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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시원킹 실전편 - 고시원 창업 "나는 매달 44명에게 월세 받는다"
서봉기 지음 / 재재책집 / 2024년 5월
평점 :
코로나 사태 이후 물가가 가파르게 올라서 직장인이나 자영업자나 너나 할 것 없이 모두 경제적으로 삶이 팍팍해 졌다. 저금리에 정부에서 돈을 풀었으니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라 할 수 있다.
게다가 지난해 말부터 40대의 일자리가 줄어서 고용 또한 계속 감소하고 있다. 그렇지만 그들도 어떻게든 살아나가야 하지 않겠는가? 그래서 주변에 보면 적지 않은 사람들이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투잡 심지어 쓰리잡을 뛰는 소위 N잡러가 늘었다.
이 책은 블로거나 인터넷 쇼핑몰 운영, 유투버, 배달라이더나 대리운전 등 우리에게 잘 알려진 부업이 아닌 ‘매달 44명에게 월세를 받는 고시원 운영’이라는 독특한 N잡을 소개하는 책이라 눈길이 가지 않을 수 없다.
이 책의 저자는 실업자가 되고 나서 고시원을 5년째 운영하고 있는 현직 ‘원장님’이자 고시원 창업 컨설팅과 강의를 하고 있는 강사다.
무엇보다 저자의 이력에 눈길이 가는 점은, 그는 작년에만 수강생 100명 (수강료 200만원 기준 2억이다!) 이상을 배출했고, 특히 수강생 중 85% 이상이 고시원 창업에 성공했다고 한다.
저자는 첫 고시원 창업에서 뼈아픈 실패를 맛봤고, 그 이후 몸소 체득한 고시원을 성공적으로 운영하는 노하우를 이 책에 상세히 담았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걸까?
이 책은 고시원이 무엇인지, 고시원 창업을 하면 어떤 일을 하게 되는지,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어떻게 맞닿게 되는 문제들을 해결해야 하는지 등 예비 창업자에게 다양한 저자만의 노하우를 강의하듯 친절히 알려준다.
고시원 사업이 다른 부업에 비해 왜 좋을까? 저자는 이에 대해 네 가지 이유를 든다.
첫째, 출퇴근 시간이 정해져 있지 않다.
아마 이보다 좋은 부업이 있을까? 직장인은 말할 것도 없고, 아이를 둔 전업주부도 가능하다.
둘째, 오토 운영이 가능하다.
요즘은 IOT 기술이 발달하여 CCTV를 통해 실시간으로 고시원 상황을 스마트폰으로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냉난방 온도 조절, 도어락 개폐 등이 가능하여 고시원에 나가지 않고도 오토 운영을 할 수 있다.
셋째, 인건비 걱정이 없다.
앞서 설명한 IOT 기술을 활용한다면 굳이 ‘총무’를 둘 필요가 없다. 그냥 정기적으로 청소를 해주시는 ‘부원장’만 두면 된다!
넷째, 공급이 부족하다.
정부에서 각종 규제를 하고 있기 때문에 여기저기에 포진한 커피숍이나 아파트 상가건물마다 있는 스터디 카페나 독서실과는 달리, 고시원은 인터넷에서 찾아보지 않으면 잘 보이지 않는다.
그 이유는 건축법상 제3종일반주거지역 이상에서만 신축이 가능하고, 다중생활시설로 분류되어 엄격한 소방기준을 맞춰야 한다. 그래서 다른 업종과 달리 공급이 원활하지 않다.
그렇다면 고시원 창업은 장점만 있는 걸까?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고시원 운영의 단점을 몇 가지 지적해본다.
첫째, 창업비가 적지 않게 소요된다.
물론 이것은 내 개인적인 기준이다. 고시원 창업붐으로 인해 고시원에 붙는 권리금이 억대가 넘는다고 한다. 거기에다가 보증금도 수천만원에 달하고, 평당 350~400만원 드는 건축비까지 생각한다면 상당한 규모의 초기 자본이 필요하다.
둘째, 오토 운영이라고 해도 적지 않은 손품이 필요하다.
어느 업종이나 블랙 컨슈머, 소위 진상 고객이 있다. 고시원은 아무래도 경제적으로 여유롭지 못한 사람들이 많이 찾는 주거형태다. 게다가 잠을 자고 적지 않은 시간을 보내는 곳이다 보니 온도와 소음, 벌레, 누수와 곰팡이 등 다양한 불만들이 제기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이에 대해 원장이 해결하려고 해도 다소 민감하게(?) 반응하는 민감러들도 있을 수 밖에 없다.
셋째, 저자도 책 속에서 밝히고 있지만, 최대 매출액, 소위 꼭지점이 정해져 있는 사업이다.
고시원의 방 갯수가 정해져 있다 보니 아무래도 만실이 되면 더 이상의 매출은 일어나지 않는다. 그렇다고 만실이 되고 대기자가 생긴다고 해서 방가격을 함부로 올릴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넷째, 원장은 멘탈이 많이(?) 강해야 한다.
사업을 한다는 것 자체가 강한 멘탈을 요구하기도 하지만, 고시원은 이 책을 읽고 나니 더욱 그런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고시원에 빈방이 늘면 스트레스, 매달 나가는 공과금과 유지관리비 스트레스, 입실자 중 민감러와 진상 스트레스, 간간히 일어나는 사건사고들(이 책에 다양한 에피소드를 소개하고 있으니 고시원 창업을 고민 중이라면 꼭 읽어 보기를 권한다!)까지 왠만한 멘탈 소유자가 아니면 고시원 운영이 녹록치 만은 않다.
이 책이 유용했던 점은 저자가 고시원 창업을 하면서 겪었던 단계별 프로세스를 독자들이 잘 따라갈 수 있도록 소개하고 있어서다.
특히 6단계별 유의해야 하고 꼼꼼히 챙겨야 할 부분, 나에게 맞는 고시원 고르는 방법, 고시원 홍보 및 입실자 모객 팁 등 저자가 이에 대해 구체적으로 잘 설명해주고 있어서 초보 원장이나 예비 원장이라면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 같다.
그리고 나의 눈길이 갔던 내용은 저자의 2023년 수강생들이 달성한 16개 고시원의 운영표였다. 공실률도 그렇지만 월순수익과 연수익률에서 상당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물론 모든 고시원이 25~30%의 연수익률을 달성하고 있을꺼라 생각하지는 않는다. 실제 16개 고시원들 중에서 수익률이 17%에 불과한 곳도 있다. 물론 54%까지 달성하는 곳도 있기는 하다.
그렇다면 고시원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일까?
당장 유튜브에 검색해보면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잠깐 고시원에 가서 한두시간 일면서 건물주와 같이 안정적으로 수백만원의 월세를 세팅하여 웰빙(?)하고 있다는 자랑질 동영상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놀랍게도 이에 대해 저자는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라고 답변한다.
그 이유는 고시원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키우는 사업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역세권도 아니고 시설도 낡은 공실률이 높은 소위 ‘미운오리’ 고시원을 인수하여도 내가 잘 수리하고 홍보 마케팅한다면 충분히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거듭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제는 취업보다 창업이라고 한다. 나 역시 20년 넘게 직장 생활을 이어가고 있으나 이제는 그 끝이 얼마 남지 않은 것 같다. 그래서 요즘에는 N잡을 넘어 창업에 자꾸 관심이 가게 된다.
저자 또한 40대에 실업자가 되고 고시원킹이 되기까지 꽃길만 걸은 것은 아니라고 한다. 저자가 ‘고시원’이라는 독특한 분야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다름 아닌 ‘간절함’과 ‘절실함’이었다고 한다.
그가 고시원 운영을 성공적으로 하고 있고, 이제는 고시원 창업 분야 일타 강사로 거듭날 수 있었던 다름 아닌 이유는 그의 그러한 마음가짐이 아니였을까?
고시원을 운영하는 원장 중에는 연봉 1억, 100억 건물주와 똑같은 월세를 받고 있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그것도 일주일에 한두 번 나가고 2시간 남짓 일하면서 말이다. 한마디로 건물주 버금가는 꿈의 직장(?)이 아닐 수 없다.
이 책을 읽고 나니 나 또한 고시원을 운영하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 하지만 고시원을 창업할 2억의 큰 돈이 나의 수중에는 없는 게 현실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