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이렇게 귀엽게 늙으면 좋겠어
최승연 지음 / 더블:엔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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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우아하게 나이들 꺼야."

"나는 곱게 나이들 꺼야."

"나는 나이 들어도 뽀요미 할 거야."

엄마에게나 주변 친구들한테 수도 없이 이야기했던 우리의 함께 익어가는 시간들. 학창 시절의 친구들을 만나면 그 시절 그대로의 모습인 것 같은데, 애들이 커가는 모습을 보면 우리도 나이가 점차 들어가고 있음을 느낀다.

<나 이렇게 귀엽게 늙으면 좋겠어>의 저자 최승연도 귀엽게 나이 들어가고 싶은 여성이다. 귀여운 겉표지를 보며 내 주변의 친구들과 친정엄마가 많이 생각나더라.

너무 어른스럽고 꼰대 같은 스타일의 할머니가 아닌, 귀엽고 소녀감성 잃지 않는 한 여성으로 짙은 색감감으로 익어가고 싶은 나의 바람이다. 모든 여자들의 바람이겠지?! 그녀의 30대 초반 미국 뉴욕에서의 7년 유학 생활 중 만난 6살 연하의 남자 카밀과의 결혼으로 여행자로서의 삶을 살게 된다. 현재는 네덜란드에서 살며 웃긴 글을 쓰며 여행자로 사는 야무진 꿈을 꾸고 있다고 하니 다음 책도 기다려진다.

고향은 서울이지만, 현재는 네덜란드에서 정착하는 그녀의 모습을 보며 얼마나 한국이 그리울까 가슴 한편이 먹먹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필자는 한 아이의 엄마이기도 했기에 아이가 커서 어디를 고향으로 여길지 예능을 보면서도 고뇌하는 것을 보니 엄마의 마음은 매한가지 인가보다.


네덜란드에서 그녀의 삶을 때로는 유쾌하게, 때로는 마음이 먹먹하게, 이방인으로서의 삶에 대한 일기 형태로 쓰인 이 책이 참 사람 냄새가 물씬 났다.

삶이 고통과 상실을 줄 때마다 나는 숨이 턱에 찰 때까지 뛰거나 먼저 떠난 그녀의 친구 크리스를 위해 글을 쓴다. 이방인으로서 한국에 있는 친구도 그리웠을 텐데, 타지에서 연이 이어진 친구를 먼저 보내는 마음은 오죽했을까.

나 또한 고향을 벗어나서 “야, 잠깐 나와. 커피 한 잔 콜?”라고 불러낼 수 있는 친구가 없으매 서글플 때가 있다. 내년에 이사를 하게 되면 더더욱 그런 마음이 커질 것 같은데 벌써부터 슬퍼지고 싶진 않다. 그리워하면 언제든 만날 수 있는 게 친구니까. 친구를 기리는 필자의 마음에서 같은 크기는 아니더라도 비슷한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애잔하며 뭉클한.

'연극인', '여행자'로 불릴 때 가장 편하다는 소녀감성 지고지순한 최승연의 <나 이렇게 귀엽게 늙으면 좋겠어>를 보며 나도 그러고 싶다는 생각이 계속해서 들었다.

한마디로 정의하기 쉽지 않은 이방인의 삶을 읽으며, 또 다른 한 사람이 생각이 났다. 나도 나 자신을 한마디로 정의하기는 어렵지만, 어디서든 씩씩한 필자와 똑같은 건 인정이 되는 부분. 앞으로도 계속해서 여행자로서 꿈을 꾸는 그녀의 욕망을 읽으니 나도 뭔가 지금까지와는 다른 삶을 살아보고 싶은 욕구가 싹트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의 딸 미루가 엄마의 이 책을 미래에 성인이 되어 읽는다면, 엄마와 같은 삶을 살고 싶다고 할 것 같다. 내가 그의 딸이라면 그럴 듯! 그리고 필자의 계속해서 다른 여행 집이 나온다면 구매해서 읽어보고 싶다. 소장해서 나도 이렇게 써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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