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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삶은 충분해야 한다
아브람 알퍼트 지음, 조민호 옮김 / 안타레스 / 2024년 4월
평점 :
이 세상은 위대한 소수의 엘리트들이 변화를 주도하고, 무지몽매한 다수를 이끌어간다. 세상을 이끄는 위대한 사람이 되기 위하여 끊임없이 노력하라. 위대함이 최고의 가치이다. 더 높은 성과를 내고 더 많은 부를 축적하라. 그것이 인간의 본성이며 행복으로 가는 가장 확실한 길이다.
앞서 말한 위대함의 논리가 지배하는 요즘이다. 미디어를 보면 너무나 위대한 잘난 사람들이 많이 나온다. 워런 버핏, 일론 머스크의 재산이 얼마며, 스위프트 테일러의 콘서트가 가져오는 경제적 효과에 대하여 분석하고, 축구선수 손흥민의 연봉과 차후 계약에 관한 이야기들이 많이 나온다.
위대함이 최고의 가치로, 위대하지 못한 대대수가 위대한 자를 부러워하면서 살고 있다. 이른바 위대함을 강제당하는 세상인데. 위대함의 최고의 가치, 즉 능력주의가 최고의 가치로 대우받고 있다. 나의 성적, 나의 연봉이 나의 능력이요, 숫자가 높으면 더 나은 삶이고 그러지 못하면 비참한 삶이라고 미디어들은 세뇌 중이다. 끊임없이 타인과 나를 비교하며 누가 더 우월한가를 놓고 환호와 좌절이 이어지는 요즘이다.
과연 그럴까? 책의 저자는 어차피 모두가 위대해질 수 없는 상황에서 능력주의라는 이데올로기로 인하여 경쟁과 보상, 차별이 당연시되는 세상을 지양하고 있다. 기회균등을 제시하며 공정과 경쟁을 합리화하고 게임에서 승자독식이 문제가 된다. 경쟁에서 이긴 위대한 자가 모든 것을 가진다가 가장 공정해 보인다마는 인생은 세상은 경쟁만이 전부는 아니다. 경쟁에서 밀려난 대다수의 인간들은 '복지'라는 최소한의 안전장치에 만족해야 하는 것일까?
저자는 능력주의, 승자독식, 낙수효과 같은 것이 공정해 보이지만 결코 공정하지가 않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공정하기 위해서는 개개인의 능력치, 개개인의 환경이 모두 공정해야 하지만 그러하지 않다는 것이다.
혹자는 요즘 아무리 못 사는 사람도 예전 비교하면 훨씬 더 풍요로운 세상에 살고 있다고, 뭐 그리 불평들이 많냐고 비판한다. 분명 오늘날 세상은 분명히 이전보다 훨씬 물질적으로 더 풍요롭다. 세상을 풍요롭고 편리하게 만든 위대한 사람들의 덕분이다. 날씨가 더워지기 시작하는 요즘 에어컨을 발명한 '캐리어'라는 사람의 위대함이 고맙게 느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대함으로 해결하지 못한 것이 있으니 불평등이다. 능력의 부족, 노력의 부족에 따른 결과이니까 그대로 받아들여야 하는 것인가 과 재능에 따른 경쟁의 결과다. 받아들여라. 그런데도 불만의 목소리는 사그라지지 않는다. 나보다 더 잘난 사람을 시기하는 것이 인간의 본성일까?
저자는 이 문제의 해답을 ‘충분하지’ 않아서라고 했다. 대다수가 ‘충분함(good-enoughness)’의 가치보다는 소수의 ‘위대함(greatness)’만을 추구한 결과라고 보고 있다. 특히 상대적 충분함이 아닌 보편적 충분함이 세상의 갈등을 해결할 수 있다고 한다. 비교우위의 관점에서 충분과 불충분은 끊임없이 차이를 양산하고 일정 수준 충분함이 제공되지 않는다면 영원히 불평등할 것이다. 보편적 충분함이 곧 행복이라는 것이다. 누구는 넘치는데 누구는 부족하거나, 누구는 행복한데 누구는 불행해서는 안 된다. 보편적으로 충분해야 한다.
저자가 말하는 ‘충분한 삶’이란 보편적인 물질적·지위적 충분함을 누린다면 그것이 곧 행복이라는 것이고 사회갈등을 줄이는 길이라고 한다. 이는 새로운 개념이 아니라 우리의 고대에서부터 많이 내려오던 개념이다. 한마디로 "이만하면 되었다"라는 것인데, 세상 모두가 위대함을 쫓고자 하면 맨 앞에 선 자들만 행복하고 그렇지 못한 자들은 모두 불행해야 하는 것인데,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가진 것이 100인 사람이 보편적으로 행복한 수준이라면 가진 것이 10인 사람은 불행할 수 있다. 그러나 가진 것이 1000이나 10000이라고 해서 100보다 10배 100배 행복하지는 않다는 것이다. 100, 150 정도면 '충분'한 것이다.
최초, 최고, 완벽을 생각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그러지 못한 것은 최악이며, 불행이라고 생각할 필요가 없다. 우리는 그저 충분하면 된다. 충분하기만 하면, 모두가 다 충분하기만 하면, 모든 게 평화롭고 정의롭고 평등하고 행복할 수 있다. 우리는 서로에게 위대해질 이유도 없다. 그저 충분하면 된다. 사실 위대해지는 것도 쉽지 않다. 충분하면 그것으로 다 된 것이다.
저자는 능력지상주의, 승자독식의 가치관은 공정하다고 착각하는 경쟁을 끊임없이 유발하며, 이러한 위대함이 문명을 발전시킬 수 있으나 불공정과 불평등을 유발한다고 한다. 이러한 불평등은 사회문제를 끊임없이 유발하는 바 가치관을 보편적인 '충분함'에 두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충분함이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충분함이 어느 정도인가는 생각해 볼 문제지만 최고가 최선의 가치가 아니라, 충분함이 최선의 가치가 되어야 한다는 말은 공감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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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서평은 저자/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