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 넘어 도망친 엄마 - 요양원을 탈출한 엄마와 K-장녀의 우당탕 간병 분투기
유미 지음 / 샘터사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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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유방암, 2020년 신우암, 2022년 폐암.
그리고 2023년 3월, 선망 증세를 보인 엄마를 요양원에 입원시켰다. 단순히 기운이 없는 것이 아니라, 뇌에 문제가 있지 않을까 하는 불길한 예감은 틀리지 않았다.
뇌종양 판정을 받고 수술은 잘 되었지만, 이후 엄마는 성격이 거칠고 급해졌으며, 거동이 불편한 상태에서 밤낮없이 외출하려고 했다. 마치 물가에 내놓은 아기 같았다.
24시간 내내 오빠와 자신이 돌볼 수는 없어 요양원을 선택했고 증상은 수술 후유증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요양사와 원장이 ‘치매’라고 말했을 때, 정신이 아득해지는걸 느끼게 되며 현실을 걱정하게 된 저자.

재발한 암으로 항암치료와 진료를 병행하며 요양원과 병원을 오가는 과정은 고군분투 그 자체였다.
요양원에 엄마를 맡긴 딸로서의 심정, 답답하다고 늘 말하던 요양원을 결국 탈출에 성공한 엄마. 그 모습은 지금 우리 가족의 이야기이다.

❝치매는 곧 폭력, 망상, 배회, 욕설, 통제 불능과 맞닿아 있었다…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이른바 ‘착한 치매’ 환자들도 보호자가 힘든 건 마찬가지였다.❞ (p114)

✔치매는 한 가정을 송두리째 흔든다.
감정적으로, 경제적으로 돌보는 사람은 지치고, 직접 돌봄을 포기하고 사설 기관에 맡긴 이들은 죄책감과 미안함에 사로잡힌다.
옛말에 ‘긴 병에 효자 없다’고 했다.
돌봄도 중요하지만, 내 삶도 중요하다. 어떤 선택이 옳고 그르다고 단정 지을 수 없는 문제인 것이다.

❝치매는 멀쩡한 사람도 몹쓸 불효자식으로 만드는 슬픈 병임이 틀림없었다.❞ (p117)

✔우리 사회가 노령 사회로 접어들면서 돌봄에 대한 많은 이야기가 오간다. 사회 시스템의 문제를 지적하기도 하지만, 언제 어떤 일이 나에게 닥칠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렇기에 개인적으로도 어느 정도 준비는 되어 있어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함께 들었다.
물론, 경제적 어려움으로 준비조차 힘든 이들에게는 사회적 보호망이 촘촘히 연결되어야 할 것이다.

❝아름다운 죽음은 없다. 그냥 죽음 자체만이 있을 뿐. 죽음도 삶과 똑같이 현실이다.❞ (p166)

✔엄마가 병원을 탈출한 건 단 하나의 바람 때문이었다.
일상을 사는 것, 남은 삶을 진짜 삶처럼 살아가고 싶다는 바람.
마지막까지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가고 싶었던 마음이었을 것이다.

❝사실 대단한 무언가가 삶을 이루는 건 아니다. 매일을 채우는 일상의 합이 인생일 뿐이다.❞ (p207)

✔죽음을 어떻게 맞이하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죽는 그 순간까지도 그것은 내게 주어진 삶이다. 그래서 엄마의 병원 탈출이 조금은 이해된다.

현실적인 의료시설과 병원 시스템의 문제, 돌봄의 현실, 요양시설에 대한 경험들은 많은 공감을 자아냈고, 변화의 절실함을 느끼게 했다.
부모님의 돌봄을 고민하는 나에게, 돌보는 사람의 입장과 돌봄을 받아야 하는 사람의 입장이 선명하게 담겨 있어 앞으로 어떻게 대처하고 준비해야 할지 미리 알려주는 글이었다.

덧) 24시간 가족들이 돌볼 수 없어 요양원이나 요양병원을 선택하는 이들에게 간병비는 '간병 파산'이라는 단어까지 만들어 냈다고하네요.

@isamtoh 출판사에서 도서를 받아
@jugansimsong 과 함께 읽습니다.
@attistory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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