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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에 열린 하늘 ㅣ 새로 봄 시리즈
한민택 지음 / 생활성서사 / 2020년 1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한민택 신부님의 [내맡기는 용기], [하느님과의 숨바꼭질]을 통해, 내 신앙을 점검할 수 있었고, 많은 의문도 해소가 되어 주변에도 많이 권했었다. 신부님의 2020년 신간 [내 삶에 열린 하늘- 생활성서사] 역시 좋은 책이었다.
한 신부님이 쓰신 책들처럼, 어려울 수도 있는 신앙(혹은 신학) 관련 이야기들을 이해하기 쉽게 그리고 구체적 삶 속에서 공감 가도록(마음에 와닿게) 이야기하듯이 풀어주는 책들이 대부분 신자의 신앙심 성장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오래 신앙생활을 해도 ‘기도’, ‘신앙 여정’, ‘믿음’, ‘변화’, ‘새로움’ ‘희망’ ‘자유’ 등이 무엇인지 정확히 개념 정립을 하고 사는 신자들은 별로 없을 것이다. 특히 기도를 해도 삶의 문제들이 풀리지 않아 답답함만 늘어가는 신자들도 많을 것이다. 그럴 때 본인의 신앙과 관점에 문제가 없는지 살펴봐야 한다. 이 책은 그런 분들에게 위로와 도전을 동시에 줄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신앙 여정은 쉽지 않음이 당연하며, 답답함과 혼란스러움에도 불구하고 신뢰, 항구함, 용기로 하느님을 찾아가는 과정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며, 올바른 신앙생활, 하느님과의 관계 정립에 대한 지침을 얻을 수 있으며 더 나아가 삶에 구체적으로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즉 이 책은 피상적이고 수동적인 신앙에서 벗어나 생각하는 신앙, 살아있으며 의식적인 신앙, 스스로 자신의 신앙과 삶에 물음을 던지며 찾아 나서는 자기 주도적 신앙을 갖도록 인도해준다.
개인적으로는 번역서보다는, 구어적 표현으로 올바른 신앙이 무엇인지 쉽게 풀어주는 이런 류의 책이 많이 나오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이 책에는 줄을 여러 군데 치면서 읽을 정도로 마음에 다가오는 구절이 많았으며, 여러 번 읽으면서 완전히 소화시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쉬운 표현으로 쓰여진 책이지만, 깊이 있는 내용을 다루고 있다고 생각된다. 이런 책을 읽은 후 어려운 신학책들을 읽으면 더 이해도 잘 될 것이다. 이 책은 초신자나 오래된 신자 모두에게 유익하다. 신앙 혹은 하느님에 대한 감을 잡는데, 그리고 어렵거나 모호했던 부분들을 보다 잘 이해하도록 이끌어줄 수 있다. 특히 교회에 다니지만 신앙에 대한 그릇된 관점 때문에 답답했던 분들에게 큰 깨달음을 줄 것이다.
2020년을 맞이하여, 신앙적 성숙을 통해 새로운 인생을 살고 싶은 분들은 이 책을 통해 지혜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가톨릭신문과 유튜브에서 신부님의 책 관련 인터뷰와 북콘서트를 볼 수 있다.
가톨릭신문
https://www.catholictimes.org/article/article_view.php?aid=326204
유튜브
https://www.youtube.com/watch?v=5Hl-GuavbS8
<인상 깊은 구절>
어쩌면 하느님은 전혀 분명하지 않은 곳에서, 모호함과 불확실함이 가득한 곳에서, 좌절과 절망으로 점철된 곳에서, 아니 그보다 더 깊은 어둠 속에서 우리 존재 가장 깊은 곳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계신지 모릅니다. 그 분의 더 깊은 신비 안으로 들어오도록 말입니다. (P. 15)
대림시기는 우리가 ‘찾은 사람’이 아니라 ‘찾는 사람’이 되도록 우리를 초대하십니다. 분명히 와닿지 않더라도 계속 찾고 묻고 가다 보면 어느새 그분께 다가가 있지 않을까요? (P.15)
하느님께서 숨어계신 이유는 우리가 찾는 사람, 길위를 걷는 사람이 되기를 바라시기 때문입니다. (P.25)
성탄 축제는 우리에게 찾아 나서라고 합니다. 삶에서 일어나는 그 어떤 사건도 그냥 넘기지 말라고 합니다. 그 어떤 만남도 가벼이 여기지 말라고 합니다. (P. 27)
성경의 인물들은 완전무결한 신앙을 가진 이들이 아니라, 우리와 똑같이 모호하고 의문가득한 신앙과 삶의 길을 걸은 이들입니다. 성경에는 한계와 나약함 속에서 하느님을 찾고 발견한 현실적인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P.48)
기도에서 관건이 되는 것은 우리들 각자의 지향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기도를 통해 이루어지는 ‘나 자신의 변화와 성장‘입니다.
신앙은 때를 기다리는 지혜를 청하라고 합니다...필요한 것은 항구함과 용기와 신뢰입니다. 하느님께서 끝까지 함께 하신다는 것에 대한 믿음입니다.
신앙은 교리에 대한 신봉도 한 종교 집단에 속함도 아닙니다. 신앙은 삶의 근본적인 태도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따름이며, 그 분의 사랑에 온 삶을 정초시키는 것입니다.
하느님은 살아계시며 자유로운 분이시라는 말은, 그분이 찾아야 만날 수 있는 분이심을 뜻합니다...신앙이 ’하느님과의 숨바꼭질‘인 이유입니다. 찾고 궁리하고 모색하며 시련을 겪으며 변화되는 과정이 없다면 신앙은 환상에 불과할 것입니다. 그러한 과정 없이 하느님을 바로 만날 수 있다면, 그것은 살아계신 하느님이 아니라 나 자신이 만든 환영에 불과할 것입니다.
우리의 신앙 역시 무너짐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내가 만들어놓은 하느님 상을 부수는 것을 요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