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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삶은 제조된다 - 상품을 제조하고, 배송하고, 소비하기까지
팀 민셜 지음, 김태훈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6년 3월
평점 :
이 서평은 저자/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제조업의 나라이다. 일본과 더불어 경제규모나 일인당 GDP등을 고려할때 이미 선진국의 대열에 들어와 있지만 유럽과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이 대부분 금융, 서비스업의 중심으로 산업구조가 재편되었지만, 극동아시아 국가인 일본과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제조업의 비중이 높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는 좀더 높은 편인거 같다. 서비스업을 비롯한 3차산업 위주의 고부가가치 산업으 산업구조를 재편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던 시절이 있었는데, 코로나 팬데믹 같은 전지구적 재앙이 덮치자 세계는 상품공급망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알게되는 계기가 되었다.
책에서도 등장하듯이 코로나 대유행기에 세계인이 마주하게 된 현실은 화장실 휴지를 구하지 못해서 발을 동동 구르는 것이었으며, 부직포위주로 구성된 간단하 의료용 마스크조차 생산시설을 가지지 못해서 속수무책으로 감염자의 확산을 막지 못했다.
이책에서는 이처럼 간단한 상품조차 멀리 타국에서 제조를 하고 복잡한 물류와 유통과정을 거쳐서 우리에게 전달되는 과정을 그리고 있으며, 그러한 과정의 역사적 경제적 정치적인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20세기만 하더라도 각국의 생필품 등은 자국내에서 생산하는 것이 일반적이었고, 각국마다 상품의 가격이 많이 달랐다. 즉 생산원가가 나라마다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았는데(차이가 나더라도 당연하게 받아들이거나, 물류비용으로 인해 상품이동이 제한적), 크게는 정치적인 이유로 국제 무역이 원활하지 못하였고, 정보통신의 이용수준이 이 지금과는 많이 뒤쳐져 있어서 일반인들이 생산비용등에 대하여 잘 알지 못했다. 한마디로 상품의 가격이 원래 그정도라고 생각했으며, 소비자 보다는 대규모 생산자가 시장을 지배하는 경향이 강했다. 하지만 동서냉전의 붕괴와 더불어 세계화는 더 가속화 되었고, IT 기술의 발달은 지구 바대편까지 손쉽게 연락을 취하게 되었으며, 선박의 대형화, 규격화로 인하여 물류비용은 크게 감소하게 되었다. 이로 인해 상품의 국내/국제적인 이동이 더욱 활발하게 되었으며, 제조업의 기반이 되는 공장들이 점처 경제적, 지리적 이점을 찾아서 최적의 위치로 국경을 넘어서 이동하게 되었다.
이책은 그러한 일련의 과정과 지금 이시간에도 이런 상품의 이동이 진행되는 근본적인 원인을 작가의 주변 생활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이야기 형식으로 풀어가는 책이다. 책에는 명확하게 나오고 있지는 않지만, 정확하게 말하자면 직접적으로 설명하고 있지는 않지만, 여러가지 무역이론들이 등장하고 있으며, 기술의 발달이 만들어낸 새로운 수요와 수요에서 파생되어진 새로운 서비스의 등장 들로 인하여 지구는 거대한 경제 협력체가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예전에 유럽(스페인, 포르투갈)을 여행한 지역이 있는데, 현지인들의 인건비 수준은 높았지만 물가수준은 우리와 비슷했다. 공산품의 경우는 우리보다 훨씬 비싼 편이었고, 농수산물 들은 대체적으로 우리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었다. 인력을 많이 필요로하는 농수산물들의 재배, 수확에는 아프리카에서 공급되는 노동자들의 낮은 임금이 그 바탕이 되었는데, 공산품들의 경우는 대부분 남미, 동남아시아, 극동아시아에서 공급되다보니 물류비용 등이 많이 증가하여 대체적으로 우리와 비슷하거나 좀더 비싼 것들도 많았다. 현지인이 말씀하기를 한국의 경우는 중국이 가까워서 공산품이 참 저렴한 것 같다고 부러워했다. 그들도 과거에 제조업을 가지고 있었으나, 여러 이유로 제조시설들이 거의 없어지게 되었는데, 특히 생산비용과 물류비용을 고려해서 자연스럽게 진행된 시장의 선택이었을 것이다. 전지구적으로 특별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시장의 선택에 의하여 계속적으로 더 저렴한 생산기지를 찾아서 생산기반을 계속 옮겨질 것이다. 물론 물류비용과 유통의 시간도 고려할 것이다.
그런데 몇년전 코로나 대유행 같은 지구적 재앙이나 최근의 동유럽, 중동 지역의 분쟁을 볼 때면 이러한 공급망의 흐름에 차질이 발생하는 순간 전세계가 함께 힘들어지게 되는 것인데, 특히 제조업 기반이 취약한 지역의 경우는 그러한 경향이 더 높다. 이른바 Plan B가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Plan A 기반의 공급망이 차질을 빚을 경우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게 말은 참 쉬운데, 언제 벌어질지도 모르는 위기상황을 대비하기 위하여 상대적으로 막대한 손해를 감수해가며 차선책의 시스템을 적정수준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인데 쉽지가 않다. 역량을 집중해서 투자를 하고 기술 개발을 해도 성공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차선책을 위해서 가진 에너지를 분산한다는 것은 어찌보면 Plan A 가 실패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정답은 없다. 그러나 우리 모두가 이러한 국제적인 공급망, 제조, 유통, 소비의 과정을 이해하면, 불필요한 낭비, 과소비 등을 줄일수 있다는 것은 자명하다. 소비를 위한 생산(제조), 유통이 당연시 되는 목적이 아니라 소비와 더불어 전지구적인 환경문제도 짚고 넘어가야 할 시점이다. 과잉생산된 의류가 전지구적으로 넘쳐난다는 것이 여러 자료를 통해서 확인되고 있다. 규모의 경제를 위해서 과잉생산되는 경우가 많지만, 전지구적인 자원의 효율적인 사용과 환경보존을 위해서는 결코 발생해서는 안되는 일이다. 이제 이러한 상품의 공급망 시스템을 이해하면 좀 더 정확한 소비와 더불어 적정한 생산이 이루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자급자족하는 삶이 가장 안전한 삶이지만, 그렇게 되면 고대, 중세시대처럼 요즘과는 비교가 안될만큼 물질의 부족에 시달릴 것이다. 더불어서 삶도 아주 아주 단조롭게 될 것이다. 문명이 후퇴되는 일은 현실적으로 없는 만큼, 재화의 공급망은 더욱 복잡해지고, 다양한 경로를 가지게 될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필요이상의 과잉 공급/소비는 지구를 멍들게 한다. 전지구적 관점에서 경제를 보는 시각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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