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저기 올리 그림책 57
현단 지음 / 올리 / 2025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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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단 이벤트]에 참여하여 도서를 제공 받아 학습 후, 솔직하게 작성한 후기입니다.

단순한 하루의 외출 속에서 엄마와 아이의 감정선을 섬세하게 포착해낸 그림책 현단 작가님의 "여기저기"를 리뷰합니다. 책은 “엄마, 여기는 어디야?”라는 반복되는 질문을 중심으로, 목표도 없이 이끌려 다니는 아이와 고단한 일상을 견뎌내는 엄마의 하루를 유쾌하지만 묵직하게 그려냅니다. 글보다는 그림과 장면 전개가 주는 무언의 메시지가 강한데, 특히 아이의 물음에 엄마가 자꾸만 “거의 다 왔어”라며 얼버무리는 장면은 많은 부모 독자들에게 깊은 공감을 안겨줍니다. 아이의 시선으로 보면 “화가 머리끝까지 나서 터질 것만 같아”지는 경험이지만, 그마저도 유쾌하게 풀어내는 이 책은 감정의 충돌마저 따뜻하게 감싸안습니다. 소소하지만 재미있고 일상적인 이야기를 풋풋한 그림으로 풀어내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인상 깊었던 장면은 ‘엄마와 아이가 땀을 뻘뻘 흘리며 선풍기 앞에서 시원함을 만끽하는 장면’이었습니다. 이 짧은 순간에 모든 감정이 풀어지고, 그저 함께 있다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되는 관계의 본질이 느껴졌습니다. 아이의 “조금 시원한 것 같아. 그런데 이 달콤한 냄새는 뭐지?”라는 말은 독자마저도 수박 한입의 여운처럼 따뜻하게 만들어줍니다. "여기저기"는 목적지가 중요하지 않은, 오히려 함께 걷는 시간이 더 소중하다는 사실을 일깨워주는 책이었습니다. 일상에 지친 어른과 아이 모두에게 “지금 여기가 바로 의미 있는 곳”이라는 위로를 건네는, 작지만 깊은 울림이 있는 그림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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