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주기도 관상
김보록 지음 / 생활성서사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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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신자는 기도하고 싶을 때, 가톨릭 기도서의 주요 기도문이나 묵주기도를 바치곤 한다. 그러나 묵주기도는 염경기도(읽거나 외워서 소리내어 하는 기도)이기에, 각 신비와 단에 함축된 의미를 모른 채 형식적으로 하거나, 자신의 욕망을 지향하는 수단으로 전락하기 쉽다. 묵주기도를 기반으로 묵상기도 더 나아가 관상기도를 할 때, 진정 주님과 일치하고, 주님의 뜻에 따라 자신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다.

 

성경 읽기와 자기 성찰을 통해 스스로 깊이 있는 묵상을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겠지만, 그것이 어렵다면 다양한 묵상서나 참고서들을 사용해서 묵상 내용에 변화를 주는 것도 신앙심 키우기에 좋을 것이다.

 

다양한 묵주기도 묵상서들은 예수님과 성모님의 생애를 통해 각 신비의 의미를 묵상하고, 그 덕행을 나의 삶에 적용하도록 돕기 때문에, 올바른 묵상 방향을 잡고 싶은 분에게 필요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참고로 묵주기도 묵상서로는 성모님의 뜻에 따른 묵주의 9일 기도 (성바오로출판사), 묵주기도 묵상 (생활성서사, 김보록 신부 저), 프란치스코 교황과 함께 드리는 첫 묵주기도(가톨릭 출판사) 등이 있다.)

 

그런데 묵주기도 각 신비와 관련한 묵상서는 쉽게 찾을 수 있지만, 관상으로까지 안내하는 책은 드물다. 생활성서사가 출판한 김보록 신부님이 쓴 [묵주기도 관상]에서 각 신비는 2파트, 묵상에서 관상으로관상으로 구성되어 있고, 이에 관련된 내용이 담겨있다. 각 내용을 읽는 것만으로도, 각 신비와 관련된 묵상과 관상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의 장점이다.

 

신앙의 궁극적 목적은 하느님과의 일치이며, 관상은 하느님 안에서 일치되어 그 분 안에서 쉼을 누리는 기도이다. 김보록 신부님은 관상의 하느님 체험은 막연하고 모호하며, 왠지 어렴풋하고, 흐리게 보일 수밖에 없다. .그 이유는 무한히 위대하고 영광스럽고, 순결한 영의 하느님 전체를 관상으로 거의 직접, 직관으로, 계시는 그대로 보기 때문이다...그것은 사람의 수용 능력을 뛰어넘는 일이다...관상은 천국에서 누릴 지복직관(하느님을 직접 보는 최고의 행복)”을 미리 받아 아주 조금 체험하는 것이다.”라고 하셨다.



나의 경우를 보면, 묵상까지는 해도 관상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체험한 적도 없다. 관상기도는 전적으로 성인수준의 신앙인들이 받는 은총이라고 생각했기에, 아예 시도조차 안해왔다. 하지만, 이 책에서 신부님은 관상의 은총을 받지 못했다 하더라도 그저 그 은총이 주어지기를 기다리며 예수님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이미 관상이다.”라는 반복된 말씀에서, 계속 시도하고 노력할 용기를 얻을 수 있었다. 이 책은 기도의 최고봉인 관상기도의 방향을 잡아주는 좋은 지침서라고 생각된다.



<책 속으로>

일반적으로 기도문을 외우는 것은 주님과 자유로운 대화와 교류를 하는 묵상과 관상을 하기 위한 수단이지, 묵상과 관상의 중심도 목적도 아니다. 묵상과 관상의 중심과 목적은 주님과 일치하는 것이다. ..사실 모든 기도문 안에는 주님과 자유로이 대화하고 교류하는 묵상과 관상의 요소가 이미 들어있다.

 

묵상이 점차 심화되고 단순하고 순수하고 투명하게 되면서 차츰 관상으로 옮아간다..

 

어느 순간 갑자기 천둥번개와 같이 예수님과 내가 한 생명이 되는 신비의 심연을 잠시 엿보는 관상의 특별한 은총을 받는 경우가 있다. 그 신비를 다른 어느 때보다 깊이 깨닫고 강렬히 누리는 은총! 그것이 마음에 깊이 새겨져 한평생 가시지 않고 생생히 남아 자신의 영성과 성화에 큰 에너지를 제공할 수 있다. 물론 다른 신비를 깊이 깨닫고 강렬히 누리는 은총을 받을 경우도 있고, 그런 은총을 받지 않을 수도 있다. 다만, 그런 은총받기를 기다리며 주님을 보는 것만도 이미 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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