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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소녀 - 꿈을 따라간 이들의 이야기
벨마 월리스 지음, 김남주 옮김 / 이봄 / 2021년 12월
평점 :
절판
'새소녀'는 1993년 '두 늙은 여자'로 여러 상을 휩쓸며 어슐라 르 귄으로부터 “읽은 후에는 읽기 전보다 조금 나아진 인간이 된다”는 찬사를 받은 벨마 월리스의 두 번째 소설이다.
알래스카 원주민의 전설을 바탕으로 탄탄한 구성이 돋보이는 '새소녀'는 온갖 시련과 슬픔 속에서도 각자가 품고 있는 희망과 꿈을 따라가는 두 젊은이의 모습을 이야기하고 있다.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산다는 것은 때로는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내놓아야 하는 일이기도 하다. 개인의 선택이 무리의 생존과 연결된다면, 원하는 삶을 산다는 것이 곧 무리에서 외톨이가 된다는 것을 의미이기도 하니까.
'다구'는 사냥보다는 탐험이 좋다. 사냥보다는 탐험이 좋은 다구는 태양의 나라를 찾는 게 꿈이다. 하지만 아버지와 무리의 남자들은 생각이 다르다. 생존을 위해 전통에 따라 무리의 남자들은 사냥꾼이 되어야하고 이왕이면 전사가 되어야 한다. 다구도 예외없이. 아버지의 회유와 협박으로 인해 훌륭한 '사냥꾼'이 되기로 한 다구. 다구는 사냥에 재능이 있었지만 행복하지 않다. 영혼이 죽는 것을 느끼며 살고 있었다. 도저히 안되겠다 생각하던 다구는 이번 사냥만 끝나면 탐험을 떠나겠다고 생각하며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었다.
그때, 비명소리가 들렸다. 사냥을 나온 아버지와 무리의 모든 남자들이 치콰이족들에게 도륙을 당했다. 다구는 아버지의 죽음을 슬퍼할 틈도 없이 무자비한 치콰이족들이 마을에 남은 여자들과 아이들을 짓밟기 전에 그들을 구해야 한다. 그렇게 태양의 나라를 찾겠다던 다구는 한순간에 자신의 부족을 지키고 수호해야할 유일한 존재가 된다.
'새소녀'는 사냥이 좋았다. 무리의 다른 여성들처럼 혼인을 하여 가정을 꾸리고 임신을 하면 영혼이 죽을 것 같았다. 항상 새소녀릉 자랑스러워하던 아버지는 새소녀에게 혼인할 것을 요구했다. 그래서 도망쳤다. 혼자 충분히 살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내기 위해. 처음 얼마간은 순조로웠다. 작은 짐승을 사냥하고 작지만 아늑한 거처도 마련하고.
불행은 갑자기 다가온다 했던가. 치콰이족에게 납치된 것. 새소녀는 낯선 곳에서 치콰이족장의 노예가 된다. 온갖 굳은 일과 폭력. 새소녀는 절망끝에 깨닫는다. 자신은 아버지와 세 오빠들에게 보호받고 있었던 것임을.
새소녀와 다구. 사회적 이념에 얽메이기 보다는 자신의 꿈과 미래를 위해 떠난 젊은이들. 하지만 이들에게 결코 만만하지 않았다. 해의 땅을 보겠다던 다구는 가족을 잃어버리고, 혼자 살 수 있다던 새소녀는 적의 노예가 되었으며, 세오빠들의 처침한 모습까지 견뎌야 했다.
두 젊은이들이 성공을 이루고 행복한 결말이었으면 좋았을 것이다. 하지만 둘은 모든 것을 잃고 그들의 땅으로 돌아왔다. 앞으로 다구와 새소녀는 어떤 미래를 꿈꾸게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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