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열여덟 어른 - 자립준비청년이 마주한 현실과 남겨진 과제
김성식 지음 / 파지트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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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서 진행한 '보호종료아동 자립실태 및 욕구조사'(2020)를 보면, 국내 일반 청년의 삶의 만족도 평균은 11점 만점에 6점인 데 비해 자립준비청년은 5.3점에 그치고 있어 행복감과 삶의 만족도가 낮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게다가 극단적 선택을 생각한 비율은 50%로 16.3%의 일반 청년보다 3개가량 높게 나타났다.(99쪽)

만18세에 아동복지시설을 퇴소하여 어른의 이름으로 홀로 세상에서 살아가는 자립준비청년에 대한 이야기다. 열여덟을 지나온 제자가 많고, 이와 같은 상황이었던 이들도 있었다. 그들이 경험한 물리적·정서적 어려움을 목도하면서 사회·제도적 부족함을 느꼈다. 열여덟은 누구나 고민이 많고 극복할 일 투성이다. 그래서 만족도 6점과 5.3점는 커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어려움으로 인하여 극단적인 선택을 생각한 비율은 극단적으로 높다. 기한을 채우는 성장이 아닌 사회에 나아가서 부딪힐 문제 상황에 대한 해결 방안의 모색, 조언, 관계성 형성 등이 부재한 것이다. 현 기관이 가지고 있는 한계와 문제, 어려움이다. 절대적 빈곤과 사회적 편견으로부터 벗어나는 것만으로도 기관은 벅차다. 인력 및 재원 부족, 극도로 열악한 근무 환경 등이 그것이다. 열정과 봉사 정신으로 무장하지만 일대일 케어가 필요로 하는 현장에서는 뼈와 정신을 갈아넣어도 안되는 일은 안되는 것이다.

최근 TV와 각종 미디어를 통해 자립준비청년에 대한 문제를 시사한다. 또한 그들을 응원하고 사회의 변화를 촉구한다. 현안을 비판하고 제도적 마련과 사회적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간혹 날선 비판이 오고가지만 기관 및 종사자의 노력을 간과해서는 안되고 무엇보다 열여덟, 그들의 목소리를 담아야 한다. 그래서 #안녕열여덟어른 이야기는 사회적으로 성공한 모델보다 평범하고 보통의 열여덟 어른의 목소리를 담았다. 동정의 대상, 수혜자로서의 목소리가 아닌 사회 구성원으로서 살아가는 데 사회와 제도가 움직여야 할 방향을 제시한다.

■ 자립준비청년의 문제 양상 역시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났다. 절대적 빈곤의 단계에서부터 상대적 박탈감, 경쟁사회, 인권 감수성, 전인격적 양육, 자립의 정의 등 아동복지시설의 목적과 보호아동대상이 갖추어야 할 기본적인 요소들의 기준들이 변해온 것이다. (38쪽)

■ 자립 기준으로 주거 능력은 청소나 요리, 세탁 등의 능력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 주거 환경에서 이웃과 함께 지내고 갈등을 해결할 능력이 있는지를 따져본다. (45쪽)

■ 세 번째로, 자립이라는 개념에 대한 철학이 필요하다. 독일 정책을 살펴보며 느낀 가장 큰 관점은 사회보장제도에 대한 철학이었다. (47쪽)

​□ 우리 사회에서 그간 변화해 온 자립준비청년에 대한 문제점을 제시하고 해결 방향을 모색했다. 사회적 인식부터 자립의 개념을 재정립하는 것까지 단순한 물리적 보충이 아니라 전반에 걸친 수술도 필요로 하다.





■ 우리는 자립준비청년들이 자립의 과정에서 좌절하고 헤쳐 나오지 못하는 이유를 무심코 개인의 잘못으로 돌리고 있는 것이 아닐까. (71쪽)

​■ 자립준비청년들은 매 순간 편견을 마주한다. 편견을 깨거나 편견에 걸려 넘어지거나 둘 중 하나다. (97쪽)

​■ '저를 더 사랑해야 한다는 것, 안아주고 싶다는, 더 사랑하는 시간을 갖겠다'는 고백이 나를 들뜨게 했다. (117쪽)

​■ 자립은 돈의 개념만이 아니다. 자립의 요소에는 경제적 자립을 포함하여, 사회 관계적 자립, 자기 삶을 설계하는 능력, 외부로부터 자신을 지킬 수 있는 내면의 힘, 문제가 생겼을 때 헤처 나가기 위한 노력 등 인간으로서 자립의 개념은 다양하고 복합적이다. (129쪽)

​■ 특히 정부는 이제 와서 책임을 현장 시설에 미뤄서는 안 된다. 누구보다 먼저 들여다보고 지원을 강화하고 정책을 마련했어야 했던 정부가 남 일처럼 문제를 지적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188쪽)

□ 자녀의 양육을 살펴보면, 성인의 연령에 이르러도 사회 안에서 생기는 일과 관계에 어른의 조언이 필요로하다. 정서적으로 의존하고플 때도 있다. 안정감. 경제적 지원금 상승, 주거지 마련, 정기적인 면담 등이 채워줄 수 없는 근원적 불안정. 시설의 이름을 띄웠지만 성장 과정에서 별다른 차이를 느끼지 못하도록 만드는 것이 우리의 방향이지 않을까 싶다. 일반과 자립준비청년으로 구분하지 않아도 될 평범함의 추구. 그래서 이는 모두의 문제인 것이다.


■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날선 비판이 아니라 성숙한 논의다. (190쪽)


◆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바탕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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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키우니 팬클럽이 생겼습니다 - 오늘도 반짝이는 엄마들에게
정소령 지음 / 파지트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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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예뻐하지 않던 사람도 자신의 아이는 예쁘다는데 라는 자조 섞인 푸념. 육아가 그만큼 힘들기 때문이다. 학령기에 들어서면 시간적·물리적 거리가 생기니 덜 힘들거야 라고도 한다. 고된 업무를 부여 받는 듯한 표현 일색이다. 그래서 힘든 일을 극복하기 위해 꺼내든 육아서에는 다재다능, 만능인 엄마의 육아일기다. 아이를 키우면서 상업 블로그 운영으로 직장을 다니는 사람보다 더 많은 수익을 자랑한다. 보통의 하루 일과를 보내는 것도 벅찬 이들에게 창의적이고 다양한 경험을 부여하기 위한 마법 같은 육아를 부리는 이들의 이야기에 기가 죽기도 한다. #정소령 작가의 글에는 아이를 위한 인테리어, 요리, 특별한 놀이법 등은 없다. 비법 같은 육아서는 아니다. 보통의 하루를 보내면서 일상 속 만난 아이의 모습 중 예쁘고 사랑스러웠던 평범함을 이야기한다. 힘들고 지치기도 하며 누군가를 초대하기 부끄러운 집안 상태는 잠시 미뤄둔다. 그렇지만 아이에게 모든 것을 초집중하여 완벽한 육아를 꿈꾸지도 않는다. 엄마가 필요한 나이에 옆에 있어줄 수 있고, 아이의 장점과 이 시간이 주는 특별함을 느끼기 위한 노력의 흔적을 찾을 수 있다. 그래서 이야기가 편안하다. 부담이 없다. 특별하고 별다른 에피소드로 채워지지 않는다. 저자도 독자도 모두 경험했을 법한 경험을 이야기하고 마음에 담아 두어 아이에게 '사랑한다', '행복하다'라고 더욱 표현하길 전한다. 그리고 엄마이지만 엄마로서만 살지 않을 때, 당신은 더욱 행복해진다 라고 응원의 메시지를 전한다.



■ 종종 생각한다. 육아는 자꾸 나에게 세상의 이치를 가르치는 것 같다고.(25쪽)



■ "그건 나도 아직 사춘기가 안 와서 모르지."

축복이 말이 맞다. 아직 오지 않은 미래의 일은 알 수가 없다. 주체가 나자신어도 말이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우리의 행복한 날을 기록한다. 언젠가 속상한 날이 오면 꺼내며 웃을 수 있도록.(55쪽)



■ 매일매일 새롭게 찾아내는, 좋아하는 이유들이 삶에 온기를 더한다. 모든 것이 완벽해서가 아니다. 찾아보면 어느 구석에는 좋아할 이유가 있으니까, 그저 허허 웃을 수 있다. (84쪽)



■ 오늘을 꼭 기억해 둬야지.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은 없지만 이런 행복의 순간이 있었다는 사실만큼은 변하지 않을 테니까. (90쪽)



■ 대단한 행복을 얻는 건 정말 어려운 일지만 평범한 행복을 가지는 것도 엄청난 행운임을 아는 어른이 됐다. (122쪽)



■ 껍데기 말고 본질. 비록 가장 소박한 발음으로 불리더라도 내면이 반짝여서 매력적인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155쪽)



□ 전업맘과 워킹맘의 이분법적 사고가 없다. 독립된 개인이었지만 양육자가 되면서 아이에게 매인 존재가 된다. 옳고 그름으로 판단되기도 하는 두 가지의 정체성 사이에서 고민한다. #정소령 작가의 에세이에서 날카롭고 뾰족한 말 한마디 없이 위로 받는다. 아이에게 매인 존재이지만 독립된 개인이기로 선언한 이들, 아이에게 늘 부족한 사랑을 주는 듯 부채감을 가진 이들, 모두에게 따뜻하고 응원의 메시지를 건넨다.



◆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바탕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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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잘되는 아이는 따로 있다 - 학교 성적을 넘어 성공으로 이끄는 자녀 교육 지침서 바른 교육 시리즈 33
이명희 지음 / 서사원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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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르치는 일은 업으로 삼고 있다. 하지만 아이의 양육은 역시 어렵다. 올바른 양육, 행복한 아이로 키워가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저자 #이명희 선생님이 말하는 요즘 '양육방식'에 매우 공감한다. #수능형인재_는 더이상 목표가 아니다. #문제해결능력 #협업 #문해력 등이 새삼 중요해진 것도 아니다. 시대를 읽는 안목이 중요하다. 수많은 역량 가운데 이것을 주목하는 이유, 시대의 변화를 읽는 것이다. 기후변화, 기술혁신, 산업구조변혁 등이 그것이다. 직업이나 기술 등에 초점을 맞춘 인간형 육성이 목표였던 사회는 변화했다. 언제 어디서나 부딪힐 수 있는 문제 상황에 대한 생각 능력을 키워야 한다. 빠른 사회의 변화는 정보와 기술이 넘쳐난다. 혼자 해결은 불가능하다. 넘쳐나는 정보와 기술에 대한 의사소통능력을 기반으로 한 협업이 중요하다. 관계와 소통을 위해서는 인간 자체로서 가까이 하고픈 기본, 인성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 결국 교육의 목표, 기본은 변하지 않았다. 무게 중심이 더 실렸을 뿐이다.


학교의 교육과정 안에서 교과 교육도 열심히 하지만 목표 및 방향이 언급된 내용을 향해야 한다. 저자는 관점의 변화를 제안하고, 필요한 역량을 나열하며 실제 생활 속 적용할만한 사례를 풀어낸다. 부모가 사고와 태도의 변화를 갖고 모델링이 될 때, 적어도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없어질 직업군을 선택할까 우려하는 근시안적 양육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아이와 공유하며 바로 지금 실천할 수 있는 방안도 제시한다. 오늘 당장 가정과 교실에서 만날 아이들에게 해 줄 수 있는 양육 방식을 배운다.


■ 문제 해결력을 갖춘 학생은 현재 사회의 흐름을 읽고 시의적절하면서도 기업에 도움을 주는 구체적인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다. (75쪽)


■ 학생들에게 미래 핵심 역량을 길러주는 것이다. 미네르바 스쿨 아시아 총괄 디렉터인 켄 로스는 다음과 같이 인터뷰했다. "우리 목표는 '아직 존재하지 않은 직업'에도 가장 잘 어울리는 인재를 만드는 것이다." (79쪽)


■ 나는 빠른 시일 안에 어떻게 트렌드에 올라타 꾸역꾸역 플랫폼 사용법을 익히고 수업에 적용할 수 있었을까? 협업을 통해서였다. 혼자 연구 활동을 했다면 새로 생겨나는 플랫폼에 대한 소식도 얻기 어려웠을 것이고, 빠르게 사용법을 익히기도, 이 플랫폼들을 적용한 수업 아이디어를 떠올리기도 어려웠을 것이다. (126쪽)


■ 문제 해결력, 협업 능력, 소통 능력, 4차 산업의 핵심 기술을 활요하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 교과 공부를 게을리 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151쪽)


■ 아이와 책상에 앉아 문제 해결력을 길러 보겠노라며 진지하게 수업하는 것이 아니라 일상생활 곳곳에서 이러한 대화를 자연스럽게 나누며 세상을 바라보는 아이의 태도를 바꿔 줄 수 있다. (173쪽)


□ 가정의 CEO는 부모이다. 경영 목표와 방향을 설정하고 이끌어야 한다. 자신은 멈췄지만 구성원에게 역동적으로 변화하라고 말할 수 없다. 성적의 높낮음과 상관없이 '안되는 아이'는 어딘가 부족하다. 지식은 있지만 나눌 수 없고, 능력은 있지만 상대를 설득할 수 없으며 팀원과 소통하는 데 부족한 이유를 상대에게서 찾는다. 결국 자신의 역량 부족이다. 생활 안에서 식사하고 등·하교를 하고 교우 관계의 갈등을 겪고 해결하며 팀원 내 이질적인 구성원으로 인해 고민거리를 풀어나가면서 쌓을 수 있는 것이다. 혼자만의 지식을 쌓도록 내버려두고 교육의 지향점처럼 수능의 주요 과목에 대한 성적만을 높인다고 해결되지 않는 것이다. 저자가 제시한 사례가 혹시 자신의 아이가 아닌지 살피고 변화를 시작해야 한다. 오늘과 내일이 아닌 변화된 사회를 살아갈 이들은 우리의 아이들이기 때문이다.


◆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바탕으로 작성된 주관적인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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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등이 피었습니다 - 제45회 샘터 동화상 수상작품집 샘터어린이문고 74
강난희.제스 혜영.오서하 지음, 전미영 그림 / 샘터사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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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가 보여주는 세상은 현실보다 밝고 마음을 움직이는 선한 이야기로 가득차 있다. 추악하고 두려운 현실을 나아갈 때, 세상에 대한 희망을 가지고 변화시킬 힘이 되어주기도 한다. 비단 어린이뿐 아니라 어른도 동화를 읽고 찾는 이유이기도 하다. 희망, 사람에 대한 선한 마음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특등이피었습니다 에피소드에서는 세대 간의 소통을 잃어버린 우리에게 가족 간의 회복을 읽을 수 있다. 최근 가족 구성원 중에 조부모 세대와 함께 거주하기 쉽지 않다. 보육 기간의 도움이 끝나고 나면 의무적인 안부 차 인사를 제외하고 교류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사람을 필히 늙어 노년기를 맞이하고 보육이 필요한 기간 역시 다양한 세대의 손길과 관심이 필요하다. 세대 간 마주하였을 때 사람과 사람 사이를 이해하는 폭이 생긴다. 이야기 속 할아버지는 척추 장애로 인해 불편한 삶을 살아왔다. 하지만 아이에게 그 등은 세상을 마주할 수 있는 둥근 힘이었고 버팀목이며 위로였다. 할머니의 불거진 손등, 아빠의 굽은 등은 가족을 향한 세월의 흔적이다. 어린이가 이해할 수 있는 가족의 사랑이 것이다.

■ 준아, 해거리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단다. 감나무는 스스로 몸을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거야. 꽃을 더 떨어뜨리고, 달려 있던 감도 더 떨어뜨리면서 다음 해를 준비하는 거지. 해마다 열매를 많이 맺으려면 나무도 힘이 드니 그렇게 쉬어 가며 힘을 키우고 있는 거란다. 콜록. (21쪽)



#리광명을만나다 에피소드에서는 자신과 다름에 대한 이해를 만날 수 있다. 흔하지 않은 경험이지만 북한으로 자원봉사를 떠난 아빠 덕분에 북한 소년 리광명을 만난다. 다름에 대한 세상적 기준은 건조하고 냉혹하다. 초록이 눈에 광명이가 어떻게 비추일까 우리는 궁금하다. 사실 광명이 눈에 초록이가 어떻게 비추느냐는 놓치기 쉽다. 바라보는 우리는 그들이 다르다는 것을 인식하지만 정작 마주한 둘은 자연스럽다. 아직 낯설뿐이다. 그 이상을 마음에 두지 않는다. 같은 풍경을 보고 다른 그림을 그리지만 하나의 생각을 담고 있는 것이다. 되려 어린이의 시선을 통해 어른이가 배울 차례이다.

■ 저기, 구름이 오른쪽으로 움직이네.

아니디, 구름은 바람 따라 움직이는 거디. 그림도 마찬가지고. 마음 따라 기케 붓이 움직이는 거디. (63쪽)



#연두색마음_은 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을 배워가는 색이다. AI 로봇인 연두는 할머니의 외로움을 채워 줄 손자 역할을 한다. 로봇으로서 기능하려는 연두에게 할머니는 손자로서 다가온다. 할머니에게서 좋아한다는 마음을 배운다. 혼자라는 형식에서 비롯된 외로움을 채워주는 기능적 역할이었는데 오히려 로봇이 사람으로부터 채움을 받는 것이다. 아이의 양육자로서 의무를 다하고 있다고 느끼지만 아이로 인해 양육자의 마음이 채워가는 것처럼.

■ 손자를 반품하는 할머니는 없어. 상자는 버려도 되겠구나. (72쪽)



◆ 샘터사의 물방울서평단 자격으로 출판사로부터 제공된 도서를 바탕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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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서점 - 잠 못 이루는 밤 되시길 바랍니다
소서림 지음 / 해피북스투유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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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시끄러운 날, 부러 서점에 들러서 책을 사들고 왔다. 부제 '잠 못 이루는 밤 되시길 바랍니다'이다. 잠 못 이루는 밤이 몇 날 이어지니, 끌렸던 탓이다. 세상 일을 무심히 보려 해도 마음이 섞여 어지러운 날, #환상서점_같은 가상의 공간에 들어서면 풀리지 않는 문제도 답을 찾을 수 있을 듯 싶었다. 산 길을 헤매다 벼랑 끝에 서게 되고 그곳에서 만난 #환상서점



고풍스러운 내부 분위기와 더불어 주인장도 옛사람인 듯 보인다. 작가의 길을 걷기 위해 퇴직까지 했지만 출판사의 퇴짜가 이어져 낙심하던 때였다. 따뜻한 차를 건네는 목소리와 그의 얼굴에 기시감이 서린다. 서점 주인 옆에 작은 소녀에게 책을 읽어 주는데 함께 듣게 되면서 뜻모를 위로를 받게 된다. 그리고 서점을 나서는 순간, 다시 찾아오라고 기다린다는 주인장 음성이 낯설지 않다. 일상은 여전히 풀리지 않고 덜 불행한 것만으로도 다행이라 여겨야 하지 않나 싶다. 서점에서 함께 읽는 이야기에서 과거의 실마리를 찾게 된다.



이야기는 전생과 이생을 오고가며 영원불멸의 존재가 등장하여 드라마나 영화에서 많이 언급된 소재라 다소 식상할 수 있으나, 몰입하기 좋고 말랑말랑하고 애틋한 느낌이 가득해서 휴일을 맞이한 자신에게 선물같은 시간이 될 수 있다.



■ 말이란 건 흩어지긴 마련이나, 글은 영원하다. 어디선가 들었습니다만, (33쪽)



■종이 한 장의 무게가 버겁고 프레임은 과하게 눈부셨다. (76쪽)



■ 신은 인간에게 깊이 마음을 주어선 안 돼. 네가 가진 힘은 그들을 불행하게 할 거야. 태양이 곡식을 사랑한다고 하여 가까이 가진 않는 법이다. (80쪽)



■ 그럼 부디, 잠 못 이루는 밤 보내시길 바랍니다. (109쪽)



■ 그의 옛사랑 이야기라고 생각하니 연서는 정신이 곤두섰다. 가슴 아픈 동시에 질투심이 피어올랐다. 그 마음이 가감없이 그녀의 표정에 드러났다. 서점주인은 그녀를 보며 웃더니 손가락으로 접힌 미간을 펴주며 말했다. (159쪽)



■ 그는 그저 지켜보기로 했다. 스스로 감당 못 할 일을 벌인 인간의 말로, 자유와 방종을 구분하지 못하고 규율을 깨트린 죄. 여기 있는 저승차사는 이 위태로운 도전의 끝을 잘 알았다. 지난날 신비한 사슴의 뿔을 자른 죄로 벌을 받은 인간이 바로 그였으니까. (190쪽)



■ 아무런 시도도 해보지 않는 게 두려웠던 거죠? 행복해도 되는지, 그럴 자격이 있는지. 증명할 수 있는 게 무엇도 없으니까. (205쪽)



■ 그녀의 계절이, 초록 강산이, 살구꽃이 피는 정원이 타들어갔다. 오랜 세월 쌓아둔 마음들이 모두 재가 되었다. 여인은 울지도 않고 소리치지도 않았다. 초라한 비석처럼 앉아 제 마음이 잿더미가 되는 걸 보기만 했다. (247쪽)



□ 심장이 간질거리는 이야기를 잘 읽지 않아서 그런지, 간혹 슬픈 인연의 이야기에 대한 애틋함도 건조하게 읽힌다. 사연도 등장인물도 담백해서 영상으로 느낄만한 피로감 없이 달달하게 잘 읽히는 소설 한 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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