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도 이해하는 쇼펜하우어 - 쇼펜하우어 철학을 관통하는 50가지 키워드
이채윤 지음 / 행복한마음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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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단 이벤트]에 참여하여 도서를 제공 받아 학습 후, 솔직하게 작성한 후기입니다.

이채윤 작가의 "고양이로 이겨보는 쇼펜하우어"는 철학에 대한 진입 장벽을 낮추면서도, 깊이 있는 사유를 유도하는 특별한 책입니다. 아르투어 쇼펜하우어의 철학을 단순한 개념 전달로 끝내지 않고, 고양이라는 존재를 매개로 인간의 감각, 인식, 의지에 대해 자연스럽게 접근합니다. "세계는 나의 표상이다"라는 그의 유명한 명제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이야기는, 세계가 객관적인 실체가 아니라 주관적으로 구성된 것임을 보여줍니다. 작가는 제스퍼라는 인물과 쇼펜하우어의 대화를 통해 철학 개념을 삶 속의 고민과 연결시킵니다. 예컨대 “정확히는 ‘볼 수 있는 것만’ 보지. 그리고 그조차 우리가 구성한 틀 안에서만.”이라는 대사는 독자로 하여금 인식의 한계를 직시하게 만들며, 우리가 얼마나 제한된 틀 속에서 세상을 바라보고 있는지를 환기시켜 줍니다. 이러한 접근은 철학이 단지 이론이 아니라, 실제 삶의 고통과 혼란을 이해하는 도구임을 체감하게 합니다.

이 책의 또 다른 장점은 고통과 허무, 죽음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다루면서도 지나치게 비관적으로 흐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쇼펜하우어는 “충족은 그 자체로 지속되지 않아. 그건 다음 결핍을 위한 정지 장면일 뿐이지.”라고 말하며 인간 존재의 본질적 불안정함을 드러냅니다. 그러나 작가는 이를 절망으로만 연결하지 않고, 그런 고통을 있는 그대로 응시하고 받아들이는 태도를 제시합니다. “그래도 그 순간만은 좋아. 네가 이렇게 조용히 앉아 있는 지금, 나”라는 말은 비록 삶이 허무로 가득 찼다 하더라도, 현재에 깃든 평온함과 존재 자체의 가치를 잊지 말아야 함을 말해줍니다. 철학이란 결국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이자 자신을 이해하는 렌즈라는 점에서, 이 책은 깊은 울림을 줍니다. 고양이의 시선처럼 조용히, 그러나 날카롭게 세계를 관찰하고 싶은 분들께 꼭 추천드리고 싶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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