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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고양이
홍수진 지음 / 파란의자 / 2025년 12월
평점 :
[서평단 이벤트]에 참여하여 도서를 제공 받아 학습 후, 솔직하게 작성한 후기입니다.
홍수진 작가의 그림책 아무 고양이는 길가에서 흔히 마주치는 존재가 어떻게 나만의 특별한 '너'가 되는지를 따뜻하고 섬세한 필치로 그려낸 작품입니다. 표지에서부터 압도적인 존재감을 드러내는 검은 고양이의 커다란 눈동자 속에는 주인공 아이의 모습이 비치고 있는데, 이는 고양이가 단순히 풍경의 일부가 아니라 아이를 온전히 응시하고 있음을 상징합니다. 작품 속에서 고양이는 이름도 없고 주인도 없는 '아무 고양이'로 시작하지만, 아이의 뒤를 졸졸 따르며 비닐봉지를 돌려달라는 엉뚱한 행동을 하거나 길모퉁이 철물점 앞까지 안내하는 과정을 통해 점차 고유한 개성을 가진 존재로 변모합니다. 작가는 이 과정을 통해 독자에게 익명의 존재가 관계를 맺음으로써 의미 있는 존재로 거듭나는 마법 같은 순간을 선사합니다.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만화가 출신인 홍수진 작가 특유의 유머러스하고 역동적인 연출에 있습니다. 칸이 나누어진 만화적 구성과 자유로운 일러스트가 조화를 이루며 길고양이와 함께하는 하루를 생동감 있게 전달합니다. 특히 군중 속에서 서로를 발견하고 시선을 맞추는 장면이나, 복잡한 시장 골목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추격전은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합니다. 길을 걷다 우연히 눈이 마주친 고양이에게 인사를 건네고 싶어지게 만드는 이 책은,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세상 모든 소외된 존재들에게 관심을 기울이는 다정한 시선을 가르쳐 줍니다. 마지막 책장을 덮을 때쯤이면 우리 곁에 머무는 모든 '아무개'들이 사실은 얼마나 소중한 '단 한 사람' 혹은 '단 한 마리'였는지를 깊이 깨닫게 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