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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현듯 살아야겠다고 중얼거렸다 - 이외수의 한 문장으로 버티는 하루
이외수 지음, 정태련 그림 / 해냄 / 2019년 11월
평점 :


이 책의 제목은 존버여야 했던 게 아닌지.
여기도 존버 저기도 존버 우라질 나고 쓰펄이 나오는 상황에서 존버하는 이외수님 이야기가 가득하다. 천지가 개벽해도 성인군자는 성인군자일 것이고 개새끼들은 여전히 개새끼들로 남아있을 거라는 문장은 딱 이외수 님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랑 찰떡같이 어울리는 문장으로 쌔고 쌘 에세이 속에서도 이런 문장을 만날 때마다 작가의 색채가 뚜렷하게 다가오며 이외수는 이외수구나 싶다. 이외수 에세이 참 재밌네 인정 버튼이 눌러졌다.
나보다 배로 살아오신 내공이 때론 재밌게 때론 철렁하게 마음속 문을 두드렸다. 펜 끝이 살아있다고 표현하고 싶다. 위로받고 반성하고 공감했다.
어느 일부분을 떼어 오기 망설여질 만큼 전체적으로 썩 괜찮던 책. 그래서 후기가 잘 안 써진다. ㅋㅋ 확 눈에 띄는 부분이 차라리 정해져 있다면 쓰기가 수월한데 한 권이 다 한 장처럼 느껴진다. 이 책은 그런 책이다. 정태련님의 반주하는 그림도 빼어나다.

이외수 님의 들개와 괴물은 읽었지만 하악하악이 대 국민적으로(?) 유행할 때쯤부터 사생활 관련으로 이런저런 잡음을 접하며 출판하신 책을 관심을 두지 않았건만 이번 책을 통해 다른 이외수 님의 책을 보고 싶게 만든다. 또 어떤 이야기를 풀어 놓으셨으려나.
오늘도 무사 존버 하고 계신가요? 작가님?
★ 어떤 분야에서 성공을 거두었든, 어떤 교양과 인격을 갖추었든, 당신에게는 반드시 적이 생길 것이다. 당신이 착해도 적이 생기고 당신이 악해도 적이 생길 것이다. (p.22)
★ 이래도 한 세상 저래도 한 세상. 잠깐 머물다 가는 인생인데, 봄이 오건 안 오건 나대로 즐겁게 살기로 했다.(p.29)
★ 세상이 아무리 개떡 같아도 존버. 존버만복래. (p.38)
★ 고생은 남에게 시키고 돈만 자기가 챙기면서 살아가는, 싸가지가 바가지로 마이너스인 인간들도 적지는 않다.(p.58)
★ 늙는다는 사실은 거부하고 싶지만 늙었다는 사실을 거부하고 싶지는 않다. (p.74)
★ 딱 두 음절의 주문으로 모든 고통을 감내하겠다. 존버(p.92)
★ 자책보다는 자뻑을 끌어안고 살겠다. 존버(p.123)
★ 잘 익은 과일은 벌레들이 먼저 알고 파먹는 법이니까. 써글(p.159)
★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실력자들은 대개 실력뿐만 아니라 인품까지도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p.177)
★ 내 이름은 그대에게 어떤 모습으로 자라고 있을까. 이미 소멸해 버리지는 안았을까. 부디 잡초나 독초로 기억되지 않기를 빈다.(p.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