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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 BOOn 5호 - 2014년
RHK일본문화콘텐츠연구소 편집부 엮음 / RHK일본문화콘텐츠연구소(월간지) / 2014년 9월
평점 :
품절
‘BOON’은 ‘유쾌한’이라는 뜻을 가진 말로, ‘BOON’은 유쾌한 일본문화를 우리에게 선사해 주는 월간지로 문화의 창이다.
이번 5월호는 한국에서 개봉된 영화 ‘화차’의 원작자로 알려진 미야베 미유키의 문학을 한국의 5명의 평론가의 시선으로 풀어 놓았다.
이민혁은 편견으로 뒤덮인 속세의 시련을 어디서 한번쯤 들어봤음직한 구성진 묘사로, 수줍게 찌르륵 거리는 여치울음 같은 입심으로 사람을 혹하게 만드는 만신의 경지에 다다른 이야기꾼이라고 칭찬을 한다. 건조한 문체의 남성적인 이미지의 사회파 미스터리 ‘화차’, ‘이유’ 그리고 모방범은 소수의 침묵과 희생을 토대로 성립하는 사회의 절망을 담았다고 한다.
박선영은 차갑고 실망스런 현실을 실제보다 더 리얼한 인간의 본성으로 날카롭게 돌파하는 캐릭터 속에서 독자들은 지친 일상의 위로를 받는다고 한다. 또한, 사회파 미스터리 작가로 자리매김하게 해준 ‘화차, 이유, 모방범’들의 작품을 보며, 독자가 소설을 읽어가며 느낄 긴장 정도를 예측하고 효과적으로 조절하는 점과, 긴장을 최대치 일변도로 몰아가지 않으면서도 몰입력을 유지하는 완급조절의 최대치를 발휘한다고 한다.
이선경은 각각의 작품들을 이야기하는 데 작품 ‘이유’의 공포 그 자체를 이야기하는 부분은 귀에 다가온다. “정글에서 송곳니로 인간을 위협하던 짐승에게 사자라는 이름을 붙이면서 퇴치할 수 있게 되었듯, 이름을 붙이면 모습도 없던 공포에 형체가 생겨 잡을 수도 없앨 수도 있기 때문이다.”를 통해서 공포에 이름이 붙여지고 이야기로 만들어지면서 비로소 그것이 공포임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고시엔’을 통해서 일본의 학원 스포츠로 자리 잡고 있는 야구를 통해서 일본사회의 구조적 특징을 분석한 글은 매우 흥미롭다.
여주인공 레이가 담당한 야구부 매니저는 선수들에 대한 보조적 역할을 수행한다. 이것은 가정 내에서 여성이 가사를 전담하는 모습을 연상할 수 있다. 즉 여성의 사회적 역할은 남성에 대한 보조적인 역할을 답습함으로써 일본사회에서의 가부장적인 사회구조를 재생산하는 기능을 담당한다고 한다.
특히, 고시엔 야구의 여자는 벤치에 들어갈 수 없다는 규정은 성차별 문제를 더욱 부각시키고 있다. 또한, 승리라고 하는 업적가치를 남자만이 성취함으로써 야구의 현재적인 측면에서 남자다움과 강인함의 지배성이 강조된다고 한다.
그리고 야구시합의 특성상 개인 중심의 플레이가 아닌 집단 스포츠로써, 학생들에게 집단의시그이 강화를 도모할 것이며, 일본사회에서 개인주의 성향보다는 집단이 우선되는 조직 사화의 강화가 재생산되는 과정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한다. 결론적으로 남녀 간의 사회적 역할과 순응적이고 집단주의적인 일본인의 재생산 과정이 변함없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한다. 이밖에도 고시엔의 다양한 신드롬을 다루고 있다.
‘BOON’은 한국인의 평론만을 다룬 것이 아니라 하구치 유스케의 ‘어항, 그 여름날의 풍경’을 연작으로 실고 있으며, 기획연재를 통해서 한류와 일본 여성 요괴이야기 등을 다루고 있다. 더불어 일본의 출판동향, 지역 순례 등 현재 일본문학의 흐름을 일기에 적합한 책으로 보여 진다. 앞으로도 기회가 된다면 동시대에 다른 느낌의 시간을 수놓는 일본문화 읽기의 기본서인 ‘BOON’을 통해서 다양한 문화의 향유를 즐길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