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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충치까지 치료합니다 - 어른과 아이가 함께 찾는 동네치과 이야기
정유란 지음 / 오르골 / 2025년 12월
평점 :
[서평단 이벤트]에 참여하여 도서를 제공 받아 학습 후, 솔직하게 작성한 후기입니다.
치과는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누구에게나 막연한 두려움의 공간입니다. 하지만 18년 차 치과의사 정유란 원장이 쓴 에세이 마음의 충치까지 치료합니다는 그 차갑고 딱딱한 진료의자를 따스한 성찰과 성장의 공간으로 탈바꿈시킵니다. 사진 속 본문에서 볼 수 있듯, 저자는 흔들리는 유치를 집에서 실로 뽑아도 될지 고민하는 부모에게 "치과 검진은 단순히 발치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영구치가 잘 올라오는지 확인하는 안전한 과정"이라며 조언합니다. 이는 단순히 의학적 지식을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아이가 치과에 대해 가질 수 있는 공포를 '긍정적인 기억'으로 바꾸어주려는 세심한 배려가 돋보이는 대목입니다. 치아의 건강만큼이나 환자가 느낄 심리적 허기를 채워주려는 저자의 시선은, 우리 사회의 '좋은 어른'이 가져야 할 태도가 무엇인지 다시금 생각하게 합니다.
이 책은 치과 치료의 불완전성을 솔직하게 인정하면서도, 그 과정에서 피어나는 인간적인 교감을 담백하게 그려냅니다. 본문의 에피소드 중 하나인 '저도 영구치가 하나 없어요'에서 저자는 자신의 신체적 결핍을 환자에게 공유하며 용기를 줍니다. 완벽하지 않은 것은 치과 치료뿐만이 아니며, 살아가며 마주하는 수많은 일들이 그러하기에 '불완전성'을 받아들이는 태도가 중요하다는 문장은 깊은 울림을 줍니다. 치과를 무서워하던 아이가 씩씩하게 진료실로 들어서고, 그 모습을 본 부모가 다시 용기를 내어 미뤄둔 치료를 시작하는 선순환은 이 책이 지향하는 '상호 격려'의 가치를 잘 보여줍니다. 단순히 아픈 이를 고치는 기술자를 넘어, 환자의 삶을 함께 고민하는 동네 치과의사의 다정한 기록은 독자들의 마음속 깊은 곳에 자리 잡은 충치 같은 불안까지 깨끗하게 닦아내 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