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득은 들키지 않는다 - FBI 인질 협상가와 경영컨설턴트의 섬세한 설득
아델 감바델라.칩 매시 지음, 박세연 옮김 / 제이포럼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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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방영된 한석규 주연의 드라마 〈신사장 프로젝트>에는 협상 장면마다 되풀이되는 메시지가 있다. 사람의 문제는 결국 사람으로 풀어야 한다는 것.
특히 인상 깊었던 대사는 “우리는 사회생활 35년 동안 약 4만 번의 크고 작은 선택의 기로에 선다. 결국 삶의 모든 순간은 선택이고 협상이다. 무엇을 내주고 무엇을 지킬지 기준을 세우는 것이 협상의 시작이다. 중요한 것은 함께 살아갈 방법을 찾는 것”이라는 문장이었다.

이 말은 협상이 단순한 기술이나 말솜씨가 아니라, 관계 안에서 이루어지는 삶의 방식임을 일깨운다. 또 “협상은 말빨보다 진심을 먼저 전해야 한다”는 대사 역시 협상은 상대를 ‘이기는 것’이 아니라 ‘이해하는 것’임을 강조한다.

이 드라마의 메시지가 자연스레 떠오른 작품이 바로 《설득은 들키지 않는다》

책은 설득이란 말로 상대를 밀어붙이는 일이 아니라, 말이 나오기 전의 기류와 맥락을 읽어내는 기술이라고 설명한다. 저자는 FBI 인질 협상가의 실전 경험을 바탕으로, 설득을 구성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듣기’라고 말한다. 단순히 귀로 듣는 것이 아니라, 멈춤과 어조, 반복되는 단어, 감정의 결을 파악하는 포렌식 듣기가 👂핵심이다.
나는 이 부분에서 “말이 그 사람을 드러낸다”라는 생각과 자연스레 연결되었다.
사실 우리는 상대가 말하는 내용보다 ‘결론’을 빨리 찾으려다 중요한 단서들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대화가 곧 협상이고, 협상이 곧 관계라고 한다면, 듣기를 소홀히 하는 순간 우리는 이미 절반의 실수를 한 셈이다.

책은 여기에 더해 ‘포렌식 필기’✍️라는 흥미로운 개념을 소개한다. 상대의 감정, 주제, 목소리의 변화, 반복되는 단어 등을 관찰하며 기록하는 방법인데, 이런 세밀한 기록은 결국 상대가 진짜 원하는 욕구와 그 욕구가 어디에서 비롯되는지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는 드라마 속 주인공이 문제의 본질을 파악해 사건을 해결하는 방식과도 닮아 있다. 겉으로 드러난 갈등보다 그 이면의 감정을 먼저 읽어내야 문제를 풀 수 있다는 점에서 두 작품은 같은 메시지를 전한다.

책에서 특히 와닿았던 내용은 설득 연속체 개념이었다. 모든 사람은 수용, 중립, 거부라는 스펙트럼 안에서 의견을 받아들이거나 거부하는데, 설득이란 이 스펙트럼을 조금씩 이동시키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결국 강요하지 않고 상대가 스스로 선택하게 만드는 것이 설득의 핵심이며, 이는 곧 드라마가 말하던 “함께 살아갈 방법을 찾는 일”과 닮아 있다.

2부에서는 “타인을 설득하려면 먼저 나를 설득해야 한다”는 원칙을 제시한다. 스스로 확신하지 못하는 주장으로는 누구도 움직일 수 없다는 말은 단순한 자기계발 문구가 아니라, 설득의 기술이 나의 내면과 관계의 질에서 출발한다는 의미였다. 또한 칭찬 속에 부탁을 숨기면 상대는 거절하기 어렵다는 사례는 일상에서도 자주 목격된다. “정리를 참 잘하네, 이것도 좀 부탁할게”라는 말에 왜 선뜻 ‘아니요’라고 말하기 어려운지, 책은 그 심리를 설득의 한 축으로 설명한다.

설득은 기술보다 사람이다. 상대를 움직이려 한다면 먼저 잘 보고, 듣고, 이해해야 한다. 그 사람이 무엇을 원하는지, 무엇을 두려워하는지, 어디에서 멈춰 서 있는지를 읽어내는 것이 시작이다. 드라마의 대사가 말하듯 우리의 삶은 수많은 선택과 협상의 연속이다. 그렇다면 더 나은 협상, 더 진심 어린 관계를 위해 필요한 것은 말을 더 많이 하는 것이 아니라, 말이 나오기 전에 흐르는 것들을 더 깊게 느끼는 능력일 것이다.

@jforum_official
@sympa03⠀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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