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일록 작전
필립 로스 지음, 김승욱 옮김 / 비채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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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대신 내게 주어진 것이 바로 알파벳이었다. (p4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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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의 주인공이자 화자인 ‘필립 로스’는 자신을 사칭하는 인물이 이스라엘에서 활동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는다. 그 사칭범은 ‘디아스포니즘’이라는 급진적인 사상을 외치며, 유럽 출신 유대인들이 원래 거주하던 국가로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정신과 육체가 쇠약해진 상태에서도 필립 로스는 이 인물에 대한 호기심을 억누르지 못하고, 아내에게 거짓말을 한 채 예정보다 앞당겨 이스라엘로 향한다.

그곳에서 그는 자신과 외모뿐만 아니라 말투와 행동까지도 빼닮은 사칭범 ‘피픽’을 마주하게 된다. 하지만 피픽의 정체와 의도를 파악하려 할수록, 현실과 허구는 더욱 뒤엉키고, 필립 로스는 점점 신경쇠약 상태로 몰려간다. 사칭범의 실체는 무엇이며, 그의 주장은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 그리고 진짜 필립 로스는 이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 샤일록 – 셰익스피어의 희곡 베니스의 상인에 등장하는 유대인 고리대금업자로, 탐욕스럽고 원한에 가득 찬 악역으로 묘사된다. 이는 유대인을 향한 오래된 편견을 반영한다.
✔ 시온주의 – 팔레스타인 지역에 유대 국가를 건설하려는 민족주의 운동.
✔ 디아스포리즘 – 이스라엘에 거주하는 유대인들을 유럽 국가들로 다시 재정착시키려는 사상.
✔ 반유대주의 – 유대인을 향한 차별과 증오.

필립 로스는 유대인 사회 내부에서조차 논란이 될 만한 문제를 과감하게 이야기하는 글은 이래되 되나 싶은 생각이 들게 만든다.
미국이 가자지구에서의 이스라엘 군사 작전을 사실상 묵인하고, 무기와 경제적 지원을 아끼지 않는 모습을 보면, 과거 나치의 학살에서 살아남은 유대인들이 이제는 팔레스타인을 억압하는 위치에 섰다는 아이러니한 모습을 상기시키며 과거의 역사가 현재에 반복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필립 로스는 이 작품에서 강렬한 풍자와 직설적인 비판을 쏟아내면서 독자들에게 이 책은 허구라고 이야기한다.

📌 데미야뉴크 재판 – 나치 부역자로 지목된 우크라이나계 미국인 존 데미야뉴크가 이스라엘에서 전범 재판을 받은 사건.
📌 아하론 아펠펠드와의 인터뷰 – 홀로코스트 생존자이자 유대계 이스라엘 작가 아하론 아펠펠드가 등장한다.
📌 리언 클링호퍼 사건 – 팔레스타인 테러리스가 크루즈선을 납치해 유대계 미국인 리언 클링호퍼를 살해한 사건.

이렇듯 사실의 인물과사건 자신의 이름이 직접 쓰여진 글은 소설로만 읽히지 않는건 당연할지도 모르겠다.
작가님을 처음 접하게 된 이 책이 쉽지는 않았으나 엄청난 필력과 자신만의 확고한 이념은 강하게 느끼게 되는 책이였다.

p102 당신은 당신의 특권을 조금 허비하고 있어. 당신이 할 수 있는데 안 한 일이 많아. 좋은 일을 많이 할 수 있었는데. 비판하려는 게 아니라, 그냥 사실을 말하는 거야. 당신은 글을 쓰기만 하면 충분해.

p229 여기 유대인과 아랍인들에게 미래는 없어요. 더 많은 비극, 고통, 피가 있을 뿐이에요. 양편이 품고 있는 증오가 너무 거대해서 모든 것을 삼키고 있어요.

p241 국가는 도덕적 이념을 바탕으로 행동하지 않아. 자기 이익을 바탕으로 행동하지. 국가는 스스로를 지키려고 행동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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