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언덕을 감싸 안으니 - 명례 성지에서
이제민 지음 / 생활성서사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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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점가에는 성공 지향적인 자기 개발서나 마음의 (거짓) 평화를 주는 힐링 서적이 여전히 유행이다. 둘 다 신앙과는 거리가 먼 인간의 자기 중심적이고 이기적인 태도에서 비롯된 현상들로 볼 수 있다.

어떻게 인생을 살아야 할지, 인간이란 무엇인지, 어떤 것이 하느님 뜻에 맞는 삶인지에 대한 신앙적이고 철학적 고민보다는 남들보다 우월해져야 한다는 혹은 인생 뭐 있어, 즐기자.’라는 가벼운 태도가 현대인들의 무의식과 의식을 지배하고 있다.

 

 

기도를 통해 세속적 의미의 성공을 기대하거나

거짓 위로를 받고자 한다면

이 책에서 얻을 것이 별로 없을 것이다.

그러나 신앙과 삶의 진리가 무엇인지 찾으려는 독자들에게는

이제민 신부님의 신간 사랑이 언덕을 감싸 안으니를 권한다.

 

 

이 책은 이제민 신부님의 명상 에세이로서

각 주제들에 따라 2-3 페이지 되는 총 90개 정도의 묵상글들로 구성되어 있다. 여러 개의 짧은 에세이들은 복음에 관한 깊은 묵상과

자신의 현재 신앙관과 삶의 태도를 점검하도록 간접적으로 이끌어준다.

 

 

신부님을 직접 뵈거나 강론을 들은 적은 없어도

글을 읽을 때마다

매우 깊이 있고 신앙의 본질에 다가가려고

진심으로 고뇌하면서 노력하심을 느낄 수 있어서

늘 감동과 더불어 영적 도전도 받는다.

 

 

 

분량은 짧지만 영성적으로 깊이있는 글들이기 때문에

여러 번 읽어보고 묵상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된다.

인생 경험이 쌓이고 신앙이 성숙해지면서

신부님의 글도 매번 새롭게 다가올 것이라고 확신한다.

 

세속적인 신앙관을 가진 이들에게는

신부님의 글들이 다소 의아하고 불편하게 다가올 것이다.

 

 

하지만 진리를 알고 실천하고 싶은 분이라면

또 자신의 신앙에 문제가 있다고 스스로 여기는 분이라면,

신부님의 묵상글이

영적 여정을 바로잡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도 삶의 굴곡을 겪으면서

하느님과 신앙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던 시절이 있었다.

주변의 신심있는 분들의 기도와 조언도 큰 도움이 되었지만

그 무엇보다도 특히 영성적으로 깊이있는 묵상책들을 통해

잘못된 신앙관을 고쳐가고 여러 궁금증과 혼란이 해소되면서

진정한 신앙에 조금이나마 다가갈 수 있었기 때문에

좋은 영성 서적의 필요성을 그 누구보다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이 책은 신앙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하게 만드는 내용들로 가득하다.

그러나 학문적인 글이 아닌 마음에서 우러나온 에세이이기 때문에

독자가 신앙에 대한 열린 마음만 가진다면

사전 지식이 없이도 충분히 읽을 수 있으며

영성적 삶이 무엇인지에 조금씩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신부님의 진솔한 글들은

올바른 신앙 방향을 설정하는데 큰 도움을 줄 것이다.

화려하고 대중의 입맛에 맞는 글은 아닐지라도

겸손한 태도로 스스로의 신앙을 반성하고 다짐하는 내용들이

독자의 심경과 신앙에 큰 변화를 줄 것으로 생각한다.

 

 

<인상깊은 구절>

 

창조와 종말의 시간 사이에서 저는 늘 창조되고 창조하면서 살아갑니다. 창조된 사람은 시간을 초월하여 삽니다. 저는 늘 죽고 늘 탄생하며 창조 일을 계속하며 삽니다. -p. 39

복음을 사는 사람은 가난합니다. 복음을 사는 사람은 순결합니다. 복음을 사는 사람은 순명합니다. 가난한 자만 이 복음을 살 수 있고 순결한 자만이 복음을 살 수 있고, 순명하는 자만이 복음을 살 수 있습니다. - p. 55

당신은 고통을 호소하는 제게서 고통을 거두지 않으십니다...저와 함께 고통을 받으시며 고통을 사랑하는 법을 가르치십니다. 당신의 복음은 고통을 품으며 고통을 사랑하고, 죽음을 품으며 죽음을 사랑하게 합니다. - p. 59

기도하는 것은 모든 이들에게서 당신의 음성을 듣기 위해서입니다. 모든 이들에게 당신의 마음을 느끼게 해주기 위해서입니다. - p. 63

침묵 속에서만 진정한 말이 오갑니다. 영적인 대화는 침묵 속에서 진행됩니다. -p.79

명례 언덕은 ..고통이 없는 세상, 더 이상 고민이 없는 세상을 꿈꾸는 언덕이 아닙니다. ..자신을 녹이며 사라지게 해달라고 기도하는 언덕입니다. ..자기만의 힐링과 웰빙의 찾는 이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언덕입니다. - p. 102

오늘 저는 제 이름의 덫에 걸려 저 자신으로 살지 못했습니다. 제 이름을 거룩히 빛내려고, 제 이름에 오점을 남기지 않으려고, 제 이름을 아름답게 포장하려고 온통 거기에만 신경을 쓰며 살았습니다. 이름이 저를 사는 것인지, 제가 이름을 위해 사는 것인지 헛갈렸습니다. -p. 215

 

이 외에도 영적으로 깊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글들이 매우 많기 때문에

진정한 신앙인이 되고 싶다면 일독을 권한다.

 

 

"해당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서평 작성을 목적으로 무료로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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