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 소설로 읽는 시간관리의 철학
김요한 지음, Simon 그림 / 파지트 / 2026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미국의 벤자민 프랭클린이 남긴 명언 중 하나인 “시간은 금이다.” 이라는 말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원문은 Time is money로 “시간은 돈이다”이지만 ‘돈’이라는 단어가 거북스러워서 그런건지 몰라도 우리나라에서는 ‘금’이라고 번역되었다. 


이처럼 시간은 과거부터 선조들이 중요시해왔고, 지금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시간이 흐르면 우리는 늙고 결국 죽는다. 시간 앞에 장사 없다. 부자나 거지나 공평하게 주어지는 것은 시간이다.


누구나 다 시간의 소중함은 알지만, 정작 우리는 시간을 너무나도 쉽게 생각하고 허비해 버린다. 나 또한 항상 시간에 쫓기다보니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지 늘 고민이 많았던 터라 ‘소설로 읽는 시간관리의 철학’이라는 부제가 적힌 이 책에 눈길이 가지 않을 수 없다.




이 책은 소설이다. 그래서 다양한 인물이 등장한다. 주인공은 명현인줄 알았는데, 실제로 이 소설 속에 자주 등장하는 인물이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인물은 그의 팀장인 고은비이다. 그리고 한 명 더 중요한 인물은 바로 70년대생인 솔루션 디자인 대표 김명식이다.


등장인물을 간략히 소개하면, 


소설의 주인공인 명현은 입사 1년차 사회초년생 인데, 매일같이 시간에 쫓기며 산다. 소설 초반에 ‘1분, 단 1분만 늦어도 근태관리 시스템은 가차없이 지각이라는 빨간 도장을 찍을 것이다’라는 부분에서 적지 않은 직장인들은 명현에게 공감할 수 밖에 없다.


고은비 팀장은 30대 커리어우먼이자 명현의 직장 상사이다.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이라는 책을 낸 세계적인 자기계발 분야 전문가 스티븐 코비의 말을 자주 인용하여 스티븐 코비 같다고 해서 ‘코비’ 팀장이라고 불린다. 소설 속 그녀는 완벽을 추구하며 매우 치열하게 살아가는데, 어쩌면 회사에서 비교적 젊은 나이에 관리자급인 팀장이 되기 위해서는 그렇게 살아갈 수 밖에 없는 현실이 씁쓸하다.


김영식 대표와는 명현과 코비 팀장이 우연히 들린 ‘시간의 향기’가 흐르는 신비로운 카페에서 만난다. 그리고 ‘나일삶 대학’에서 인연이 이어지고, 이들은 만나서 대화를 나누며 ‘시간의 소중함’에 대해 깨달음을 얻는다.


이 책은 총 4부 34화로 이루어져있다. 여러 등장 인물들의 다양한 이벤트로 구성되어 시간의 소중함을 알려준다. 


책을 읽다보니 코비 팀장의 말 중에 기억에 강렬하게 남는 구절이 있다. 


“시간 이동은 ‘소극적’인 미래가 되지만, 자아 이동은 ‘적극적’인 미래가 되는거야.”


쉽게 말하면, 미래의 한 시점이 우리에게 다가온다고 생각하면 소극적인 미래인 것이고, 내가 그 시점으로 다가가면 적극적인 미래, 즉 자아 이동이 되는 것이다.


이동의 주체가 ‘시간’이냐 ‘사람’이냐에 따라 다른 것이다. 소설 속에서는 코비 팀장의 말에 명현이 ‘공부를 안 했을 땐 시험 날짜가 무서운 속도로 달려드는 것 같은 반면, 시험 준비를 충분히 했으면 시험 날짜를 향해 다가가는 느낌이다’라고 말하는 대목에서 이해가 된다.


그리고 두 번째로 이 책 속에서도 소개하는 내용이지만, 사실은 스티븐 코비의 대표적인 저서인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에도 다루는데, ‘우선 순위’에 관한 내용이다.


코비 팀장은 말한다.


“사람들은 보통 발등에 불이 떨어진 긴급하지만 중요하지 않은 일에 많이 매달려. 하지만 진짜 성공한 사람들은 바로 당장 급하지는 않지만, 구체적으로 실행 계획이 필요한 중요한 일들에 집중해. 예를 들면 건강 관리, 인간관계 같은 것들이야.”




돌이켜보니 나 또한 당장 급한 일을 처리하는데만 집중한다. 어쩌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럴 것이다. 하지만 스티븐 코비도 말하지만, 소중한 것을 먼저 해야 한다.(책 속에서 언급하는 7가지 습관 중 3번째 습관이다) 그렇다면 나한테 소중한 것은 무엇일까? 


소설 속 주인공 명현처럼 시간을 소중하게 쓰려던 노력이 오히려 더 시간 빈곤을 초래하는 상황으로 악순환이 될 때가 많은 것은 아닐까?


그리고 세 번째로 이 소설 속에 등장하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후속편인 <거울 나라의 앨리스>에도 나오는 내용이지만, 다시금 시간의 중요성을 깨닫게 해주는 터라 간략히 소개한다.


앨리스가 숨이 벅차도록 달려도 풍경은 변하지 않아서 붉은 여왕에게 묻다 여왕이 앨리스에게 한 말이다.


“여기서는 제자리에 머물기 위해서라도 온 힘을 다해 뛰어야 해. 다른 곳으로 가고 싶다면 지금보다 두 배는 더 빨리 뛰어야 하고.”


소설 속에서 앨리스는 아무리 달려도 계속 같은 나무 아래에 있다. 마치 우리 현대인의 삶을 보는 듯하다.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사실 우리의 삶은 나아지지 않는다. 




승진을 하고 연봉이 올라도 우리의 삶은 제자리다. 그렇게 삼십여년 가까이 일하고 회사에서 정년 퇴직하고 나면 솔직히 회사 밖에서 맞이하게 되는 현실은 참혹하다 못해 처참하다. 


개인적으로 나도 앨리스처럼 온 힘을 다해 뛰었다. 앨리스도 그랬지만 나 역시도 그래야 하는 줄로만 알았다. 그런 덕분에 남들보다 빨리 승진하고 연봉도 빨리 오르고 빨리 팀장도 되고 빨리 임원도 달았다. 하지만 직장의 최고봉에 오르고 나서 보니 나에게 돌아온 것은 남들보다 빠른 퇴사였다. 



이 소설 속에서 “아무리 시간을 쪼개서 관리해도 제자리 걸음은 커녕 뒤로 밀려나는 기분이 든다”고 푸념하는 코비 팀장에게 김명식 대표가 한 말에서 개인적으로 뒷통수를 맞은 것 같았다. 


“그러면, 속도를 늦추면 어떨까요?”


또래 친구들이나 지인들 중에 승진이 느려 부장, 아니 아직 차장인 사람도 있다. 그들은 여전히 직장을 다니며 월급을 꼬박꼬박 받는다. 물론 그들도 스트레스를 받겠지만, 그래도 빨리 달린 나보다 훨씬 여유 있어 보인다.


“너무 빨리 달리면 문제의 본질을 놓치기 쉽습니다.”


이 대목에서 나는 무릎을 치지 않을 수 없었다. 늘 서둘러서 중요한 걸 놓친 것은 아닐까? 정말 허구의 인물이지만 김영식 대표의 말대로 난 인생의 본질을 놓친 것은 아닐까?  


언젠가 아이에게 읽어주었던 동화 이야기가 생각난다. 벌레들이 끊임없이 절벽의 꼭대기를 향해 기어오른다. 하지만 기어오르다가 떨어지고 다른 벌레 밟혀서 죽는다. 그런데도 계속 벌레들은 꼭대기로 오르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한 벌레가 앞서 가는 벌레에게 물어보았다. “왜 꼭대기에 오르려고 하나요?” 그러자 돌아온 답변은 “나도 몰라. 다른 벌레들이 가니까 나도 따라 가는거야”


놀랍게도 이런 철학적(?)인 질문을 한 벌레는 다른 벌레들을 딛고 결국 꼭대기에 오른다. 그 벌레가 본 꼭대기에는 과연 무엇이 있었을까? 


놀랍게도 꼭대기에는 거기까지 온 힘을 다해 올라온다고 기진맥진하여 쓰러져 죽어버린 벌레들의 시체들 뿐이었다.


마지막으로 소설에는 없는 내용이지만, 우연히 읽은 글에서 시간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것 같아 소개한다.


아마 와인을 만드는데 포도가 주 원료인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그런데 한 가지 더 중요한 원료가 있는데, 사람들은 대개 효모 정도로 생각한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원료가 있다. 바로 ‘시간’이다. 


와인 애호가라면 매년 11월말이면 마시는 프랑스 와인인 보졸레 누보는 비싸지 않다. 3만원 정도다. ‘누보’는 프랑스어로 ‘새로운’이란 뜻인데, 보졸레 누보는 그해 수확한 포도로 제조한 와인이다. 


이에 반해 오래 숙성된 와인 일수록 가격이 비싸진다는 사실을 알 것이다. 오랜 숙성은 결국 시간이 들어간다. 이처럼 시간이 갖는 힘은 대단하다.




이 책은 그냥 재미로 읽는 소설이 아니다. 주인공과 다른 등장 인물들 통해 저자는 우리에게 시간에 대한 새로운 인사이트를 제공하고, 멈춤의 지혜를 준다. 


시간은 소비하고 나면 되돌릴 수 없다. 그래서 관리해야 하는 대상이 아니라 생명처럼 소중히 다뤄야 한다는 게 저자가 독자들에게 전달하고 싶었던 메시지가 아닐까?


우리는 “늘 시간이 없다”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까?


고대 그리스어에는 시간을 일컫는 단어가 두 개였다고 한다. 크로노스와 카이로스. 크로노스는 물리적 시간인 객관적인 시간을 의미하고 카이로스는 특별한 의미가 담긴 시간, 즉 주관적인 시간이다. 물리적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지지만, 주관적 시간인 카이로스는 사람마다 체감하는 게 다르다. 


즉, 늘 시간이 없다고 말하는 것은 크로노스가 아닌 카이로스가 부족하다는 의미다. 같은 시간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질적인 시간이라 할 수 있는 카이로스가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이 책에서 저자는 “시간은 생명이다”라고 말한다.  현대인들은 정말 1분 1초에 쫓기며 산다. 특히 직장인들은 더 그렇다. 하지만 대부분은 시간에 초조하지만 정작 시간을 어디에 어떻게 소비해야 할지 모른다. 


책 속에서 주인공도 깨닫지만, ‘시간을 소비하는 것은 자신의 생명을 나누어 주는 것’이라는 진리를 깨닫고 ‘하루만큼의 시간이 곧 하루의 생명’이라는 진실을 받아들여야 하지 않을까?


이 책은 명현이라는 사회초년생과 그의 직장상사인 고은비, 그리고 김명식 대표라는 세 사람을 통해 시간의 중요성을 배우며 진정한 삶이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을 독자들에게 던진다.


자기계발과 소설이라는 두 장르를 결합하여 독자들에게 재미와 동기부여를 동시 제공한다는 점은 높이 살만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