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론은 어쩌다
아밀(김지현) 지음 / 비채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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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멜론이였을까?

[식물학적 특성]
염색체수는 n=12이고 종자 · 잎 · 특히 꽃(성포현형)과 과일의 형태에는 다른 채소에서는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유전적인 다양성이 있다. 과일의 모양 · 크기 · 색깔 · 반점 · 줄무늬 · 그물무늬 골의 유무 · 품질 등에 따라 변이가 크다. (N 지식백과에서)

가장 눈에 띄는 문장은 ❛유전적인 다양성❜ 이였다.


우리는 사회가 정해놓은 기준과 잣대로 사람을 쉽게 평가하고, 다르다는 이유로 배척하거나 존재 자체를 부정한다. 하지만 그 기준이 정말 옳은가에 대해서는 깊이 고민하지 않는다. 『멜론은 어쩌다』의 여덟 편의 단편은 그런 의문을 정면으로 마주하며, 존재의 다양성과 흔하지 않은 사랑의 모습을 보여준다.

🧛‍♀️〈나의 레즈비언 뱀파이어 친구〉
절친 미나의 고백과 변화, 그리고 그 과정에서 기영이 마주한 자기 감정의 진실이 그려진다. 다름을 부정하던 마음에서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스스로 확인하게 되는 과정이 인상적이었다.

🤖〈어느 부치의 섹스 로봇〉
‘사랑이란 결국 서툴더라도 서로를 존중하고 알아가는 과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화려하지 않아도, 정답이 없어도, 이해하려는 마음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사랑일 수 있지 않을까.

👩‍🎤〈아이돌 하려고 태어난 애〉
유전자 편집으로 탄생한 스타를 통해, “어떻게 태어났는가”보다 “어떻게 살아가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노 어덜트 헤븐〉
‘남자답다, 여자답다’라는 말이 얼마나 쉽게 아이들의 정체성을 가두는지, 부모의 단호함이 얼마나 큰 상처가 될 수 있는지를 생각하게 했다남성·여성이라는 이분법으로 정체성을 가두는 사회에서 인터섹스, 간성으로 살아가는 존재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틀린 게 아니라 다른 것’이라는 말이 깊이 다가왔다.


이 책은 흔히 보이지 않는 소수자의 삶을 드러내고, 그 속에 담긴 존중과 사랑의 가능성을 이야기한다. 우리가 외면하거나 모른 척했던 다양한 삶의 방식들이 사실은 멜론처럼 수없이 다채로운 변주를 가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저자와 함께 나 또한 그 힘겨운 길을 걸어가는 이들에게 응원의 마음을 보내고 싶다.


다르다고 틀린 건 아니잖아. 존재의 무늬를 그대로 읽어내는 소설

#멜론은어쩌다 #아밀 #비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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