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끼지 못한 순간에도 사랑
전옥주 지음 / 생활성서사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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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성서사 신간 [느끼지 못한 순간에도 사랑]은 전옥주 카타리나 희곡 작가가 일상에서 느낀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을 소소히 써내려간 신앙 에세이와 꽁트(가상의 틀 안에서 쓴 글)들로 구성되어 있다. 거창한 에피소드는 없어도 일상 경험들을 신앙적 관점에서 쓴 글들이라 신자라면 편하게 공감하며 읽을 수 있다. 작가님은 여든이 넘으셨다고 하는데, 연세에도 불구하고 소녀같은 순수함과 겸손함을 가진 것을 글을 통해 느낄 수 있었다.

 

작가님은 60년을 작가라는 이름을 달고 살았지만, 치열하게 창작생활을 하지 못해서 자신에게 늘 미안하고 주눅 들기는 했지만 주님께서 보살펴주셨기에 명맥을 유지하며 오늘에 이르렀다고 하셨다. 또 중년부터는 지난날에 얽매이거나 앞날에 대한 거창한 계획이나 어린 시절 꿈보다는 주어진 오늘 일에 충실하며 살려고 노력하셨다고 했다. “돌아보니 모두가 은총이었다.”라는 말처럼 되돌아본 삶 굽이굽이마다 주님 사랑, 이웃 사랑이 자신을 보듬었음을 뒤늦게 깨달았다고 하셨다.

 

보통 나이 들수록 교만해지고 고집이 세지거나 염세적이게 되는데, 작가님은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고 어떤 것이든 감사하려고 노력하는 삶을 사셨기에 많은 나이에도 하느님 앞에서 겸허하고 감사하며 순수함이 담긴 글을 쓸 수 있다고 생각되었다. 신앙이 무엇이겠는가. 일상을 하느님 은총의 관점으로 바라보는 것, 그리고 그 매일매일 주어지는 하느님 은총에 감사하며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하는 것 아니겠는가.

 

나도 성숙해지려면 갈 길이 멀지만 지난 날을 되돌아보면 모두가 하느님이 사랑으로 이끌고 가셨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고통스럽고 열등감이 심한 나날들이었지만, 겸손하게 신앙적 관점에서 보면 이만큼이라도 살아온 것은 주님의 은총 덕분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 제목이 마음에 와닿는다.

 

또 여전히 세상에 미련이 많다보니 나이먹는 것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마음이 컸는데, 작가님처럼 나이 듦도 은총이라는 생각의 전환을 해서 마음을 열고 현재 주어진 것들을 감사하고 소중하게 여겨야겠다는 다짐도 하게 되었다.

 

<책 속으로>

최근 들어 다시 나이 듦이 은총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크나큰 시련을 극복한 후에 얻은 평온함, 자연의 아름다움에 가슴이 떨리는 열정, ...그리고 눈에 보이지 않는 공기와 바람의 오묘한 조화에 감동을 느끼는 마음까지, 주님께서 주셨기에 살아있음이 아름답고 감사하였습니다.

 

40대의 저는 작가로, 연극인으로, 직장인으로, 그리고 주부로서 잘난 사람이 되고 싶은 욕심이 가득해서 주변을 돌아볼 마음의 여유가 없었습니다...늘 불만에 차있었고 몸은 빼빼 말랐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달라졌습니다. 어쩌면 그리도 눈물이 많아졌는지, 지난날 울지 않던 제가 오히려 이상할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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