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은 어른이 되고 싶어서
봉태규 지음 / 더퀘스트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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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펜트하우스>를 보고 봉태규의 수준급 연기에 놀랐었다. 과거에 그의 잔잔한 목소리가 담긴 노래를 들은 적이 있는데 얼굴은 그대로이나 더 완숙한 느낌이 들었다.

<괜찮은 어른이 되고 싶어서>는 봉태규의 에세이다. 연기를 하고 글도 쓰며 주변에 관심이 많은 그는 책에서 묻어 나오는 향기 있는 사람이었다. 세월만 채워서 나이만 든 어른이 아닌, 정말 괜찮은 어른인 그의 에세이를 잔잔하게 읽은 후기이다.


봉태규 개인의 삶을 회상한 것 같은 "노력하는 인간이 되고 싶어서"와 그의 부모님과의 경험 속에서 어른인 시점에서 회상한 "곁에 있는 존재가 되고 싶어서". 그리고 가족을 이루며 살아가고 있는 그의 "사랑받는 가족 구성원이 되고 싶어서"로 세 파트로 나누어져 있다.

짧지만 그의 인생 중에 가장 기억이 남는 순간들의 회상하며 쓴 글이기에 찰나에 지나가지만 그의 마음이 느껴졌다. 연극은 언젠간 끝나기 마련인 배우의 타이틀보다 예능에서는 솔직 담백한 인간다운 모습이 드러나기에 어느 배우든지 쉽지 않을 것 같다고 예상은 했었다. 각본에 짜인 캐릭터가 아닌 본래 인간 그대로의 '봉태규'를 알아가는 책이라 그도 배우의 삶과 일반인의 삶이 어우러진 사람이었다.


봉태규는 어릴 적 가난과 싸우며 부모님이 아닌 큰엄마로 불리는 고모의 손에 자랐다고 한다. 초등학생 때 그의 꿈은 '열아홉 살에 얼마를 벌 것이다.'로 쓴 글을 보며 이제는 나 혼자만이 아닌 우리 아이들을 위해 먼저 어른이 된 나는 지금 어떻게 하고 있는지 자문하게 된다.


공부가 밥 먹여주는 거 아니다. 고3 때 우리 부모님이 늘 나에게 해주신 말씀이다. 공부보다 사람이 되라고 늘 강조하는 가정에서 자라와도 나는 공부가 인생에 전부인 줄 알고 살았다. 그리고 대학이 전부였고 그처럼 나도 재수를 했다. 한 문제라도 더 맞추기 위해 미친 듯이 공부했지만 원하던 대학은 낙방했고 방황은 했지만 생각보다 공부보다 즐거운 것들이 세상엔 많았다. 나도 내가 아이를 키울 때는 공부는 의무교육만 알려주고 싶고, 삶의 지혜를 배울 수 있는 경험을 더 열어주고 싶은 마음이다. 아마 봉태규도 경험으로 그걸 알지 않았을까.


아마 봉태규의 아버지가 살아 계셨다면 이 책을 쓴 봉태규와 마주 앉아 '아버지'라는 어른의 주제로 술 한 잔 기울이지 않으셨을까 싶다. 이제는 부모인 봉태규는 그의 먼저 어른이었던 부모님을 회상하며 과거의 경험들을 회상하며 쓴 것 같다.

봉태규의 삶을 사실 몰랐었는데 책을 통해 만난 그는 TV에서 나오지 않았던 다이내믹한 삶을 알 수 있었다. 마음이 뭉클하면서도 애써 덤덤히 써 내려간 행간에서 그의 큰 입에서 이가 보이지 않는 미소가 상상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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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람 2023-05-24 2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