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모방한 30가지 동물 이야기

자연은 언제나 인간을 앞선다 - 처음 만나는 생체모방의 세계
패트릭 아리 지음, 김주희 옮김 / 시공사 / 2023년 4월

자연은 언제나 인간을 앞선다는 패트릭 아리가 쓴 생체모방에 관한 책이다. 생체모방(생태모방이라고도 함)이란 자연의 현상이나 구조, 기능을 모방하여 인간의 문제를 해결하는 과학과 기술의 분야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자연의 놀라운 창의력과 지혜를 다양한 예시와 사례를 통해 소개하고, 그것들이 어떻게 인간의 삶과 사회에 영감을 주고 혁신을 이끌어내는지 설명한다.

저자는 이러한 생체모방의 사례들을 재미있고 흥미롭게 풀어내면서, 자연은 언제나 인간을 앞서고 있으며, 인간은 자연으로부터 배울 것이 많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 책은 생체모방에 대해 처음 접하는 독자들에게도 쉽고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으므로, 자연과 과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 추천할 만하다. 가끔 살다가 보면 도대체 이러한 물건들은 어떤 계기로 만들어 졌을까? 누가 이런 기발한 아이디어를 내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때가 있다. 종종 신문의 과학란 등에 등장하는 동, 식물들의 비밀들에서 힌트를 얻어서 발명해낸 제품, 물잘들에 대한 이야기의 집합적으로 설명한 책이라고 보면된다. 겨우 30가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예를 들어, 나비의 날개에 있는 미세한 구조가 빛을 반사하여 다채로운 색상을 만들어내는 원리를 이용하여 화장품이나 의류에 적용할 수 있다. 또한, 개미나 같은 작은 곤충들이 어떻게 효율적으로 음식을 찾고 공유하는지 배우면, 인간의 교통체계나 물류시스템을 개선할 수 있다. 혹등고래의 앞지느러미의 구조를 보고 풍력발전기의 날개를 개선하고, 흰개미집의 구조를 모방하여 건축뮬 환기시스템을 만들거나, 지중해담치(흔히 진주담치, 홍합으로 불리는 조개)를 연구하여 인체용 접착제를 만드는 것이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수많은 작은 생명체에서 거대한 고래에 이르기까지 이 책은 생체모방의 역사와 원리, 그리고 현재와 미래의 다양한 사례들을 소개하면서, 자연은 어떻게 인간보 더 효율적이고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살아가는지를 보여준다.

이 책의 좋은점은 저자가 자신의 경험과 관찰을 바탕으로 쉽고 재미있게 생체모방의 세계를 설명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야생동물 다큐멘터리 제작자이자 진행자로서 세계 곳곳의 자연을 탐험하고 촬영해왔다(BBC에서 주로 활동한 것으로 보임). 그래서 그는 자연의 놀라운 현상과 해법을 직접 목격하고 체험한 바가 많이 있는것 같다. ( 바다속에서 상어를 관찰하고 촬영한 사람이 얼마나 있겠는가? ) 이 책에서 그는 그러한 경험을 공유하면서, 독자들에게 생체모방의 가능성과 필요성을 강조한다.

그런데, 이러한 내용을 너무 어렵게 설명하기 시작하면 금방 흥미가 떨어지기 마련이다(과학관련 책들에게서 흔하게 볼수 있는 거부감). 물리법칙과 화학공식, 복잡한 방정식으로 구조와 작동원리를 설명하고 있지 않다. 저자는 생체모방의 원리와 과정을 간단하게 요약하거나 비유하면서 넘어가기 때문에, 어찌 보면 단점일 수도 있지만 전공자들이나 필요한 내용을 과유불급식으로 설명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되며, 과학적인 배경지식이 부족한 독자들도 비교적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생체모방이 자연에 미치는 영향이나 경제적, 법률적, 윤리적인 문제 등에 대한 언급은 없다.(요즘 어느 분야에서나 ESG가 적용되는 세상이지만) 개발지향적 방식으로 보일 수있고, 과학적인 차원에서 팩트의 전달에 치중하고 문제해결, 발명, 발견, 개선에 더 방점을 두고 있다.

결론적으로 이 책은 생체모방에 대한 기본적인 소개와 흥미로운 사례들로 독자들에게 자연은 위대함과 무궁무진함을 알려주는 책이다. 이책으로 더 많은 아이디어를 얻고, 나아가 우리주위에 늘 존재하는 생물체(작은 곤충에서, 커다라난 코끼리 까지 다양하다)에서 영감을 얻어 당면한 문제를 해결할 힌트를 얻는다면 그것 만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된다. 책의 원제목은 "30 animals that made us smarter"로 보이는데, 서양식으로 메우 직관적인반면, 국내 번역판은 "자연은 언제나 인간을 앞선다"로 해서 보다 포괄적인 의미를 부여했다. 우리말 제목처럼 자연은 언제나 인간보다 앞서 그들의 문제를 해결해왔고, 단지 지금의 인류가 그것을 깨닿고 따라하기 시작한 것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