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의 길 고독한 사랑의 길
김진태 지음 / 생활성서사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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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성서사에서 사순시기를 맞이해 김진태 신부님이 쓰신 십자가의 길 묵상집인 십자가의 길, 고독한 사랑의 길이 출간되었다. 사순시기 금요일과 성금요일에 십자가의 길 기도를 바치는 것이 천주교 신자의 의무이다. 벌써 사순 제5주일이고 다음 주가 성주간과 부활절인 만큼, 더 빨리 나왔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신자로서 사순시기 아니더라도 평생 할 기도가 십자가의 길 기도이기에 출간 시기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는 생각도 든다.

 

십자가란 무엇일까? 사람마다 생각하는 십자가의 개념이 다르다. 어떤 사람은 복음 전파를 하면서 겪는 어려움만 십자가이고, 가난, 질병, 힘든 인간관계 등은 벗어나야 할 것으로 주장한다.

 

그러나 나는 인생의 어떤 형태의 고통이든 그것을 통해 자신의 부족함을 깨닫고 하느님을 믿게 되었다면 그것이 십자가라고 생각한다. 누구든 각자의 십자가가 있으며 이를 통해 회개하고 하느님만을 순종하며 나아가는 것이 크리스천의 삶이라고 생각한다. 문제가 없을 때는 다 내가 잘나서 그런 줄 알지만 감당못할 시련이 오면 결국 모든 것은 주어진 것이었음을 깨닫고 울부짖으면서 절대자에게 의지하게 된다.

 

십자가의 길은 그런 의미에서 예수님이 걸어가신 길을 본받아 우리가 고통 속에서 나 자신을 부인하고 하느님만을 생각하며 인생길을 마칠 수 있도록 이끄는 묵상의 길이라고 생각한다.

 

천주교에서는 사순시기에 십자가의 길을 묵상할 것이 권장되는데 가톨릭 공식 기도서에 있는 것 외에도 책이나 인터넷에서 여러 분들이 쓴 각자만의 십자가의 길묵상을 찾을 수 있다. 가톨릭 도서 판매사이트에서 십자가의 길을 검색하면 다양한 십자가의 길 묵상집(교황님, 신부님, 사형수, 성인들, 이해인 수녀님 등)들이 있다.

 

다시 책 소개로 돌아와서, 이 책은 김진태 신부님(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철학 교수, 가톨릭 교리신학원 원장)십자가의 길영성 묵상집인데, 옛날에 썼던 묵상들이라 부끄러웠지만 그래도 누군가의 묵상에 도움이 된다면?’하는 마음으로 내셨다고 한다. 젊었을 때부터 이렇게 깊은 묵상을 하셨다니, 십자가의 의미를 알려고 하기보다는 하느님이 주시는 복만 기대하고 살았던 내 자신이 부끄럽기도 했다.

 

십자가의 길 묵상 시 가톨릭 기도서로 하는 것도 좋지만 다양한 묵상을 읽으면서 현재 자신에 적용되는 묵상을 참고해서 확장해가는 것이 예수님과의 관계를 더 깊이 있게 만들 수 있다. 김진태 신부님의 각 처에 대한 생각을 자세히 풀어쓴 묵상글을 읽으면서 각 처에서 넘겨짚었던 단어들에 대해서도 새 각도에서 보면서 나의 숨겨진 죄들도 인식할 수 있었다.

 

각 처 당 3~4페이지라서 단체로 할 때보다는 혼자 깊이 묵상할 때 더 적절할 것 같다. 내용 자체가 깊이있어 여러 번 읽으면 와닿는 의미가 매번 달라질 것 같다. 사순 시기 필독서로 지정해 신자들이 형식적으로 십자가의 길을 하지 말고, 이 책을 길잡이로 활용해 자신의 십자가를 생각해보며 인생 끝까지 어떤 마음으로 짊어져야 할지를 생각해보게 하면 좋겠다.

 

 

<추천대상>

십자가의 길을 깊이 있고 새로운 각도에서 묵상하고 싶은 분

 

 

<글 속으로>

1처 예수님께서 사형선고 받으심을 묵상합시다.

....왜냐하면 주님을 제 주님으로 모셔야겠다고 말하면서도 바로 지금 저는 늘 해오던 대로 주님께 사형을 선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성장과 발전의 추구가 제 사랑이기에 주님께 대한 사형 선고는 정당합니다. ...겉치례와 타협이 제 삶의 지혜이기에 주님께 대한 사형 선고는 정당합니다....주님 가르침 때문에 제 생활 습관과 제 삶의 고집을 포기하지는 않습니다.

 

5처 시몬이 예수님을 도와 십자가 짐을 묵상합시다.

....십자가는 제게 너무 벅찹니다. ...적당히 신자생활을 하고 싶습니다. ...그런 제게 왜 손을 내밀려 하십니까? 왜 저입니까?...하지만 주님, 이런 투정이 저 자신의 더 큰 위선을 감추기 위한 구실이지 않게 해주소서. 제 앞의 십자가가 그냥 무의미만을 양산해내는 십자가가 아니라 주님의 십자가임을 깨닫게 해 주소서. 저를 당혹케하는 제 일상의 고통이 주님 십자가의 한 몫임을 깨닫게 해 주소서.

 

7처 기력이 다하신 예수님께서 두 번째 넘어지심을 묵상합시다.

인간은 어차피 태어나면서부터 죽음을 향해가는 존재이니, ..집행 날짜만 모를 뿐 누구나 인간이라는 이유로 이미 사형수 아닙니까?

 

11처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박히심을 묵상합시다.

무의미해 보이고 실패로만 보이는 십자가! 인간에게 실패로 보여도 하느님께는 실패나 실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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