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속 과학 - 과학의 시선으로 주거공간을 해부하다
김홍재 지음 / 어바웃어북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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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공화국... 대한민국의 주택에 관한 가장 직설적인 표현을 할 때 자주 등장하는 단어다... 부동산 문제로 전국이 들썩들썩할 때 항상 등장하는 표현이 어느 지역의 아파트 가격이 얼마나 상승/하락했다는 것이다. 대한민국의 여러 종류의 집(주택)이 있지만 항상 전면에 등장하는 것은 아파트에 대한 이야기다. 인구의 절반 이상이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으니 사실상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주택은 아파트라고 말해도 무방할 정도다.

이런 아파트를 과학적으로 접근한 책이 나온 거 같다. 그동안 아파트는 똘똘한 한 채를 사라는 둥, 무조건 수도권 강남을 사라는 둥 교통이 편리하고, 마트가 가까우며, 평지, 대단지, 초품아를 사라는 둥, 대부분 부동산 투자(어떤 아파트를 사면 돈을 번다)에 관한 책 들만 많이 있었다. 그리고 건축 분야 쪽에 관련된 전문 서적들이었는데, 아파트를 과학의 시선으로 다양한 각도로 조명한 책이 나온 거 같다.

책은 분양면적, 전용면적, 서비스 면적, 아파트 분양광고에 등장하는 복잡하지만 간단하게 내용부터 설명하고, 이른바 국평(국민주택규모평형: 전용면적 84m2=약 34평형)의 기원부터 설명하고 있다. 다른 신문기사나 뉴스에서 국평명의 유래에서 대하여 간단하게 언급한 것은 봤으나, 정확한 유래를 알게 된 것은 처음이다. 그리고 생활패턴, 가구 구성원 수 등의 변동에 따른 아파트 구조의 변화, 아파트의 동서남북 방향에 따른 차이점, 일조와 조망, 단열 특히 유리창(새시)에 대한 일반인들이 궁금해하는 정보, 개념들이 1장에 잔뜩 들어 있다.

2장은 아파트 자체, 객체에 대한 이야기다. 통상적인 아파트의 건설 방식부터, 건설 기간, 아파트의 구조, 열공학, 철근콘크리트, 엘리베이터 등 실물 아파트의 하드웨어적인 설명들이다. 요즘 방송에서 자주 거론되는 층간 소음, 부실공사 등 구조적인 정보들로 가득하다. 라멘구조, 벽식구조, 무량판구조... 한 번씩은 들어 본 것 같은 정보들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으며, 외국에서 100년 간다는 콘크리트 구조물이 우리나라에서는 30년도 안되어서 재건축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를 알 수 있다.

3장은 아파트를 구성하고 있는 소프트웨어에 대한 이야기다. 예전과 다르게 아파트 1개의 단지가 큰 동네로 대변될 만큼의 인구수가 존재한다. 그런데, 공동주택의 구조적인 문제이면서, 현대인의 문제인 여러가지 공동체 문화와 개인주의가 충돌하는 상황이 벌어지는 데, 이러한 현상이 발생하는 원인과, 실태, 해결책 등을 제시하고 있다. 단순히 비싼 아파트가 아닌 좋은 아파트가 되기 위한 여러가지 조건과 관리, 운영의 노하우 등을 소개하고 있다.

나도 아파트 형태의 주거시설에 살고 있는 게 어느덧 30년이 넘은 거 같다. 인생의 절반 이상을 공동주택에서 살고 있지만 공동주택 그 자체에 대한 고찰은 별로 가져본 적이 없다. 아파트는 원래 그런 거 아닌가 싶지만, 그 이면을 살펴보면 재미있는, 좀 슬프기도 한 많은 것들이 있다. 이 책은 아파트 자체에 대한 공학적인 시선에서 다양한 이야기를 펼치고 있으며 그 자체로도 재미있는 이야기 거리들로 가득하다.

아파트에 살고 있거나, 살아야 하거나, 아파트라는 것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한 번쯤 읽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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