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보다 더 소설같은 실화

기묘한 한국사
김재완 지음 / 믹스커피 / 2025년 6월

이 서평은 저자/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나름 우리나라의 역사를 많이 안다고 생각했지만, 어디까지나 입시 위주의 교과교육과정에서 얻은 지식을 위주로 입력된 내용이 대부분이다. 어찌보면 전체적인 흐름은 잘 알고 있을지언정 새새한 역사의 이면은 알지 못했다고 본다. 전에는 이런 역사의 이면을 대하드라마 같은 매체를 통해서 접하거나 가끔은 '벌거벗은 한국사' 나 같은 교양프로그램을 보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역사는 반복된다고 과거를 돌아보면 오늘을 이해하게 되고,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런 면에서 역사책은 언제나 흥미진진하기 마련이다.



모처럼 재미있는 역사책을 접해서 기분이 좋다. 더군다나 딱딱한 내용보다는 흥미진진한 주제를 구어체 형식으로 풀어내고 있어, 마치 영화나 드라마를 보는 듯한 기분이 든다. 



각설하고 책은 총 5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장의 연관성은 그다지 높지 않다. 



목차에서 보듯이 우리역사의 미스터리한 사건들, 유교사상이 지배한 조선시대의 무덤(묘지)에 관한 이야기, 근대사의 슬픈역사 구한말에서 독림운동 해방까지의 이야기, 그리고 누구나 한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역사속에 등장하는 각종 음모론, 마지막장으로 상대적으로 우리에게 덜 알려진 사회계층이 궁녀, 내시, 중인들의 이야기다. 



개인적으로는 우범선과 그의 아들 우장춘의 이야기가 안타깝기만 하다. 내가 살고 있는 부산에는 우장춘 박사의 발자취가 많이 있다. 그의 이름을 딴 기념관과 그의 이름을 딴 도로 등이 있다. 주로 그의 업적들에 대하여 많은 기록을 봤지만 대부분 위대한 학자의 이미지로만 소개되는 경향이 높다. 우리나라의 농업혁명의 토대를 만든 우장춘 박사이지만, 친일파의 우범선의 아들이자, 그시절 재일동포로 살아가면서 받았던 차별, 해방후에도 우리나라에 돌아와서도 어쩌면 아버지의 죄를 속죄하는 심정으로 연구에 매진했던 그의 삶은 과연 행복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재일 한국인으로서 이룬 업적도 대단했지만, 끝없는 차별과 속죄의 심정으로 택한 한국행을 생각하면 참 기구한 운명이라는 생각이다. 어쩌면 연구에 매진하는 것만이 힘든 가족사와 과거로부터의 벗어나는 길이었지 않았을까 한다. 너무 몸을 혹사한 나머지 61세라는 비교적 젊은 나이에 1959년 8월 10일 세상을 떠났다... 그가 친일파의 자식이 아니었더라면, 광적으로 연구에 집착하지 않고, 건강도 돌보며 좀 더 오래살았더라면 그도 행복했고, 우리나라의 농업 현대화가 더 빨리 오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아니 어찌보면 그건 원죄적인 배경때문에 차별을 이겨내고 위대한 과학자가 된 것일지도 모른다.

책을 읽으면서 소개된 여러가지 에피소드를 영화나 드라마로 만들어도 충분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만큼 우리나라의 역사는 대외적으로나 대내적으로 다사다난한 기록들의 연속이다. 역사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이런 기묘한 소설같은 이야기에 대하여 흥미진진하게 풀어낸 이책을 권하고 싶다. 너무 무겁지도 너무 가볍지도 않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