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의 쓸모 - 귀하지만 쓸모없는, 쓸모없어도 중요한 유용하고 재미있고 위험한 금속의 세계사
표트르 발치트 지음, 빅토리야 스테블레바 그림, 기도현 옮김, 김경숙 감수 / 북멘토(도서출판)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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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은 우리 생활 주변에 항상 존재하고 있고, 목재, 플라스틱과 더불어 그 쓰임새가 워낙 많은 물질이지만 생각보다 일반인들에게는 좀 생소한 아니 엄격하게 말하자면 정확하게 그 물질의 출처와 생산과정을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금속인 철의 경우 Posco 같은 회사에서 철광석(자연상태의 철이 많이 함유된 원석)과 기타 다른 혼합물을 용광로에 넣고 높은 온도로 가열하면 액체 상태의 철이 나오는데 적당히 식히고, 모양을 잡아서 사용한다는 정도.... 금속에 관해서는 용광로, 대장간 뭐 이 정도가 사실 일반인들이 알고 있는 전부라고 할까?

사실 일반인들이 금속의 원재료를 직접 접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철광석을 만지거나 볼일이 없을 뿐만 아니라 다른 금속도 금속 원상태의 덩어리를 직접 접하는 경우는 없다고 본다. 물론 관련 업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예외로 하고, 일반인들이 가장 쉽게 직접적으로 접하는 금속은 주방기구(냄비, 프라이팬, 금속 식기류)이거나 역설적으로 귀금속류(금반지, 은목걸이)가 아닐까 싶다. 건설 현장에서 사용되는 철근이나 H 빔이 그나마 가공이 최소로 된 순수한 형태의 금속을 보는 경우일 것으로 보인다.

역사 시간에 배웠듯이 인류의 역사는 글자와 기록의 유무에 따라 선사시대와 그 이후로 나뉘고, 인류가 사용하는 도구의 재료에 따라 석기(구석기, 신석기) 시대, 청동기 시대, 철기 시대로 나뉘는데, 지금은 무슨 시대일까? 아직 철기시대라고 본다... 철기를 대체하는 금속이나 물질이 발견되거나 널리 사용되지 않고 있다. 혹자는 플라스틱의 시대라고 할 수 있다고 하겠으나, 아직 산업현장, 건축현장, 각종 이동 수단, 무기류 등에서 철을 대체하기에는 플라스틱의 사용은 아주 제한적이다. 이는 철이 가지는 특징 중의 하나인 강성, 연성 등이 아직 다른 물질을 압도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본다.

각설하고 이 책은 이러한 금속의 발견에서부터 정제, 가공하는 과정을 이야기하고 있으며, 역사적인 관점과 산업적인 관점, 학문적인 관점에서 금속에 대하여 이야기를 풀고 있다. 역사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다면 금속을 잘 다루는 민족이나 문명이 타 문명을 압도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 과정에 금속에 관련된 기술은 철저하게 비밀로 다루는 경우가 많았다. 책의 전반부는 이러한 금속이 인류사에 넘어오게 된 과정을 설명하고 있으며, 상당 부분 역사적인 배경과 그의 영향에 대하 설명이다. 금속을 다루는 것은 역사와 연관하여 보면 당시의 시대상과 기술력 등이 총집합된 결정체였다.

책의 중반부는 금속의 산업적 상업적 측면을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며 알게 된 것 중의 하나가 지금의 금속의 가치와 고대, 중세의 금속의 가치는 달랐다는 것이다. 금속을 획득하는 과정과 비용에서 차이가 많다 보니, 19세기(심지어 아주 오래전 중세 시대도 아님) 황금보다 알루미늄(우리가 알고 있는 냄비의 재료나, 유리창 섀시의 재료로 쓰는 그것)이 훨씬 더 비쌌고, 알루미늄 덩어리를 고가의 선물로 주는 경도 있었다고 한다. 철보다 가볍고 튼튼한 경금속! 그러다가 19세기 말 대량생산의 기술이 보급되면서 알루미늄의 가치는 지금의 수준으로 내려오게 된다. 금을 버리고, 알루미늄에 투자한 사람들은 거지가 되었다는 전설이....

그리고 새로운 금속들은 대부분 방사능과 관련된 물질인데, 20세기 초반에 대량 발견되었고, 방사능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순간적으로 얻어지지만 소멸되는 것이 대부분이라고 한다. 자연계 상태에서는 거의 존재하지 않는 실험실에서만 존재하는 금속도 상당수라고 한다.

중국이 요즘 수출을 규제하겠다는 희토류.... 중국 땅에서만 나는 특별한 금속이 아니라, 지구상의 대부분 지역에 골고루 분포하지만, 특정지역에 그 함량이 높은 수준이라서 상업적인 가치가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산천에 희토류가 널려있을 것이다. 다만 토양이나 암석에서 특정 물질을 추출하는 비용이 현재의 가치보다 더 크니 개발이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다... 마치 땅속에서 세일가스를 추출해서 원유를 뽑아내는 기술은 이미 수십 년 전에 개발되었지만, 추출 비용이 원유의 시장가격보다 훨씬 높아서 그동안은 개발이 진행되지 않고 있다가, 근래에 들어와서 고유가와 기술의 발달로 인해 생산 비용이 감소하면서 비로소 본격적인 개발이 진행되고 있는 것과 같은 상황이다.

책의 후반부는 우리의 실생활에서 금속의 쓰임새와 그에 따른 여러 가지 지식과 정보를 알려준다. 순수한 철은 녹슬지 않지만, 99.99999%의 순도의 금속을 얻어내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고, 각 금속마다 함유되는 불순물의 종류와 양에 의하여 금속의 성질이 바뀐다는 것을 설명하고 있다.

이처럼 금속은 우리의 일상에 늘 함께하지만 공기만큼이나 별다르게 생각을 해보지 않은 경우가 많다. 이 책은 그러한 금속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내고 알기 쉽게 설명하는 책이며, 복잡한 화학, 수학공식은 전혀 없고, 간단한 그림들이 이해하기 쉽게 도와준다.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과학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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