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게 될 것
최진영 지음 / 안온북스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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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게될것
#최진영
#안온북스

첫 작품부터 심상치 않다. 가슴이 시리며 아픔에 다음 글을 읽는 게 머뭇거려진다.

그러나 작품마다 조금씩 나의 감정과 생각을 건드리는 글은 참 매력적이며 어렵다😅

<쓰게 될 것>
책의 제목으로 쓰인 <쓰게 될 것>은 과거의 세 번의 전쟁을 치르며 세 명의 자식을 떠나보내고 세 번째 전쟁에 하늘에 맡겨둔 자식들을 찾으러 간 할머니를 기억하며 그 추억 속에 자신이 겪었던 유년 시절을 떠올린다.
불안으로 얼룩진 과거는 이미 지나갔다.
그러나 언제 또 반복될지 모를 일이다.
위험 속에서 나를 살리고 다른 이들도 살리는 것은 쓰고 남기는 것이다. 잊지 않기 위해 살아가기 위해.

<유진>
🔖p60 나는 안다고. 내게 다정하고 상냥한 친구들이 언제든 돌변할 수 있다는 걸. 그건 충격이나 배신이라고 말할 수 없을 만큼 흔한 일이라고. 나는 사람 안 믿는다고. 분위기를 믿는다고.

💬이름이 같은 부잣집 딸 '이유진 언니'는 자신이 사는 허름한 집을 같이 일하는 사람들에게 보여주고는 차가운 시선과 비난의 말들을 듣는다.
이런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나는 최유진의 사람에 대한 믿음의 방식이 어쩌면 옳은 방법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 한다.

<ㅊㅅㄹ>
수신인을 잘못 알고 보낸 메신저 내용은 자신의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수신인의 잘못됐다는 걸 알리고 나눈 대화는 서진의 어린 시절의 사랑을 떠올리게 하고 잊고 지냈던 자신만의 '사랑' 의미를 다시금 꺼내본다.

🔖p108 사랑은 몹시 아끼고 귀중히 여기는 마음입니다.

<썸머의 마술과학>
마스크로 안전을 위안 삼는 시대.
가상화폐로 부자를 꿈꾸는 시대.
어른들은 나 하나쯤이야. 이런다고 변화하겠어라며 살아가는 시대.

🔖p152 아이들은 많은 것을 단숨에 외우고 자세하게 기억한다. 규칙을 지키려고 노력한다. 스스로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하면 정말 열심히 한다. 소용없다는 이유로 어른들이 더는 하지 않는 일들을 아이들은 한다.

💬파괴되는 환경 속에서 내일을 위해 오늘을 살아가는 시대에 우리가 행동하고 선택해야 하는 모습을 아이들을 통해 배운다.

<인간의 쓸모>
🔖p167 AI는 실행할 뿐 책임지지 않는다. 오직 인간만이 책임진다.

태아를 디자인하여 미래까지 3D 작업을 통해 확인해서 출산하는 시대에 안나는 미래의 모습이 기대에 비치지 못한다는 소리를 듣게 되면서 자신의 미래에 대해 희망을 품지 못하다 우연히 만나게 된 노아를 통해 자신이 가지지 못한 신년과 자긍심을 품게 되고 미래에 대한 꿈을 꾼다.

💬AI로 모든 것에 대한 해답을 찾는 시대 자신의 기본적인 의구심과 근본적인 물음을 잃어버리고 옳고 그름의 판단을 하지 않는 시대로 흘러가지 않도록 우린 무엇을 준비하고 노력해야 하는가?
답은 책에 담겨있다.

<디너코스>
오석진의 환갑을 맞아 마주한 네 식구의 대화를 통해 오나영이 오해하고, 미처 생각지 못했던 가족들의 모습을 통해 자신이 가지고 있던 불안과 걱정을 덜어내고 조금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향해 당당히 걸어갈 용기를 얻는다.
💬모두는 다 다른 미래를 꿈꾼다.

<차고 뜨거운>
아빠를 없는 사람으로 생각하게 만든 가족 속에서 엄마는 딸에게 비뚤어진 사랑을 뿜어낸다.
그 사랑은 불안과 불행을 가져다주며 끊을 수 없는 괴로움의 관계가 되었다.
첫 아이를 유산한 슬픔과 죽음에 대한 불안으로 자신을 피폐하게 만들고 태어난 아이에게 받아보지 못한 사랑을 나누어주는 방식도 다정한 미소도 보내지 못한 그녀는 자신을 밝고 잘 웃는 아이로 기억해 주는 이모와 이모를 만나며 그건 그들의 삶이었으며 이젠 나의 삶을 내 방식대로 꾸려가리라 생각한다.
💬불안보다는 '괜찮을지도 모른다'는 마음으로

🔖P248 내가 아이였을 때는 엄마에게 흡수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제는 둘 다 어른이어서 적당한 거리를 지키지 않으면 충돌하고 깨진다. 깨진 잔여물은 타인을 위협하고 상처는 영영 남는다. 엄마와 아빠의 충돌처럼. 엄마는 나를 자기 구역으로 끌어들이려고 했다. 나는 엄마와 같은 궤도에 속하고 싶지 않았다.

<홈 스위트 홈>
말기 암 진단을 받았고 치료받았으나 2번이나 재발하였다.
🔖P278 나는 선택하고 싶었다. 나의 미래를 나의 하루하루를. 살고 싶다는 생각이 아닌 살아 있다는 감각에 충실하고 싶었다. 내가 원하는 치료는 그런 것이었다.

죽음의 미래를 알게 된 사람들의 선택은 죽음의 슬픔으로 오늘의 소중함을 덮어버리기보다는 내가 원하는 대로 충실히 살아가는 선택을 한다.

💬언젠간 죽는다. 그것이 내일일지도 모레일지도 모른다. 그러니 오늘을 내가 살아 있음에 후회 없는 순간으로 만들어가길...



-쓰디쓴 삶이라도 이야기로 써서 고통 너머로 나아가고 싶습니다.
마음을 쓰는 일에 나를 쓰는 것.
그것이 나의 사랑이라고 아직 믿고 있어요.
쓰게 될 것은 이미 쓴 것.
그러므로 새롭게 쓰고 싶은 마음.
계속 쓰겠습니다. <작가의 말 중에서>-

✒️8편의 단편은 각기 다른 아픔을 가지고 좌절하고 불안하고 슬픈 과거와 현재가 있다.
그러나 그렇게 주저앉아 받아들이지 않는다. 나를 살리는 방법을 찾아내고 변화에 도전하며 이겨내는 삶을 선택하고 좀 더 나은 미래를 희망한다.✨️

삶의 장면들이 우리의 삶의 한 장면들이어서 뒤편으로 갈수록 더 빠져들며 공감된다.🙂

녹록지 않은 삶에서도 계속 나아가길 바라는 마음이 이 책에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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