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러 오브 아트 - 80점의 명화로 보는 색의 미술사
클로이 애슈비 지음, 김하니 옮김 / 아르카디아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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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직역하자면 예술의 색깔? 이라고 해야 하나 서양의 미술사를 색깔을 중심으로 쓴 책이다.

미술도 잘 모르는데, 미술사라니 좀 걱정을 많이 했는데, 책을 받아보고 내용을 보니 그렇게 어렵지 않은 책이었다. 미술사도 역사의 일부인지라 우리가 학창시절에 배운 내용도 있고, TV 교양프로그램에서 많이 본 그림들도 종종 등장한다. 선사시대부터 현재까지 대표적인 작품이 선정되었고, 올컬러의 사진으로 된 명화들을 보는것 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겠다. 명화들이 수록된 그림책들은 종종 등장하는데, 설명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색깔을 수많은 작품 중에 과연 어떤 기준으로 선택했을까. 매력적이고 때로는 과감한 색채를 보여준 명화로 선정했다는데 그걸 보는 것만으로 충분히 행복한 시간이 되어준 책이다. 자연에서 맞이하는 수많은 색을 인공적으로 그림으로 옮기고자 하는 노력은 선사시대부터 있었다고 한다. 색깔의 구현은 역사이 발전과 함께 이루어 졌다.

 

선사시대의 벽화에서도 부분적이지만 여러가지 색깔이 등장하는데, 그 대부분은 천연광물 그중에서 흙에서 많이 가져온것으로 보인다. 특정한 색깔을 가진 토양을 묽에 녹여서 그림을 그렸을 것이다. 하지만 고대의 벽화에서는 여러 가지 색을 쓰는것이 어려웠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집트 문명의 경우 파란색을 기원전 1350년경 이집트 벽화에서 쓰였다고 하니 이집트 문명의 수준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이 이집트의 파란색, 즉 이집션블루를 유럽에서 다시 만들어내기에는 천년도 넘은 시간이 흘러서였다고 한다. 아프가니스탄의 한 채석장에서만 구할 수 있는 보석을 갈아 파란색인 울트라마린을 만들었다고 하는데 보석을 갈아서 만든 색이다 보니 당시의 금보다 그 가격이 비쌌고, 아주 고귀한 색으로 여겨져 종교적으로 고귀한 신분을 상징하는 색이 되었다. 심지어 작화시에 계약된 분량만큼만 사용하는 별도의 계약을 맺었다고 한다.

중세시대에는 보라색이 매우 귀했다고 한다, 보라색을 인위적으로 만들어내기에는 상당히 많은 비용이 들었고, 보라색은 귀족의 색, 왕실의 색으로 여겨졌다. 당대의 거장이라고 하더라고 마음대로 색을 내기 어려웠을만큼 특정한 색의 안료의 가격은 매우 비쌌다.

 

이런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은 18세기에 화학기술의 발달로 인해 합성안료가 등장하면서 보다 대중적으로 물감을 사용하게 되었고, 이러한 풍부한 색깔의 사용은 당시 인상주의 화가들에 의하여 화려한 그림으로 많이 수많은 명작들이 탄생하는 계기가 되었다. ART를 예술, 미술로 해석할 수 있지만 기술로도 번역이 가능하다. 기술의 발달, 과학의 발달이 예술의 발달을 촉진시키는 계기가 되었고, 산업혁명 이후 대량생산되기 시작한 각종 미술 재료들은 그림을 그리는 것이 보다 널리 대중화 되는 밑거름이 되었다. (사실 지금도 미대생들에게 물어보면 비싼 물감은 아직도 부담스럽다고 한다.)

 

이처럼 이책은 특정 작품에서 쓰여진 색의 의미에 그치지 않고, 당시의 시대상을 반영하여 안료, 도구, 색에 대한 인식, 심리학, 화학 등도 함께 설명하고 있다. 예를 들면 우리가 알고 있는 만유인력의 과학자 뉴턴도 스펙트럼을 통해 빛과 색에 대한 견해를 발표했었고, 이후 빛과 색에 대한 많은 이론과 실증들이 이어졌다. 중세시대의 많은 서양화가들 중에 병으로 작품활동을 빨리 마감하는 경우도 있었는데, 대부분 유독성 안료와 연관이 깊다고 한다. 이른바 중금속 중독으로 인해, 그림을 그리다가 불치병을 얻게 되고, 당시의 과학(의학)기술로는 원인을 파악할 방법이 없으니, 여러 다른 억측속에 생을 마감했을 것으로 본다. 그들은 몰랐지만 유해 중금속과 함께 목숨걸고 그림을 그린 것이다.

 

근대에 와서는 인상깊었던 것이, 독일 히틀러에 관한 이야기다. 널리 알려졌다시피, 히틀러는 미대 지망생이었고, 나름 그림에 조예가 깊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그가 독일의 정권을 잡고서는 미술 그림들도 정치적으로 이용되었다. 1933년 집권을 하자마나 미술 자체를 공격의 대상으로 잡고 당시이 표현주의 작품들을 이른바 퇴폐적인 "반나치"적인 작품으로 몰아, 수많은 작품들이 조롱거리로 전락했고, 일부는 불태워져 영원히 소실되었다고 한다. 히틀러는 예술을 사랑한 독재자로 알려졌으나, 싫어하는 것에 대하여서는 정말로 확실한 조치를 취했다.

 

근대/현대에 와서는 미술에 대한 다양한 시도들이 등장했고 단순히 캔버스에 그림을 그리는 것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방법으로 그림을 그리고, 행위예술, 대중을 위한 팝아트까지 등장했으며, 단색화로 표현되는 미니멀리즘, 고정관념 부수기등 새로운 시도들은 지금 이순간에도 계속되고 있다. 전통적으로 붓을 가지고 그리는 그림에서, 손으로 그리고, 다양한 도구를 사용하고, 심지어 펜만으로 그림을 그리는 것도 작품으로 인정받고 있다.

 

색과 미술의 발달을 심각하지 않고, 가볍게 읽고 싶다면 추천하고 싶다. 색의 발달사에 대한 지식과 함께 눈호강도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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