죽여 울고 있었는데 ‘엄마?’ 하며 다가와 내 양 볼을 잡으며 우는 얼굴을 확인한 뒤 꽉 안아주던 날이 스쳐 지나간다. 아이는 혼자 장난감을 신나게 가지고 놀고 있었는데 갑자기 폭풍우가 된 주변의 공기에 엄마, 아빠의 눈치를 보고 있었던 것이다.
그날의 기억을 돌이켜 보고 싶지 않았지만, <교육은 분위기다> 책을 접하며 특히 ‘나쁜 분위기는 무엇인가’를 다루는 2부를 읽으며 확연하게 알았다. 이 책이 신앙적으로 쓰인 책은 맞지만 크게 거리감은 없었다. 오히려 편안한 마음으로 주일을 지키는 남편과 내가 아이를 일상 속에서 키울 때의 모습을 회고하며 보게 되었다. 분위기는 하나님의 형상이 발현되는 공간이고, 성령이 역사하시는 환경이며, 사랑이 구체화되는 방식이고, 하나님 나라를 미리 맛보게 하는 것이라는 저자의 말이 이 책에 거 하고자 하는 압축된 표현이라고 본다.
읽을수록 주옥같은 대목이 많았다. 내 마음을 고스란히 알아주는 대목도 있었고, 어느 정도 성경의 이해도도 있어야지만 이해가 되는 부분도 있었다. 저자는 모든 것은 분위기에서 오며 아이를 키우면서 부모의 분위기를 아이가 고스란히 느끼고 가정에서뿐만 아니라 사회에서 분위기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아이를 자라게 하는 어른은 모든 답을 가진 사람이 아니라 아직도 배우고 있는 사람이라는 내용에 적잖은 위로를 받았다.
아이에게 긍정적인 분위기를 만들어 주고자 노력하고 있는데 그 마음을 아는지 아이의 어린이집 생활은 걱정 없이 아주 활발하게 지내고 있었다. 가만 보면 어린이집 선생님들도 분위기가 굉장히 좋은 분들이고, 가정 어린이집이라 공간은 협소해도 아이들이 옹기종기 선생님과 살닿으며 밝은 분위기, 따뜻한 분위기에서 보육해 주는 공간이라 아이에게도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 같다.
600페이지가 되는 두꺼운 책을 읽고 있으면서 나 자신에게 물었다. "나는 지금 어떤 공기를 만들고 있는가." 우리 집의 공기를 정하는 사람은 엄마이자 아내이자 나라는 사람. 좋든 싫든, 의식하든 못하든 나는 이 집안의 분위기를 만드는 사람이다. 남편이 퇴근 후 편안한 분위기에서 쉴 수 있는 공기, 어린이집에서 사회생활을 하고 집으로 왔을 때 편안한 숨을 쉴 수 있는 공기를 만드는 내가 이 책을 끝까지 읽으며 책임감을 느꼈다.
잠깐잠깐 멈추며 각 장이 끝날 때 적어내는 내 마음의 소리를 들었다. 마주하고 싶지 않았지만, 마주하면 불편했던 내 진심을 적어 내려가다 보니 나도 모르게 분위기를 엄하게 했을 때가 있었다. 하지만 방향을 다시 올바르게 전향하며 아이에게나 남편에게나, 친구들에게나 가족들에게 긍정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아이들은 우리가 가르친 것만 배우지 않는다고 한다. 어른과 함께 살아낸 것을 배운다고 하니 오늘도 아이에게 오늘 하루의 경험을 임팩트 있게 만들어주고 싶다.
진심으로 아이를 위한 좋은 교육이란 분위기 그 자체라는 말. 아이에게 좋은 교육은 주입식 교육과 선행하는 교육이 아니었다. 교회에서도 교회 밖에서도, 가정에서도 사회에서도 좋은 교육이 될 수 있는 것은 그 자체의 분위기였다.
아이에게 좋은 교육이란 무엇일지 늘 고민하며 좋은 부모가 되고자 한다면 이 책을 긴 기간을 잡고 천천히 음미하며 읽어보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