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침묵으로 말한다 - 봉쇄 수도원에서 온 편지
오귀스탱 길르랑 지음, 이상현 옮김 / 생활성서사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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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성서사 신간 [그들은 침묵으로 말한다.- 봉쇄수도원에서 온 편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저자는 카르투시오회 수사인 오귀스탱 길르랑이다. 그는 1916년 스위스의 카르투시오회 수도원에 입회했다. 선종 후 그동안 써온 글들이 발견되어 출간되었는데 이 책은 1953년 발간된 [카르투시안의 침묵][카르투시안의 음성]을 번역한 것이다


오직 하느님만 바라보면서 침묵과 고독 속에서 써왔던 90여개의 단상들로 구성되어 있다.

 

각 단상은 1페이지(20) 정도로 짧지만

영적 깊이가 있기에

독자의 신앙 수준에 따라 느끼는 바가 다를 것이다.

따라서 오랜 기간 여러 번 읽으면서 묵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100년 전에 쓴 글이지만

하느님은 더이상 찾지 않고

물질을 숭상하고, 교만하며, 자기 주장만 내세우고, 고통은 무조건 피하려는

현대인에게 많은 생각거리를 준다.

 

신앙적으로 성장하고 하느님을 진정으로 알아가기 위해서는

하느님에 대한 지식이나 분석이 담긴 책도 유익하지만,

실제로 세상과 단절한 채 침묵 속에서 하느님만 추구하면서 살았던

수도자가 쓴 단상들이

더 강렬히 와닿을 수 있으며

간과했던 중요한 것을 성찰하게 해준다.

 


나 개인적으로는 고통이나 자기 비움에 대한 단상이 인상 깊었다.

소박한 삶처럼 보이지만 자아에서 벗어나기 위해

영적으로 치열하게 사셨다는 것이 느껴졌다.

 

침묵 안에서 봉헌된 삶을 살았던 봉쇄수도사의 영적 단상들로 구성된 이 책을 읽으면서

실제 그들의 삶과 생각이 궁금하다면 다음 세 영화를 추천한다.

 

몇 년 전 카르투시오 봉쇄수도원의 삶을 보여준 다큐멘터리 영화 [위대한 침묵]은 입소문을 타고 많은 이들이 관람했다. 2년 전에는 KBS에서 다큐멘터리 [세상 끝의 집 카르투시오 봉쇄수도원]이 방영되었다. 외부와 단절된 채 온종일 기도와 노동 하느님의 신비를 헤아리는데 집중하는 수사들의 삶이 화제가 되면서 신자와 비신자 모두에게 인생에 대한 깨달음을 주었다. 참고로 현재는 유튜브에서 볼 수 있다.

 


또 개인적으로는 봉쇄 가르멜 수녀원을 다룬 [사랑의 침묵]이라는 다큐멘터리 영화도 좋았다. 시끄러운 도심 한복판에서 기도와 침묵 수행으로 살아가는 수녀님들의 일상과 하느님에 대한 믿음과 의심 등을 인터뷰 방식으로 통찰력 있게 다루어서 인상 깊었다.

 

이 책을 읽고 묵상하면서

위에 소개한 다큐멘터리도 함께 본다면

 

진정한 침묵의 삶은 무엇인지

하느님만을 추구하는 삶이 무엇인지.

자기를 비워서 하느님으로 채운다는 것과

고통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에 대해

영적 깨달음을 얻을 것이다.

 

<추천대상>

세상과 단절한채 하느님만 바라보며 사셨던 수사님이 주는 영적 지혜를 얻고 싶은 분들

짧은 영적 단상으로 묵상기도를 하고 싶은 분

 

[책 속으로]

 

고통 중에도, 사랑을 바라보며 어둠을 빛으로 바꾸는 것은 믿음의 영입니다. 이 사랑의 빛, 실은 성령의 빛이 모든 것에 달콤함과 선함을 가져다줍니다. 우리가 매일 십자가를 지는 것은 성령께서 영혼 안에서 그 빛을 활용하시게 하는 우리의 습관을 기르는 훈련입니다.

-매일의 십자가-

 

하느님께서는 왜 그렇게 자주 우리를 고통의 길로 부르시는 걸까요? 그것은 이 고통의 길이 우리를 위한 당신의 특별한 사랑의 표지이고, 다른 어떤 것보다도 확실하게 그분을 뵙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믿는다는 것이 고통을 당하지 않으리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본래 고통 그 자체는 방해하는 것이고 적대적인 것입니다. ..고통이 그대가 거룩한 생명을 받아들이는 능력을 확장시키는 데에 기여하게 하십시오. - 고통

 

자기 봉헌이 생명의 원천이자 조건이고, 따라서 영적인 성장과 기쁨의 원천이자 조건이기 때문입니다. -자기 봉헌

 

우리는 모든 것에 대해서, 심지어 불만족스러운 것에 대해서조차도 만족해야 합니다. 우리의 만족이나 불만족보다 오직 스스로 존재하시는 그분께서 기뻐하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우리 자신으로부터 벗어나고 우리 자신을 잊으며 우리 자신을 포기해야 합니다.

만족해야 합니다.

 

슬픔 안에서 기쁨을 발견하는 것, 그리고 죽음 안에서 생명을 발견하는 것, 이것이 우리의 상처를 치유하는 위대한 비밀입니다. -왜 고통을 겪어야 할까요.

 

삶에서 경험하는 그 많은 환멸이 주는 씁쓸함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또 그렇게 덧없는 것에 쉽게 이끌리고 맙니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하느님께서 모든 피조물 위에 섭리의 쓴맛을 퍼트려 놓으셨습니다. - 섭리의 쓴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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