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를 알면 보이는 것들 - 공간은 인간의 운명을 어떻게 결정짓는가
정은혜 지음 / 보누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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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학은 크게 자연지리학과 인문지리학으로 나뉜다고 한다. 이 책은 정은혜 교수가 지은 인문지리학 책이다. 이 책은 공간과 인간의 관계를 다양한 관점에서 탐구하고, 지리적 사고법을 통해 세상을 새롭게 바라보는 방법을 제시하는데 여섯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 지리를 알면 보이는 장소: 장소란 단순히 위치를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삶과 정체성에 영향을 미치는 의미와 가치가 담긴 공간이다. 장소에 대한 지리적 호기심을 갖고, 장소가 보여주는 자화상을 읽어본다. 많은 건물과 사진이 컬러로 나오며, (특히 우리에게 익숙한 장소들이 많이 나옴) 장소가 보여주는 과거와 근대, 현재의 모습을 투영하여 보여준다.

2장 지리를 알면 보이는 세계: 세계란 단순히 땅덩어리의 집합이 아니라, 공간적 관계와 상호작용에 의해 형성되는 역사와 문화의 집합이다. 세계의 역사를 지리적으로 되돌아보고, 세계가 서로 가까워지고 멀어지는 과정을 말하고 있다. 역사적으로 어찌보면 선사시대에도 그러했겠지만, 공간과 공간이 만나서 역사가 이루어지고, 교류가 발생하며, 문명/문화가 발달하고, 때로는 충돌로 인해 전쟁도 일어났다. 지리와 세계사의 연관성을 풀어내고 있다.

3장 지리를 알면 보이는 경관: 경관이란 단순히 눈에 보이는 풍경이 아니라, 특정 의미와 신념을 전달하는 텍스트이다. 경관을 통해 특정 시대와 문화의 가치관을 파악하고, 경관에 새겨진 의미를 해석하고 있다. 흔히 자연경관이 좋다,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도시의 전경이 아름답다고 하는 등의 경관은 단순하게 그냥 저절로 무작위적으로 탄생하게 된 것이 아니라 공간안에 살고 있는 사람들로 이해관계로 인하여 특색을 가지게 되었고, 종종 위정자들이 목적의식을 가지고 경관을 인위적으로 조정하고자 하였는데, 그러한 많은 예를 사진과 함께 보여주고 있다.

4장 지리를 알면 보이는 경제: 경제란 단순히 돈과 물건의 교환이 아니라, 공간적 위치와 입지에 따라 결정되는 활동이다. 세계의 빈부 격차를 지리적으로 이해하고, 입지의 원리와 집적경제의 효과에 대하여 설명하고 있다. 대한민국은 지정학적, 지리학적인 위치로 인해 많은 수난을 당하기도 하였지만, 한국전쟁이후 고도 압축성장을 하면서 서울 수도권의 입지가 더욱 확고해졌다. 전세계적으로 대도시를 가지고 있는 나라들이 경제적으로 풍요해지게 되었으며, 중세이후로 대항해 시대를 거치며 도시의 입지가 물자의 교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더욱 커지게 되며, 교역의 용이성, 즉 물자의 생산과 유통에서 유리한 입지를 가진 도시들이 더욱 더 번성하게된 현상을 설명하고 있다.

5장 지리를 알면 보이는 도시 및 도시화: 도시란 단순히 인구가 밀집한 곳이 아니라, 인간의 삶과 문화가 집중되고 변화하는 공간이다. 도시의 기원과 역사를 추적하고, 도시화가 인간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하고 있는데, 결국 문명의 발달은 인구와 물자의 집적도를 높이고, 도시화를 가속화할 수 밖에 없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도시화의 척도가 문화의 척도로 비견된다.

6장 지리를 알면 보이는 도시구조와 디자인: 도시구조란 단순히 건물과 도로의 배치가 아니라, 도시의 기능과 특성을 반영하는 형태이다. 도시가 땅을 대하는 법과 도시 속의 군집과 분리 현상을 분석하고, 도시디자인과 전통의 진화를 설명하고 있다. 인류가 멸망하지 않는한 언젠가는 모든 지역은 도시화의 과정을 거치게 되며, 이미 전세계인구의 절반이상이 도시에 생활하고 있다. 이러한 도시화는 우리나라 수도권 집중화가 대표적인데, 고밀도 집적화는 여러 문제를 야기하게되었고, 이른바 종주화로 표현되는 개도국의 경우, 우리나라 처럼 제1도시와 제2도시의 차이가 심하게 발생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거의 모든 종류의 자원(인적, 물적)의 집중화로 인하여 상대적 자원부족이 심해져, 도시 계층민간의 갈등이 심해질수 밖에 없다. 근래에는 이러한 상황에 반하는 탈도시화 현상도 나타나고 있으며 이를 해결하려는 다양한 시도가 진행중이다.

책의 장점은 저자가 전문적인 지식과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쉽고 재미있게 지리의 원리와 현상을 설명한다는 것이다. 책에는 사진과 그림, 지도 등이 많이 수록되어 있어서, 책의 내용을 더욱 생생하고 풍부하게 보여주고 있다. 일반독자들이 잘 알지 못했던 내용들, 역사적으로, 지리적으로 그러한 사건의 배경과 영향들을 잘 보여주고 있다.

책의 단점은 일부 장에서는 주제가 너무 광범위하거나 복잡하게 다루어져서, 독자가 따라가기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이 책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대학교 교양수업의 인문지리학 개론으로 보여질만큼의 광범위한 내용을 다루고 있어, 비전문가들에게는 좀 두서없이 난해한 책으로 보여질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관심이 있는 사람에게는 재미있는 책이겠으나, 그렇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재미없는 교과서처럼 보일 수 있다.

앞서 말했듯이 지리는 우리의 삶과 역사에 깊은 영향을 미치는 학문이며, "지리를 알면 보이는 것들은 많다"라는 주제를 가지고 인문지리학적 관점에서 지적호기심을 채우는 책이다. 세상을 지리학적 관점에서 보면, 경제적인, 역사적인, 환경적인 사항들이 이해하기가 슆다. 이 책은 지리에 대해 배우고 싶은 사람들에게 유익하고 재미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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