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에서 유럽을 만나는 중입니다
어린왕자 지음 / 뚱따에이전시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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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단 이벤트]에 참여하여 도서를 제공 받아 학습 후, 솔직하게 작성한 후기입니다.

"남해에서 유럽을 만나는 중입니다"는 여행이 단순한 이동이 아니라 ‘삶을 확장시키는 사유의 여정’임을 따뜻하게 보여주는 책입니다. 저자 어린왕자는 남해라는 작고 조용한 공간 속에서 유럽의 풍경과 정취를 마주하며, 일상의 자리에서 세계를 바라보는 법을 전합니다. 책은 유럽의 여러 도시들을 남해의 공간과 문화 속에 비추며, 우리가 ‘멀리 가지 않아도 충분히 세계를 느낄 수 있다’는 메시지를 건넵니다. 남해유배문화관, 섬이정원, 뚱딴지전시 등 저자가 걸어간 길은 모두 낯선 여행지의 풍경이자 내면의 사색을 담은 무대가 됩니다. 글은 서정적이면서도 담백하게 이어지며, 여행 에세이 특유의 감상에 머물지 않고 각 공간의 역사와 문화적 맥락을 조용히 짚어줍니다. 특히 “유럽을 만난다”는 표현은 실제 공간의 경계를 넘어, 마음속에서 다른 문화와 자신을 마주하는 과정을 뜻하는 듯합니다. 책장을 넘길수록 남해라는 지역의 매력뿐 아니라, 저자의 섬세한 시선이 만들어내는 세계의 겹들이 차분히 펼쳐집니다.

이 책이 특별히 마음에 남는 이유는, 화려한 유럽의 도시를 직접 보여주는 대신 그 감각을 한국의 남해라는 배경 속에서 발견하게 한다는 점입니다. 섬이정원의 초록빛 풍경이나 베네치아를 떠올리게 하는 남해의 바다, 그리고 네덜란드풍의 건축물들은 마치 현실과 상상의 경계를 흐리며 독자를 사유로 이끕니다. 또한 저자는 여행을 통해 자신의 성향과 내면을 성찰하는 과정도 놓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ENTP’ 유형으로서 지적 호기심과 탐구심을 드러내는 장면은, 여행이 단순한 휴식이 아닌 자기 발견의 여정임을 상기시켜 줍니다. 『남해에서 유럽을 만나는 중입니다』는 조용한 오후에 한 조각 초콜릿처럼 곁에 두고 읽기 좋은 책입니다. 읽고 나면 마음 한편이 부드럽게 녹아내리며, 일상 속에서도 얼마든지 세계와 연결될 수 있다는 따뜻한 확신이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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