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 위의 세계사 - 한 장으로 압축된 인류의 역사 EBS CLASS ⓔ
김종근 지음 / EBS BOOKS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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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야 구글어스를 비롯하여, 자동차용 네비게이션 등 지도(Map)서비스가 거의 무료로 잘 이루어 지고 있지만, 불과 얼마전 만 하더라도, 인터넷이 널리 보급되기전에는 특정 지명의 실제적인 위치를 찾기위해서는 커다란 지도책을 펼쳐보는 것이 당연시 되곤 했다. 내가 회사생활을 하면서 거래처의 영문주소를 가지고 실질적인 위치를 찾기위해서 A2 크기의 지도책(흔히 아틀라스; Atlas 라고 표현했다)을 펴고 지도책 뒤편의 색인을 찾고 거기에 나와 있는 위도, 경도를 찾아 해당 페이지에서 깨알 같은 주소를 찾고는 했다. 그리고 그곳에서 가장 가까운 공항, 항구, 대도시 등을 찾아서 도착할 방법을 찾아 내곤 했다.

그런데, 지금은 인터넷 지도 서비스에 들어가 검색창에 입력만 하면 순식간에 정확한 위치를 보여주고, 여러가지 조건을 입력하면 원하는 결과물을 손쉽게 보여준다.

그런데 고대인들은 과연 잘 알지도 못하고, 가본적도 없는 곳을 어떻게 찾아갈 수 있었을까? 정확히 말하자면 자기가 지내고 있는 지역이 아닌 다른 지역들은 어떻게 인식하고, 표현하고, 타인에게 설명을 했을까 하는 물음에 대한 답이 이 책에 나온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를 정확한 구 형태의 행성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그에 맞게 공간을 평면으로 옮기게 된것은 불과 5-600년도 안되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지금도 일부 사람들이 믿고 있는 지구 평면설을 근거로 (어찌보면 고대인의 입장에서는 중력의 개념이 없었을 터이니 둥근 구형의 지구를 생각 할 수 없었던 게 당연 할지도 모른다. ) 그에 맞는 원시적인 지도를 정확한 측량의 없이, 주관적인 지식과 주위의 인식을 근거로 해서 지도, 어찌보면 이세계를 이루고 있는 개념도를 만들어 냈을 것이다. 지금으로 봐서는 너무 어처구니 없는 지도(개념도)이지만 그 시대의 세계관을 유추하기에 충분하다.

지도는 당시의 과학기술(지리학, 항해술)의 척도를 보여주기도 하지만, 당시의 시대상, 종교관, 세계관을 보여준다고 한다. 종교가 인간사의 큰 부분을 차지할때는 해당 종교에 입각하여 세계관를 가졌고, 그 세계관에서 벗어나지 않는 지도를 만들어 왔다...물론 현실과 다르더라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러던 것이 이른바 대항해 시대와 식민지 개쳑시대가 도래하자 장거리 항해, 여정에 필요한 보다 정확하고 정밀한 지도가 요구되었고, 늘 그러하듯이 인간은 필요에 의하여 그 해답을 만들어 내었다. 지도 작성이 경제적으로 이득이 되자 지도 편찬, 인쇄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게 되었다. 이 당시는 지도가 매우 고급스러웠고, 부의 상징이었다. 정확한 지도의 작성은 실제로 해당지역을 탐험해야 하였기에 엄청난 비용이 들었고, 국가적인 지원이 요구돠었고 부자 가문이 대를 이어서 작성해야 할 만큼 역사적인 가업/사업이었다.

중세를 지나 근대에 들어서자 많은 국가들의 통치와 안보, 군사적인 목적으로 보다 정밀한 지도를 원하게 되었으며, 국가적인 차원에서 지도편찬에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정확한 지도를 가진 국가가 보다 원할한 내치와 대외적으로 강력한 군사, 경제력을 보여줄 수 있었다.

이상은 서양중심의 지도와 관련된 세계사의 흐름이었고, 우리나라에서도 지도에 관한 기록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수 있다. 국사시간에 배웠던 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가 대표적이고 김대건 신부의 조선전도, 영화와 드라마로 여러번 제작된 김정호의 대동여지도는 너무 많이 알려져 있어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다. 김대건 신부의 조선전도의 경우 종교적인 목적으로 작성되어 (천주교 신부들이 한반도에 보다 쉽고 안전하게 접근하기 위해서) 서양으로 퍼져나갔고 외국어로 번역도 되었고, 실제 19세기 구한말 서양세력이 측량을 하기 전까지는 매우 중요한 지도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이부분은 이 책을 통해서 새롭게 알게 된 내용이다.

고산자 김정호의 대동여지도는 너무 유명하지만 제작자의 생애에 대하여서는 왜곡된 내용들이 마치 사실처럼 알려져서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고 있는 같은데 일제시대에 일부 세력들이 의도적으로 조선왕조의 무능을 부각시키고, 식민지배를 합리화하기위해서 지어낸 이야기일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조선시대의 공식적인 기록 어디에도 고산자 김정호와 그의 식솔, 관련자들이 핍박을 받았다는 기록은 없다고 한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시대를 통틀어 세계관, 항해술과 조선술, 인쇄술, 국력의 집약체가 지도의 제작과 편찬이었다. 지도로 보는 세계사는 단순히 지리학에 관련된 이야기가 아니라 그 시대를 관통하는 역사의 거울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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