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밖의 사람 - 어느 소설가의 택배일지
정혁용 지음 / 마이디어북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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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돌》이라는 일본 드라마가 있다. 은행의 내부 비리를목격한 주인공이 사직서를 건네며 은행장에게 이런 말을한다.
"올해 저는 마흔일곱, 다시 뭔가를 시작하기에는 너무 늦은 나이일지 모릅니다. 하지만......"
호흡을 잠시 가다듬은 주인공이 말을 잇는다.
"이렇게 살기에는 너무 많이 남은 나이입니다."
괴테는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라고 했다. 평생 삽질을 한다 해도 물이 나올 곳을 파는 것과 사막에서 파는 것은 그 결과가 천양지차다. 의미와 무의미만큼의 거리가 있는 것이다. 사회생활이 안 맞는 사람이 적응하려 애쓰면, 혹여 운 좋게 남들 보기에 외적으로는 성공적인 삶을 산다 해도 내적으로는 반드시 골병이 들게 되어 있는 것이 인간이다. 내 인생이 아니라 남이 원하는 인생을 사는 것이니까. - P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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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런 풍경을 통해 30년 전 기억이 우리에게겹쳐서 돌아오는 일도 한국문학의 새로운 기척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어떤 작가에게는 저런 일상적 풍경으로 오래 묵힌 마음을말할 수 있을 때까지 10년, 20년이 걸리기도 한답니다. 우리가 과거를 새롭게, 꾸준히 기억해내지 않으면 우리에게 기적은 일어나지 않는다. 그렇게 이 소설은 말하는 것 같습니다. - P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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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등등의 문학
전성태 지음 / 책읽는수요일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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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고통이란 실체를 잘 모르기에 짐작만 할 수 있는, 늘 결핍된 대상이다. 누군가 나를 가장 필요로 할 때 나는 무력했고 아무것도 몰랐으며 항상 너무 늦게 현장에 도착했다. 그들의 고통이 어디에서 시작되고 어느 지점에서 고조되어 어디로 흘러가는지, 어떤 과정을 거쳐 삶 속으로 유입되어 그들의 깨어 있는 시간을 아프게 점령하는 것인지, 나는 영원히 정확하게 알아내지 못할 것이다. 누구의 위로나 체온도 없이 가까스로 그 시간을 지나온 후에야 조금은 지친 모습으로 그가 이렇게 말했을 때, 그러므로 나는 어디에도 없는 사람이었다. - P87

이들이야말로 경계인의 삶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존재들이고, 이들이 맞닥뜨려 사는정체성은 견고한 역사에 균열을 냅니다. 역사는 기타를 괄호에묶고 말지만 문학은 그 괄호를 풀어내며 시작합니다. 문학은 괄호에서 풀려나온 존재들의 흔들리는 몸짓에서 실존이든 역사든인간 존재의 일반에 대해서 숙고하게 합니다. - P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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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한마디를 들으면 용서가 되려나?
신도 대신해줄 수 없는 그 한마디를. - P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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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명
김숨 지음 / 현대문학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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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티브이 받침대 서랍을 열고, 그 안에 넣어두었던 백지를꺼낸다. 반으로 접힌 백지를 펼치자 또박또박 힘을 주어 쓴 글자들이, 억눌려 있던 스프링처럼 앞다투어 튕겨 오른다.
나도 피해자요.
그 한 문장을 쓰기까지 70년이 넘게 걸렸다. - P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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