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트렌드 모니터 - 대중을 읽고 기획하는 힘
최인수 외 지음 / 시크릿하우스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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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로밀 엠브레인(이름이 너무 외국 회사 같은데, 국내 회사랍니다)에서 매년 발간하는 <트렌드 모니터> 시리즈가 나왔습니다. 사실 연도와 트렌드라는 이름으로 매년 발간되는 책자가 제법 됩니다. 내용도 대부분 비슷하지만, 본 책자는 설문조사 및 통계자료를 바탕으로 좀 더 심도 있게 분석이 되어 있습니다. 소셜, 워크, 라이프, 컬처의 크게 네가지 분야로 나누어서 책이 구성되어 있습지요.

올해는 확실한 앤데믹의 해로 시작하여 코로나 시대의 움츠림이 없어지고 활발한 외부활동으로 시작하였습니다. 그런데 코로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각 나라들은 많은 재정을 투입하였고, 이는 전세계적인 물가 상승을 가져왔습니다. 인플레이션을 해결하고자 다들 통화긴축(금리 인상)을 단행하여 초 저금리 시대가 내리고 정상(?) 금리 시대로 돌아왔지요. 이른바 돈풀기가 끝나고 나라에서 곳간을 닫자 실물경기에서 거품이 많이 꺼지면서 경기하강이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그동안의 사람들은 언제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YOLO 주의를 표방하기도 하였으나 다시 현실로 돌아오는 조짐이 여러 곳에서 나타납니다. 즉 어렵지만 현실을 똑바로 보고, 맞서서 해결책을 찾아내고자 하는 조짐이 활발하게 나타나고, 보여주기로 대표되는 SNS 상의 소비 트렌드와 반대로 극단적인 절약으로 자본축적을 추구하며, 불필요한 SNS를 줄이고자 하는 반 소셜리즘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화려한 소비의 활동이 실제로 자기만족으로 돌아오는지에 대한 회의감이 많이 나타난 것이죠. 자기만족과 행복은 결코 비싼 핸드백, 명품 시계를 가지는 것에서만 오는 것이 아니며, 많은 사람들이 유명인, 부자인 사람들과 동일한 방식으로 생각, 소비하는 방식에서 벗어나서 자기만의 생각과 행동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개인주의적인 성향이 더 두드러는 지는 것은 어찌할 수 없습니다만, 개인과 공동체의 충돌은 피하기 어렵지요. 그러나 많은 부분에서 개인의 생각과 행동의 자유를 공동체의 질서를 파괴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는 절대적으로 보장해야 한다는 생각이 보다 넓게 확산 중입니다. 소위 공공에 피해를 주지 않는다면 '별 미친 짓도 그 사람의 생각과 행동에 대한 자유다.'

한국 사회에서는 예나 지금이나 세대 간 갈등이 큰 문제라고 합니다만 이러한 갈등은 동서양 모두에서 나 나타나고 있으며, 과거에도 있었고, 앞으로도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갈등은 반복되는 것이죠... 오죽하면 고대 문명에서 발견된 문자를 해독하여 보니 '요즘 것들은 게으르고 버릇없다' 식의 내용이 나오는 데... 예나 지금이나 이러한 갈등은 당연한 것입니다. X세대였던 저도 나이가 들어 어느덧 꼰대가 되었으니까요.

이 책에는 현제의 청년세대를 을 가리켜 "역사상 최고의 스펙 세대"라고 곳곳에서 규정합니다만, 저도 그런 말을 들으며 20대를 맞이하였습니다. 이른바 MZ 세대는 고스펙에 많은 지식을 가지고 논리적 합리적 판단도 잘 내립니다만, 기존의 조직(이전 세대가 주축이 된)과는 잘 맞지 않는다는 의견도 많지요. 이는 조직을 보는 관점의 차이에서 기인한다고 봅니다. "조직/회사에 충성 및 동화되어야 한다"라는 강박이 없고, 그렇게 될 생각도 없지요. 회사란 일하면서 월급을 받는 조직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MZ 세대의 생각입니다. 이를 사회성 부족으로 치부하는 것은, 기성세대의 시각이고, 일종의 프레임 설정이라는 게 책에서 말하는 내용입니다. MZ에게도, 워라벨을 중시하는 사람들이 있고, N잡러를 표방하며 재산 축적에 올인하는 사람들도 있으니까요. 신세대를 한 줄로 표현해서 하기에는 너무 복잡 다양합니다.

요즘은 어느 기업이나 구독 서비스를 최전선에 내세워 승부를 겁니다. 구독이란 것은 늘 본래 읽을거리(신문, 잡지, 책)에만 국한되던 것이, 요즘은 유튜브 같은 매체에서부터 온갖 유무형의 서비스로 확대되었으며, 세상의 온갖 것들을 다 구독/좋아요 하는 세상입니다. 그런데 소비자들도 이제 어느 정도 구독 경제의 맛을 본지라, 이제부터는 필요한 것, 쓸모 있는 것만 구독하려는 경향을 보입니다. 이거 참 신기한 맛이라고 생각하는 단계를 지나서, 내 입에 맞는지를 따져 본다는 것이죠. 물론 가격적인 측면도 고려됩니다. 구독 경제가 널리 활성화되었지만, 각 서비스만의 차별성이 없어지고 있어, 조만간 거품이 빠지면서, 경쟁력이 없는 구독 서비스 회사는 사라질 것이라고 합니다. 매월 조금씩 빠져나가는 실제로는 별로 사용도 안 하는 구독 서비스의 비용을 낭비라고 인지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심지어 일부 광고를 용인하면서 무료로 시청할 수 있는 FAST 서비스가 확산 중에 있지요. 한때 유행했던 가성비와 가심비를 넘어 시성비(시간=가격과 성능을 비교하는, 시간이 가격이다)를 따지고 있는 거 같습니다. 비용과 효용 사이에서 선택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많은 인맥, 휴대폰 주소록에 얼마나 많은 이들의 연락처가 저장되었는지를 자랑하기도 하였으나, 지금은 인맥의 양보다 질을 따지는 시대가 되고 있습니다. 연락도 잘 안 하는 사람의 전화번호가 무슨 소용이냐는 것이죠. 정말 필요할 때 도움을 주고, 연락을 취하는 친구 한두 명만 있어도 충분하다는 생각이 퍼지고 있으며, 그래서 그들과 연락을 취하는 방식도 개방형 소통이 아닌 폐쇄형 소통의 형태도 등장하고 있습니다.

영 트로라는 단어로 신복고 주의가 등장했는데,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유행은 돌고 도는 것입니다. 오히려 요즘의 신세대들은 과거 고도성장기 시대의 유산을 그리워하는 경향이 나오는데, 정말로 예전을 그리워하는 것인지는 책에서 자세하기 분석하고 있습니다.

트렌드라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도 많고,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는 없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트렌드에 영향을 많은 업종, 새로운 아이템을 찾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확인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기회와 위기를 예측할 수 있을 테니까요. 지금 유행을 알고 싶다면 이 책은 쏠쏠한 재미와 정보를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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