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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조용히 해내는 힘 마스터리 - 지루한 반복을 성장의 전율로 바꾸는 길
조지 레너드 지음, 신솔잎 옮김 / 빌리버튼 / 2026년 8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유인유여’라는 사자성어는 칼날을 놀리는 데 여유가 있다는 뜻으로, 한 분야에서 경험이 많아 능수능란하게 일을 해내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유인유여’의 사자성어와 유사한 의미로 대응되는 영어 단어가 ‘마스터리’이다.
원래 ‘마스터리’는 어떤 분야에서 숙달되고 능숙하여 높은 수준의 실력을 갖추고 있음을 의미하는데, 솔직히 영어 좀 한다고 나름 방귀 좀 낀다는 나조차도 이 책의 제목이 바로 가슴에 와닿지는 않았다.
그 이유는 이 책의 부제는 ‘지루한 반복을 성장의 전율로 바꾸는 길’이라고 하고 있어서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일반적인 통념과는 사뭇 다르다는 점에서 이 책은 궁금증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저자는 인간 잠재력 분야를 연구하고 있는 인문학 박사다. 그는 <Look Magazine> 수석편집장으로 17년간 근무하였고, 동서양 철학 융합 연구로 유명한 에설런 연구소의 명예회장, 인본주의 심리학회 회장을 역임하였다.
저자가 말하는 ‘마스터리’란 무슨 뜻일까?
그는 ‘잠재력을 깨우는 과정’이자 ‘최종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여정’이라고 말한다.
원래의 ‘마스터리’가 의미하는 것과는 사뭇 다르다. 이미 상당한 고수의 경지에 오른 것을 마스터리라고 칭하는 줄 알았는데, ‘과정’이고 ‘여정’이라라니? 기존에 알고 있던 지식이나 상식과는 상당히 다르다.

# 경지에 오르는 첫걸음
책 초반에 눈길을 끄는 문장이 있었다. 소개하면 아래와 같다.
“잘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어느 날 갑자기 가슴 한가운데가 답답해진다.”
나 역시도 겪어봤지만, 아마 적지 않은 사람들도 이와 유사한 경험을 해보지 않았을까 싶다. 왜 우리는 잘하고 있는데 어느날 갑자기 가슴이 답답해지는걸까?
아마도 막연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 때문이 아닐까 싶다.
눈길이 가는 내용이 있었다. 바로 ‘여기저기 손대는 사람의 패턴’에 관한 부분이었다.

여기저기 손대는 사람에게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특징이 직업적 기회, 대인관계를 처음 접할 때 대단한 열의로 시작한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나도 그런 건 아닐까? 첫 경험의 설레임과 기대감에 가슴이 콩닥콩닥 뛴 적이 있지는 않았던가?
다행히 누구나 느끼는 자연스러운 감정이란다. 물론 AI 제미나이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을건 아니지만, 그나마 위안이 된다.
하지만, 여기저기 손대는 사람들은 “처음 정점을 찍고 나서 찾아오는 하락세 크게 당황한다. 열의가 순식간에 사그라든다”라는 저자의 말에 괜히 뜨끔하다.
이런 사람들의 특징이 이력서가 길어질 수 밖에 없다고 하는데, 나의 이력서를 보니 슬프지만 부인할 수가 없다.
‘아이테르누스’, 칼 융이 말한 용어로 이런 사람들을 일컫는데, 영원한 어린아이게 가깝다고 한다. ‘피터팬 신드롬’이라고나 할까?
이 외에도 ‘강박에 사로잡힌 사람’, ‘현실에 안주하는 사람’, 끝없는 절정의 유혹에 빠진 사람’, 그리고 ‘장기적인 미래가 없는 사람’ 등 다양한 유형이 있다. 각각의 유형은 서로 다른 모양의 곡선으로 나타난다.
이에 반해 마스터리 곡선은 천천히, 그것도 아주 천천히 완만한 상승세로 성장하는 추세를 보인다.
# 마스터리가 되기 위한 다섯 가지 질문
저자는 마스터리가 되기 위해서는 다섯 가지 질문을 스스로 해보라고 말한다. 다섯 가지 질문을 소개하면 아래와 같다.
첫번째, 누구에게 배울 것인가
좋은 스승을 만나는 것만큼 중요한 것도 없을 것이다. 아무리 능력과 잠재력이 뛰어나도 좋은 스승을 만나지 못한다면 성장하는데 한계가 있다.
저자는 자신이 비행 교관으로 있을 때 과거의 경험을 예로 든다. 싹수가 노란 생도들에게는 가르치는 시늉만 하고, 능력이 커 보이는 잠재력이 큰 생도들에게는 특별 훈련을 시키는 등 차별을 한다. 하지만 결과는 그의 예상과 빗나간다. 그렇다, 젊은 시절 그는 좋은 스승이 아니였던 것이다.
두번째, 어떻게 연습할 것인가
무술계에서 오랫동안 내려오는 말이 있다고 한다. “마스터란 다른 사람보다 매일같이 5분 더 매트 위에서 머무는 사람이다”라는 것이다.
운동 선수나 음악가, 화가 등 예술가 뿐만 아니라 업종을 막론하고 경지에 이르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들보다 꾸준하고 더 많은 노력, 즉 연습이 필요하다.
“결국 본질적으로 마스터리는 연습이다”라는 저자의 말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세번째, 무엇을 버려야 하는가
“채우려면 먼저 버려야 한다”라는 말이 있다. 가득찬 그릇에 새로운 물을 담을 수 없듯이 새로운 기회와 가능성을 얻기 위해서는 기존의 것을 버려야 한다.
저자는 심지어 “지금까지의 나를 버려라”라고 조언한다. 어떤 분야든 마스터리의 여정을 나아가다 보면 다음 단계로 올라서기 위해서는 그동안 어렵게 쌓아온 능력을 포기해야 하는 순간을 맞닥뜨리게 된다고 말한다.
특히 저자는 가장 위험 순간이 내가 잘한다고 느낄 때라고 말하는데, 주변에 보면 의외로 적지 않은 사람들이 정점에서 나락으로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그 이유가 아마도 잘 나가니까(하니까) 거만해지고 겸손해지지 못해서가 아닐까?
네번째, 내가 바라는 모습은 무엇인가
어떤 모습을 지향하는지는 무척이나 중요하다. 즉, 비전을 가져야 한다는 것인데, 저자는 배우 아놀드 슈워제네거를 예로 든다.
이민자 출신의 아무 것도 없던 그가 유명 할리우드 스타가 되고, 나중에는 명문가 출신의 미녀와 결혼하고 캘리포니아 주지사까지 오른다. 세상의 모든 것을 가진 것인데, 아놀드 슈워제네거가 이렇게 모든 것을 이룰 수 있었던 비결은 비전을 갖고 계속 꿈꾸어 왔다는 점이다.
물론 아놀드 슈워제네거 역시도 그의 인생 정점에서 가정부와 불륜을 저지르고 혼외 자식을 낳아 결국에는 파국으로 갔으니 인생은 참 변화무쌍하다.
다섯번째, 한계 앞에서 피하는가 맞서고 있는가
이 대목에서 내 스스로가 무척이나 부끄럽다. 과연 나는 한계 앞에서 늘 피하고 도망 다니지만 않았던가?
하와이에서 열린 철인 3종 경기 세계 챔피언십에서 줄리 모스는 결승선 90미터를 앞에 두고 갑자기 넘어진다. 다시 일어나서 달리지만 그녀는 또 쓰러진다. 2등에게 추월 당하고 말지만, 그녀는 기어가서 결국 결승선을 터치하고 기절한다.
마스터리는 더 많은 연습과 정체기를 겪고도 영원히 그 여정이 끝나지 않는다고 한다.

# 마스터리를 위해 필요한 도구들
‘도구’라고 말하니까 되게 거창하다. 개인적으로는 ‘마스터리에 이르기 위해 갖추어야 할 기본요건’이라고 번역했으면 더 와닿지 않았을까 싶다. 어쨌든 간략히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신체적 건강을 유지하라
긍정적인 시각을 가지라
진실을 말하라
자신 안의 어두운 면을 인정하라
자신에게 중요한 우선순위를 세워라
주변에 자신의 결심을 알려라
마스터리의 여정에 올라 계속 나아가라
솔직히 다 옳고 좋은 말만 하고 있는데, 마지막 ‘마스터리의 여정에 올라 계속 나아가라’는 말은 너무나도 당연한 터라 사족처럼 느껴진다.
개인적으로 이 장에서 가장 공감이 되었던 내용은 “작은 루틴이 실력이 된다’라는 부분이었다.
마스터리에 이르고자 한다면 꾸준히 연습하는 습관(루틴)이 제일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데, 저자의 말대로 삶에는 설거지와 같이 우리의 삶에 느긋하면서도 꾸준하게 지속되는 마스터리의 리듬을 연습할 기회가 가득하다.

저자는 말한다.
“시간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하지만 시간은 당신 편이다.”
그는 시간은 꾸준히 걸어온 사람에게 그 흔적을 새겨준다고 강조한다. 시간은 계속 흘러가지만 꾸준히 걸어가다 보면 결국 마스터리의 여정의 끝에 다다르지 않을까?
결국 ‘작은 루틴’이라는 꾸준함이 나를 어떤 일이든 특정 분야에서 마스터리의 경지에 오르게 해주는 것이다.
에필로그에서 저자가 인용한 유도의 창시자 가노 지고로가 제자들에게 ‘내가 죽으면 흰 띠를 둘러 묻어달라’고 한 유언을 마지막으로 글을 맺고자 한다.
어쩌면 진정한 마스터리란 초심을 잊지 않고 꾸준함을 이어나가는 것이 아닐까? 아이러니하지만, 서양인(미국인)으로부터 진정한 동양 철학의 핵심을 배우는 것 같다. ‘꾸준함’의 중요성을 다시금 일깨워 주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