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은 자유다 - 평범한 사람이 세계와 거래하는 법
레이첼 백 지음 / 나비의활주로 / 2026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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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요즘 무역 관련 일을 하고 있다. 그래서 다른 분야보다 무역에 관한 글이나 책을 많이 읽는 편이다. 그러니 ‘무역은 자유다’라는 책 제목에 눈길이 가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솔직히 ‘평범한 사람이 세계와 거래하는 법’이라는 부제에 더욱 끌렸다. 


책을 펼치고 처음에는 저자의 화보집인 줄 알았다. 책의 초반에 실린 사진 속 저자의 미모도 그렇지만 사진이 너무 아름다워서였다. 그리고 책장을 넘기자 프롤로그에 적힌 한 줄의 문장이 눈길을 유난히 끈다.


“일요일 오전 카페에서 내가 앉아 있다고 생각해 주면 좋겠다. 아메리카노 한 잔 시켜놓고, 편하게 들어보시길. 커피가 식기 전에 끝낼 테니까.”




저자는 한국의 작은 무역회사 직원으로 커리어를 시작하여 호주와 미국, 캐나다에서 공부하고 일하고 결국에는 캐나다에 정착한 무역인이다.


그녀는 20대에 영어를 배우려고 무역업을 시작하였고, 30대에는 미국, 호주 등 여러 나라에서 무역업 실무에 몸 담았으며, 40대에 이르러서는 그녀가 겪은 경험과 노하우를 가르치고 있다고 한다.




평범한 직장인에서 무역인으로 성공하는 저자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줄 알았다. 한국에서 호주로, 호주에서 미국으로, 그리고 미국에서 캐나다로 가는 저자의 무역 업무 관련 경험담을 늘어놓는 줄 알았다. 물론 저자의 이야기가 책의 적지 않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저자가 인터뷰한 무역으로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로 책은 시작한다.


첫 번째 소개하는 무역인은 인도네시아 발리의 ‘사롱’을 들여와 브랜드까지 성공시킨 김명진 대표의 이야기다. 훌라 댄스가 취미였던 직장인이 발리에 휴가를 가서 ‘사롱’을 보고 한국으로 수입해온다.


이미 김명진 대표가 한국으로 수입해 오기 전부터 ‘사롱’은 적지 않은 한국사람들에게 알려진 제품이다. 그런데 실제로 그 제품의 잠재력과 시장성을 보고 한국으로 수입해 온 사람은 그녀가 처음이다. 


“어쨌든 해보자!”라는 그녀의 결심이 행동으로 이어지고, 첫 주문으로 30만원 어치를 구매한 것은 정말 드라마틱하다. 특히 꽤나 괜찮은 직장을 그만두고 창업하여 ‘마히나’라는 브랜드를 만들어서 사업을 성공시키는 일은 결코 쉽지 않았을텐데…


두 번째로 소개하는 사례는 키르기스스탄으로 유학을 간 한국인 의대생이 ‘해외 차세대 바이어 발굴 사업’에 참여하면서 수동적이었던 한 유학생이 능동적인 무역인이 되어 한국 제품을 CIS 국가에 유통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먼 타지에서 의대 공부하기도 쉽지 않았을텐데, 10년 넘게 연간 50개에서 100여 개의 한국 중소기업들과 만남을 이어가며 한국의 우수한 의료기기와 제품을 키르기스스탄 현지 바이어에게 연결해주는 일을 계속하고 있는 강인평 대표의 이야기는 정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내용은 강 대표의 “지금의 무역은 거의 모든 업무를 핸드폰 하나로 처리할 수 있어요”에서 였다. 이제는 기술도 발달하여 굳이 사무실을 얻지 않고도 모바일로 무역 업무 대부분을 처리할 수 있는 것이다.


세 번째 이야기는 다소 충격적이었다. 미국 고등학교에서 수학 선생님이었던 권지현 대표에 관한 이야기다. 갑작스런 아버지의 사망으로 가업을 이어받아 미국 코스트코까지 납품하였으니 정말 놀랍지 않을 수 없다. 왜냐하면 코스트코에 납품하게 되면 큰 매출이 생기지만 그만큼 정식 입점은 정말 까다롭고 어렵기 때문이다.




가장 인상 깊게 읽은 부분은 한국 딸기를 캐나다에 판매하고 있는 김범진 대표의 이야기였다. 밴쿠버에서 과일 가게를 운영하는 그는 카톡 단체방을 활용하여 신선한 과일을 고객에게 배달하는 아이디어를 냈다.


무엇보다 외부 충격이나 온도 변화에 민감하고 빨리 상하는 한국 딸기를 수입하여 신선한 상태로 판매하는 것이 남들은 이구동성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하는데 이를 가능하게 만들었다는 점이었다.  


김범진 대표의 사업 아이템 선정 체크리스트는 무척이나 유용한 것 같아 소개해본다.


  • 사람들이 쉽게 도전할 수 없는 사업

  • 쉽게 수입해서 유통할 수 없는 아이템

  • 진입장벽이 높아 경험과 노하우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아이템

  • 그럼에도 불구하고 잠재 수요가 분명히 높은 아이템

  • 마진 폭이 높은 아이템


다음으로 소개한 사례는 한국에서 안 팔리던 재고를 캐나다에서 완판시킨 알렌 정 대표의 이야기다. 고등학교 때 캐나다로 유학을 떠난 정 대표는 20대 초반에 내세울 경력이나 특별한 기술도 없이 결혼을 하고 아이까지 생긴다.


그런 그가 직장을 다니며 육아와 가사까지 감당하기에는 시간적으로 무척이나 벅찼다고 한다. 그래서 정 대표가 생각한 것이 바로 ‘좋은 한국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들여와 캐나다에서 파는 것’이었다고 한다.


그는 한국에서 안 팔린 재고를 낮은 가격에 매입해와서 캐나다에서 ‘한정판’으로 포장하여 팔았는데, 이게 없어서 못 팔 지경이 되었다고 하니 놀라움을 금하지 않을 수 없다.


저자의 이야기는 파트2에서부터 나온다. 그녀가 현장에서 직접 몸으로 배운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그녀는 4개의 나라에서 5개의 회사에서 무역업에 종사하였다. 그런데 그녀는 회사마다 하는 일이 달랐다고 고백한다. 물론 5개의 회사에서 한 업무가 서로 상이하였기 때문에 많이 배웠을 것이다.


저자가 강조하는 것은 무역을 통해 서로 윈윈하는 관계가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그녀는 좋은 조건이 좋은 결과를 만들고, 좋은 결과가 더 좋은 조건의 근거가 되는 선순환을 ‘포지티브 사이클’이라고 한다.




그녀의 커리어를 보면, 일을 하고, 잠시 쉬고, 다시 일을 하고, 다시 여행을 떠나는 삶의 연속이었다. 


개인적으로는 책 속의 저자의 어록 중에 가장 인상이 깊게 남는 말이 있다. 


“같은 돈이지만 선택이 달라지면 삶의 방식도 달라진다. 수입의 파이프라인이 하나 더 생긴다는 것은, 선택할 수 있는 삶의 방식이 하나 더 늘어나는 것이다.”


부업으로 한 달에 50만원의 추가 수입을 올리면 누군가는 “고작?”이라고 하겠지만, 누군가는 그 돈으로 꾸준히 미국 ETF 금융상에 투자하여 나중에 안정적인 배당금을 받는 노후를 맞이할 수 있는 것이다.


책 속에서 가장 유용했다고 생각한 내용은 ‘효자 아이템을 찾으라’는 조언이었다. 그리고 효자 아이템을 찾는 방법도 알려준다. 세 가지 기준이 있는데 간략히 소개하면 아래와 같다.


첫째, 내가 좋아하는 아이템

둘째, 그 나라에 없는 아이템

셋째, 틈새 아이템


그녀는 작게 시작하라고 조언한다. 수입의 경우 구매대행부터 시작해보라고 조언한다. 구매대행은 재고 부담도 없고 큰 자본이 필요한 것도 아니기 때문에 무역을 처음 시작하는 초보자들에게 딱이다.


물론 요즘은 워낙 해외구매대행을 많이 해서 경쟁이 치열한 점은 사실이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매대행을 해보는 것보다 무역을 시작하는 데 좋은 건 없다.



이 책은 에세이집인가 아니면 경제경영서인가?


저자는 말한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무역이 시작된다.”


그녀는 무역은 시장은 이미 열려있고 수요도 존재한다고 강조한다. 무역은 우리 삶에 선택지를 하나 더 말들어주는 일이라고 덧붙인다.


솔직히 이 책은 화보집도 아니고 무역개론서도 아니다. 에세이집도 아니고 엄밀히 얘기하면 경제경영서적도 아니다.


그냥 저자의 무역 실무 경험과 다른 성공한 무역인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오히려 프롤로그에서 저자가 밝힌 것처럼 그냥 커피숍에서 저자와 대화를 나누고 있는 착각이 들게 하는 책이다. 


이 책은 한마디로, 저자가 폰으로 이런 저런 사진들을 보여주면서 무역업에 종사하고자 하는 후배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는 그런 편안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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