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지, 새들의 안부를 묻다 - 교하들판 새들의 이야기
황헌만 지음 / 소동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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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계절의 변화에 맞춰서 봄부터 겨울까지의 풍경과 생명들을 담고 있다. 제목에서 알수 있듯이 습지의 사진 기록이다. 카메라에 담은 공릉천 하류, 교하강(한강과 임진강이 만나서 서해로 흘러들어가는 기수역이 포함된 ) 먹이가 풍부하여 새들이 많이 찾고 있으며, 수많은 천연기념물과 생명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책에는 15년간의 기록이 함축되어 있다고 한다.

람사르협약이라는 말을 들어본적이 있을 것이다. 갯벌과 함께 습지는 철새를 국제적 생물자원으로 규정, 가입국의 습지를 보호하여 물새를 적극적으로 보호하는 국제 협약이다. 우리나라도 창녕 우포늪, 순천만 보성 갯벌 등이 대표적인 지역이며, 교하습지의 경우 이에 버금가는 수많은 생물 종들이 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람들이 거주하기에는 이런 지역들이 매우 불편하다, 역설적으로 이러한 습지, 갯벌 들이 연근해안 해양생물과 바다와 육지를 아우르면 생활하는 길짐승과 날짐승의 좋은 터전이 되었다. 교하습지는 람사르의 협약상의 보호지역에는 해당되지는 않지만 그에 못지 않은 많은 생물의 다양성을 보여주고 있다.

교하라는 말뜻이 하천이 교류한다는 뜻으로, 한강과 임진강이 만나는 지점이라는 뜻이며, 국사시간에 삼국시대에 항상 등장하는 교통의 요충지이자 비옥한 토지이며 한강하류지역을 차지하기위해서 삼국이 번성할 당시에는 항상 등장하는 지역이다.

민통선과 인접한 지역이라 비교적 개발이 제한적으로 이루어 지고 있지만, 도시가 팽창하면서 이곳도 개발의 바람이 부는 것으로 보인다. 책에 등장하는 많으 사진들 중에 특히 맘에 드는 사진이 써레질에 등장하는 사람과 새들의 공생이다. 논농사에 모내기에 앞서 논을 갈아엎고 물논의 흙높이를 평평하게 만드는 과정이다. 예전에는 소가 하는 것을 지금은 농기계가 대신한다. 논을 갈아 엎으니 논속에 사는 곤충들이나 수중 생물들이 지면으로 나오게 되고, 이때를 놓치지 않고 백로를 비롯한 물새들은 손쉽게 먹이 채집을 하고 있는 장면이다. 인간과 동물들의 공조(?)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장면이다. 이 새들은 사람들의 농사를 방해하지 않으며, 자신들의 삶을 이어나가고 있는데 공존을 모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다. 어찌보면 새들이 인간이 주는 혜택을 아주 잘 이용하는 것이다.

​책에는 제목처럼 주로 새들을 중점으로 전통적인 논농사의 계절풍경을 배경삼아 새들위주의 사진과, 고라니 삵, 오소리 같은 길짐승의 사진도 종종 등장한다. 농사가 끝난 겨울 들판은 겨울철새 대표적으로 독수리(우리나라의 독수리는 사냥을 하는 Eagle이 아닌 사체를 먹는 Vulture 에 해당된다고 한다), 두루미의 사진들로 책의 마지막을 장식하고 있다. 

작가가 15년이 넘는 세월동안 지역을 담으며 말하고자 했던 것은 단순이 자연의 아름다움을 알리는 것뿐만 아니라 자연과 인간의 공존을 말하고자 하는 것이다. 인구의 증가와 산업의 발달로 인하여 도시의 인근 지역의 개발을 완전히 차단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 그렇다면 자연과 산업이 공존하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본다. 인간은 자연에 개입하면 안된다는 원칙을 적용하면, 겨울철에 먹이부족으로 굶어죽는 겨울 철새들을 그대로 방치해야 할 것이다. 그러면 겨울철새의 수가 계속 적으로 줄어 들게 될것인데 이것이 과연 최선의 선택일까? 아니면 인간의 적극적이 개입으로 먹이를 인위적으로 공급하여 개체수를 늘리고 유지하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인지, 논란의 여지가 많다.

난 어느 것이 옳고 그르다를 떠나서 살릴수 있는 생명을 방치하는 것은 잘못되었다고 본다. 콘크리트로 대표되는 개발은 무조건적으로 나쁘다면 관개시설도 철거하고, 아스팔트, 콘크리트 도로도 모두 해체하여 조선시대로 돌아간다면 모두가 행복한 아름다운 자연보존이라고 할수 있을까? 그로인한 인간의 피해는 어떻게 해야할까? 이것도 아니라고 본다, 새로운 세상에는 새로운 균형이 필요하다고 보며, 인간도 자연도 모두 조금씩 양보하면서 공존을 모색하는 것이 작가와 우리가 원하는 길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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