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엄마들
조지은 지음 / 달고나(DALGONA)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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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구 대지동에 위치한 금묘아파트는 대한민국 엘리트 교육의 최전선이라 불린다. 이곳에 입주하기 위해서는 재정증명서와 부모의 대학 성적표를 제출해야 하며, 금묘조리원, 금묘영유, 금묘인스티튜트까지 한 곳에서 제공되는 교육 시스템을 통해 부모들은 자녀를 최고의 학벌과 명문대 진학이라는 목표 아래 철저히 관리한다.
금묘아파트의 주민들은 경제력과 학벌에 따라 서열이 정해진다.

303호 봉선아는 학창 시절 따돌림을 당한 아픔 속에서 악착같이 공부하여 서울대에 입학했지만, 현재는 딸을 돌보는 전업주부로 살아가며 스스로를 '경단녀'라 자조한다. 학벌이 인생의 전부라고 여겼지만, 아이를 키우며 자신의 과거를 되돌아보게 되고, 다시 공부를 시작하려 하지만 막막함과 두려움이 앞선다.

403호 김진아는 법조계 집안에서 자랐고, 남편보다 높은 연봉을 받으며 가족을 위해 헌신했지만, 남편은 법조계를 떠나 치킨집을 운영하겠다고 하고, 의대를 목표로 했던 딸마저 꿈을 접겠다고 선언한다. 모든 것을 희생하며 가족을 위해 달려왔지만, 정작 원하는 삶을 이루지 못하는 현실 속에서 갈등을 겪는다.

203호 안미아는 부모가 모든 기대를 오빠에게 집중한 환경에서 자랐다. 결국 가족의 기대를 받으며 유학을 다녀왔지만, 결혼조차 부모가 정한 조건에 맞춰야 했다. 그녀의 자존감은 딸 은주의 뛰어난 학업 성취로 인해 높아졌지만, 남편이 갑작스럽게 췌장암 수술을 받으며 완벽했던 계획에 균열이 생긴다.
이처럼 금묘아파트에 사는 부모들은 자녀의 성공을 위해 모든 것을 투자하지만, 과연 그들이 원하는 대로 아이들의 삶이 펼쳐질까?


지난해 사교육비는 29조 2,000억 원, 영어 유치원은 월 200만 원, 일부 유아 대상 영어 학원의 월 학원비는 308만 원에 달한다는 뉴스가 저번주 방송되었다. 명문대 진학을 목표로 태어나자마자 영유 대기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초등의대반을 목표로 교육받는 아이들.
부모들은 자녀의 미래를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하지만, 정작 아이들은 이를 원했을까?
부모는 아이가 자신의 기대에 맞춰 열심히 따라와 준다고 생각하지만, 단지 부모가 바라는 모습을 억지로 연기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수능 시험 당일, 온 나라가 긴장 속에 숨죽이는 대한민국의 모습은 전 세계 뉴스에서도 조명될 정도로 극단적인 입시 경쟁을 보여준다.
물론 좋은 학벌이 더 많은 기회를 가져다줄 수는 있다. 하지만 높은 학벌이 곧 성공과 부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사회에서 학벌로 인해 차별받고 대우받은 경험이 있는 부모들은 자녀를 더 나은 환경으로 키우고 싶어 하지만, 이제는 다양한 직업을 통해 성공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부모들은 자신의 학벌을 기준 삼아 자녀를 키우려 하고, 더 나은 학벌을 목표로 끝없는 경쟁을 이어간다. 길게는 18년, 짧게는 12년 동안 쉼 없이 달리는 입시 전쟁. 하지만 아이들이 정말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자신이 원하는 것을 찾아 도전하고, 다양한 가능성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면 어떨까? 학벌만이 아닌, 각자의 재능과 개성을 존중받으며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준다면, 부모와 자녀 모두 조금 더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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