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자씨에게 하늘 나라를 묻다 - 예수님의 비유에서 삶의 답을 찾다
전원 지음 / 생활성서사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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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성서사 월간지 [생활성서]에는 소장가치 있는 좋은 글이 너무 많다. 특히 나는 로핑크 신부의 바이블 인사이트, 심리학자가 만난 교회의 별들(이나미), 김영선 수녀의 구약인물과 함께 하는 치유여정, 가톨릭 관련 이슈를 다루는 특집 기사들, 지금 여기 복음의 온도(김용태), 소금항아리 묵상 등을 좋아한다. 작년에는 전원 신부님의 연재글을 보면서 좋은 내용들은 가족에게 보여주곤 했었다.

 

어려운 내용을 쉽게 대중적으로 전달하기란 참으로 힘든 일이다. [월간 생활성서]는 복음 풀이나 교회의 여러 이슈들, 혹은 다양한 신학 및 신앙관련 내용들을 매우 친근하게 전달해주는 귀한 잡지이다. (다른 가톨릭계 잡지들 중에는 일반 잡지와 큰 차별점 없는 것들도 많다. 그에 비해 생활성서는 가톨릭 가르침을 기준으로 모든 내용을 다룬다.) 한번 읽고 말기에는 아까운 글들이 많은데, 연재가 끝난 후에는 생활성서사에서 단행본으로 나와 다시 볼 수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다시 책 소개로 돌아가면, 나는 예전에 전원 신부님의 [그래, 사는거다] 혹은 매일미사 묵상글 등을 감명깊게 읽었다. 작년 생활성서에서 전원 신부님의 연재글을 읽기 전, 예전에 쓰셨던 내용들과 비슷하겠지..라고 생각했다가 읽으면서 매우 놀랐다. 시간이 흐를수록 전원 신부님의 묵상의 깊이와 폭(시사나 영화(두교황, 5일의 마중 등) 등과의 연계), 참신성 등이 더해진 것을 보면서, 전원 신부님은 안주하지 않고 항상 깨어있고 노력하는 분임을 느낄 수 있었다.

 

전원 신부님의 생활성서 연재글을 모아 엮은 단행본 [겨자씨에게 하늘나라를 묻다.]는 비유 에세이이고, 각 비유 당 4-5장으로 구성되며 총 15개의 비유를 쉽게 해석해주기에, 누구라도 부담없이 읽을 수 있다. 신앙생활 기간과 관계없이, 각자 수준에 맞게 깨달음을 얻고, 감동과 위안을 받으며, 성경과 삶을 바라보는 시각을 넓힐 수 있다. 짧은 에세이들이지만, 진부함과는 거리가 매우 먼 통찰력있고 현재의 구체적 삶과 연관되는 비유 풀이라서, 모든 신자에게 어필할 수 있을 것이다.

 

신앙은 저절로 성장하지 않는다. 항상 기도하고 성경이나 영적 독서를 하고, 공동체 및 봉사 활동을 꾸준히 할 때 조금씩 커져간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우리가 복음을 더 깊고 다양한 시각에서 보고 삶에 적용할 수 있도록 이끌어준다. 인문학 책도 좋지만, 가톨릭 신자라면 예수님의 가르침을 친절하고 구체적으로 알려주는 이런 책들을 더 많이 읽고 삶에서 실천하며 살아야 할 필요가 있다.

 

<인상깊은 구절>

 

그런데 주님은 우리에게 무엇보다 당신이 원하는 삶의 열매를 맺기 바라십니다...임금이 사람들에게 씨앗을 건네주며 화려한 꽃을 피워오기를 바랐던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인생에 정성과 노력을 다한 삶의 진실을 원했던 것처럼 말입니다... 어쩌면 우리 눈에는 보잘 것 없어 보일지 모르지만, 주님의 뜻을 헤아리며 소박하게 마음의 밭을 일구며 살았던 이들이 오히려 서른 배, 예순 배, 백 배의 열매를 맺어 자신의 인생을 하느님께 봉헌한 사람일 수 있습니다.

 

우리가 영적으로 성장해간다는 것은 밀밭의 가라지를 뽑아내듯 그야말로 흠도 티도 없는 착한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자신의 그림자를 삶의 한 부분으로 받아들이고 화해하며 하느님 안에서 한 인간으로서의 전인성을 회복해가는 것을 말합니다.

 

하느님 안에서 자신을 정직하게 이해하고 자존감을 회복한 성숙한 사람은,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사랑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타인도 있는 그대로 사랑할 수 있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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