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돌》이라는 일본 드라마가 있다. 은행의 내부 비리를목격한 주인공이 사직서를 건네며 은행장에게 이런 말을한다.
"올해 저는 마흔일곱, 다시 뭔가를 시작하기에는 너무 늦은 나이일지 모릅니다. 하지만......"
호흡을 잠시 가다듬은 주인공이 말을 잇는다.
"이렇게 살기에는 너무 많이 남은 나이입니다."
괴테는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라고 했다. 평생 삽질을 한다 해도 물이 나올 곳을 파는 것과 사막에서 파는 것은 그 결과가 천양지차다. 의미와 무의미만큼의 거리가 있는 것이다. 사회생활이 안 맞는 사람이 적응하려 애쓰면, 혹여 운 좋게 남들 보기에 외적으로는 성공적인 삶을 산다 해도 내적으로는 반드시 골병이 들게 되어 있는 것이 인간이다. 내 인생이 아니라 남이 원하는 인생을 사는 것이니까. - P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