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스트
알베르 카뮈 지음, 이정서 옮김 / 새움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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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현찬 #페스트 #알베르카뮈 #이정서 #새움

“페스트는 끝난 것이 아니다. 그것은 언제든 돌아올 수 있다.”

의사 베르나르 리외는 진찰실을 나서다가 계단 중간에서 죽은 쥐 한 마리를 목격하고, 이후 시내 곳곳에서 수많은 죽은 쥐들이 발견된다. 얼마 지나지 않아 사람들도 고통 속에 죽기 시작하고, 그 병이 ‘전염병’이라는 사실이 드러나자 도시는 봉쇄된다. 리외를 중심으로 시청의 비정규직 그랑, 외부 기자 랑베르, 죄의식을 짊어진 타루, 과거의 범죄자 코타르 등은 모두 영웅은 아니지만, 자신이 처한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일을 묵묵히 감당한다.

감염병의 존재가 드러난 이후 정부는 사실을 축소하거나 모호한 대응으로 일관했고, 시민들은 불안과 의심 속에서 공동체적 행동을 망설였다. 특히 가난한 이들은 생계와 생존을 동시에 걱정해야 했으며, 봉쇄 조치와 거리두기 속에서 사람들은 이웃과 단절된 채 시간을 견뎌야 했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의 모습을 계속해서 떠올리게 했다.

소설은 그 와중에도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는 사람들을 보여준다. 리외는 의사로서, 그랑은 서기로서, 타루는 한 시민으로서 자신의 일을 다할 뿐이다. 거창한 영웅은 없지만, 그런 평범한 책임감이 결국 희망을 만들어내는게 아닌가라는 생각을 했다.

현실 그 안에서도 누군가는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병원에서 환자를 돌보는 의료진, 마스크를 나누던 자원봉사자, 물류와 생필품을 책임지던 노동자들. 페스트 속 인물들이 그러했듯, 이들은 누구도 주목하지 않았지만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다한 이들이었다.

그의 작품을 실존주의, 사회적 부조리 등과 연결지어 이야기 하는 리뷰들이 많았다. 난 그런 전개로의 이해보다는 인간의 통제를 벗어난 재난 속에서 개인은 어떻게 받아들이고 행동해야하는가, 국가는 어떤 방향으로 사람을 이끌며 어떤 대처 방안을 제시해야하는가를 생각하게 만들었다고 느껴졌다.

우리는 코로나19라는 시기를 견뎠고, 그 시간을 서서히 잊어가며 살아가고 있다. 『페스트』는 지나간 과거를 기록한 소설이 아니라, 오늘의 우리에게 묻는 책이다. “그 시간 속, 당신은 어떤 사람이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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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당신을 이 일에 나서게 하는 거죠?"
"모르겠어요. 아마 내 양심 때문이겠죠"
"어떤?"
"이해죠." P173

궁핍이 항상 두려움 보다 더 강한 힘을 발휘했는데 및 비례해 지급되는 보수 때문이었다. P229

나는 확실히 알아요... 모든 사람이 역병을 자신 안에 가지고 있다는 것을 왜냐하면 세상에는 누구도 상처받지 않은 사람이 없기 때문이죠. p323

인간이 역병과 삶이라는 게임에서 이길 수 있는 것은, 자각과 기억으로서가 전부다. 아마 그것이 타루가 게임에서 이긴다고 한 것이리라! p371

#새움출판사 (@saeumbook)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주간심송 (@jugansimsong)과 함께 읽고 필사합니다. @readercreati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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