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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에 묻다, 행복은 어디에 - 17명의 대표 인문학자가 꾸려낸 새로운 삶의 프레임
백성호 지음, 권혁재 사진 / 판미동 / 2014년 8월
평점 :
“인문학이라는 건 인간과 학문의 존재론적인 가치와 이유를 제공하는 것이라야 해요”, “공부는 다른 입장에서 나를 보는 연습이에요.”, “중요한 것은 내 삶의 이유를 나 스스로 찾아야 한다는 거예요.” 이러한 이야기들이 행복의 답을 가져다줄까? 한국의 대표적인 석학들의 자신의 영역을 넘어서 의견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그것을 작가 백성호가 묵었다.
한형조 교수, 상처의 근원은 무엇인가? 자기중심적자아가 상처를 만든다는 유학의 말에서 원인을 찾아와, 공자의 말로 그 해답을 대신한다. “제멋대로 억측함이 없고 반드시 일을 관철시키려는 태도가 없으며 완고함과 아집이 없었다.” 자신감의 소멸이 아니라 사물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자세가 그 해법이 아닐까 교수는 이야기 하고 있다. 즉 내가 간과한 나의 본 모습을 바라보는 것이다.
건축가 김개천이 바라보는 삶은 이러하다. 세상을 정상의 잣대로 바라보는 비정상을
그는 경계한다. 정상과 비정상, 옳고 그름에 대한 구분이 없어져야 진정 창의적인 삶이 될 수 있고, 획일화된 삶과 관념을 버릴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정답이 없는 삶에서 정답을 애기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필요에 따라 진화하고 변화하는 것이 인간의 본성에 부합하며 편안함을 끌어내는 배경이 될 수 있다고 한다.
끝없이 명멸하는 하늘을 보며 홍승수 교수는 인간의 패턴을 바라본다. 태양계의 초기 수많은 충돌과 혼돈을 겪고 지금이 이루어 졌듯이, 두려워 말고 끊임없이 시도하라고 조언한다.
장하준교수의 동생으로도 유명한 케임브리지대 석좌교수 장하석은 그의 삶처럼 세상을 향한 호기심을 틀에 가두지 말라고 조언한다. 또한, 과학은 그렇게 심오하고 답이 안 나오는 문제들을 접어놓고 나서야 비로소 접근할 수 있는 거라는 토머스 쿤의 말을 빌어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분야에 몰두하자고 말한다. 그리고 용기 뒤에는 불안이 따르므로 그 불안을 극복하는 용기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역설한다.
역사학자 이덕일, 정조의 자세로부터 세상을 배우길 바란다. 수많은 적들과 함께 정치의 숲을 헤쳐 나가야 했던 정조는 자기 자신의 수양에 힘쓰고 천하를 이상적으로 다스리는 ‘수기치인’을 하려 분초를 쪼개어 공부하였고 그를 바탕으로 새 시대의 비전을 그려나갔다. 또한, 평의 세상을 꿈꾸는 불평지평이야 말로 동양 인문 정신의 최고봉으로 뽑는다. 불평부당한 사회에 뜻하는 바가 큰 말이다.
결국 역사가 이덕일은 말한다. “행복이란 올바른 길을 끊임없이 고민하고 추구하는 것이다.”
우리 모두가 행복하기 위해 산다. 하지만 우리가 닥치는 현실은 때로는 매몰차며, 거칠다. 그러한 폭풍의 시기에 이 책은 다시금 우리에게 행복의 의미를 되새겨주는 좋은 친구가 되어주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