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큐의 경제학으로 선점하는 1%의 기회
이성재 지음, 박정호 감수, 그레고리 맨큐 원작 / 정독(마인드탭(MindTap))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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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을 전공한 사람이라면 ‘맨큐’라는 이름이 익숙하다. 미국의 경제학자인 그레고리 맨큐는 그가 저술한 경제학 원론서 <맨큐의 경제학>은  작년에 10판까지 출간될 정도로 세계적인 베스트셀러다. 


물론 국내에서도 번역서가 출간되어 경제학이나 경영학 전공자나 뿐만 아니라 회계사나 세무사, 감정평가사 등 각종 자격시험이나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들도 많이 탐독하는 책이다.


심지어 경제학을 어려워 하는 사람들을 위해 <만화로 보는 맨큐의 경제학>이라는 책이 나올 정도니 어지간히 세상이나 사회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 아니라면 ‘맨큐’라는 이름을 안 들어본 사람이 없을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의 표지에 적힌 제목처럼 “맨큐의 경제학으로 선점하는 1%의 기회”라는 문구를 보면, 관련 분야 전공자나 종사자, 수험생, 공무원 등 왠만한 사람이라면 눈길이 가지 않을 수 없다.




저자는 동서울대학교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겸임교수로, 부동산 경매 전문가다. 개인적으로는 그의 유튜브 채널 베프TV의 공경매 관련 영상을 수 차례 시청하였고, 꾸준히 구독하면서 보고 있는 터라 친숙하다.


이 책은 총 5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각각의 파트는 경매의 기초에서 시작하여 경매의 원리, 경매 물건 찾는 법, 경매 절차 등을 담은 실전 경매 실무, 그리고 경매 낙찰후 경락대출이나 명도 등 기본적으로 경매학 강의의 내용을 충실히 담고 있다.



파트1 경매의 기초: 경제학적 사고의 장착


“모든 선택에는 대가가 따른다”


미국의 경제학자 밀턴 프리드먼이 남긴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라는 말처럼, 어떤 이익을 얻기 위해서는 그에 상응하는 대가 혹은 기회비용을 반드시 치러야 한다.


학부에서 경제학을 전공하면서 <맨큐의 경제학> 책을 탐독(?)한지는 벌써 20년은 넘은거 같은데, 그동안 직장 생활과 사회 생활을 하면서 뼈저리게 느낀 점이기도 하다.


저자는 놀랍게도 부동산 중개사무소에서 아파트를 사는 것과 법원 경매법정에서 경매로 사는 것을 비교한다.


개인적으로 두 가지 방법으로 모두 부동산을 취득한 사람으로, 부동산 중개를 통해 매수하는 것보다 경매로 취득하는 것이 저렴한 이유는 바로 ‘불편함’을 해결한 정당한 임금이라고 말하는 저자의 설명에 무릅을 탁치지 않을 수 없었다. 




이 파트에서 흥미롭게 읽은 부분은 ‘[저자특강] 5천만원의 갈림길’이었다. 


저자는 “경제학에서 말하는 기회비용을 단순히 비용으로만 보지 말고 인생을 바꾸는 갈림길로 보라”고 강조한다. 도대체 무슨 말일까? 그는 5천만원이라는 목돈을 모은 김 대리가 주식에 투자하는 사례와 부동산 경매를 하는 이 대리의 사례로 비교한다.


여기서 누가 더 나은지 결과는 뻔하다. 경매를 설명하는 책이니까 당연히 경매 수익률이 높다. 하지만 여기서 누락된 내용이 있다. 당연히 경매에는 초보자들이 범접하기 어려운 무시무시한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당연히 저자는 이에 대해 언급하기는 한다. ‘경매가격 결정모형’으로 말이다. 그러한 위험이 낙찰가격에 반영되기 때문에 저렴하게 사는거란다. 경매투자를 몇 차례 해본 사람으로 상당히 공감가는 내용이다. 하지만 ‘선유자익’, 즉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진다고 경매전문가도 손해를 볼 수도 있다.



파트2 경매가 이루어지는 시장의 모습


앞서 언급한 ‘위험’에 대해 저자는 파트2에서 ‘권리분석’으로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 파트에서 주목할 만한 내용은 바로 ‘레몬시장’에 관하여 저자가 설명한 부분이다.


‘레몬시장’은 판매자는 제품의 품질을 알지만 구매자는 모르기 때문에 불량품만 유통된다는 비효율적인 시장을 일컫는다. 특히 중고차 시장이 대표적인 ‘레몬시장’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는 판매자와 구매자 간의 정보 비대칭이 만연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경매에서 왜 ‘레몬시장’ 이야기가 나올까? 경매시장 또한 전형적인 ‘레몬시장’이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경매는 ‘법원’이라는 국가기관에서 개입하여 전부는 아니지만 ‘매각명세서’나 ‘현황조사서’라는 문서를 통해 정보의 비대칭을 상당 부분 해결해주고, ‘경매’라는 제도를 통해 복잡한 이해관계를 풀어준다. 


저자는 이러한 복잡관계를 푸는 열쇠로 “재산권이 명확하게 확립되어 있고 거래비용이 낮다면 시장참여자들은 정부의 개입 없이도 협상을 통해 문제를 효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라는 경제학의 ‘코즈의 정리’라는 개념으로 설명한다.


경매에 나오는 부동산(자동차와 같은 동산도 나온다)의 경우 대부분이 악성 채무의 담보물이다. 경매를 통해 채권자는 채무자로부터 돌려받지 못하는 채권을 회수하는 것이고, 저자의 말대로 “경매는 막대한 사회적 거래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여주는 고속도로와 같은 경제적 인프라이다.”



파트3 경매 시장을 움직이는 세상의 흐름


이 파트에서는 경제학에서 무척이나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개념인 ‘인플레이션’과 ‘레버리지 효과’를 경매와 연관지어 설명한다.


시중에 돈이 많이 풀리면 자연스레 물가가 오른다(인플레이션). 그렇기 때문에 정부는 금리 인상을 통해 시중의 돈을 거둬들여야 하는데, 저자는 이러한 ‘금리의 파도’가 바로 경매시장에서 타이밍을 결정짓는다고 말한다.


저자는 경매에 참여해야 할 ‘골든 타임’으로 부동산 침체기, 소위 경기가 침체되고 고금리와 고실업율 등으로 매물 폭탄이 쏟아져 나올 때라고 강조한다. 특히 이런 침체기에는 유찰을 거듭하여 감정가의 50% 미만, 49%까지 떨어진 아파트도 경매로 나온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는 법이다. 저자의 말대로 “비관론자가 득세할 때가 매수의 적기”임은 분명하나 경매에서 유찰을 거듭하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매는 일반 매매와 달리 ‘경락 대출’이라는 별도의 대출 프로그램이 있기 때문에 훨씬 더 많은 금액의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레버리지 효과) 즉, 책 속에서 저자도 설명하고 있지만, 가치 있는 부동산을 적은 투자금으로 저렴하게 사서 일반 매매보다 큰 수익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저자도 말하듯이 경매 물건은 ‘아직 가공되지 않은 거친 원석’이다. 그렇기 때문에 낙찰 후에 시장에서 낙찰받은 부동산을 매매를 하기 위해서는 소위 ‘죽은 부동산’을 살리는 작업을 해야 한다. 이를 자본과 인적 자본, 그리고 기술과 지식을 투입하는 생산함수의 적용을 통해 저자는 설명한다.


그리고 경제학원론 교과서에 나오는 ‘수확체감의 법칙’을 인테리어 시공과 연결지어 설명하고, ‘낡은 반지하 썩빌에 최고급 수입 대리석을 까는 것은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어리석은 행위’라고 지적한다. 


더불어 낡은 집에 자본과 아이디어를 투입하여 주거의 질을 높이고 정당한 경제적 이윤을 얻는 ‘경매’를 ‘부동산 제조업’이라고 비유하는 부분에서 상당히 공감이 되었다.




  

파트4 첫 낙찰을 위한 실전 로드맵


이 파트에서는 부동산경매 사이트를 활용하는 방법에 대해 상세히 설명한다. 법원에서 제공하는 정보(매각명세서, 현황조사서)만으로는 솔직히 경매에 참여하기에는 정보가 터무니없이 부족하기 때문에 적지 않은 경매참여자들이 경매정보지, 즉 유료 부동산경매사이트를 이용한다. 


저자는 ‘제발 전국을 다 보지 말라’는 현실적인 조언을 해준다. 당연히 서울과 수도권 경매 정보만을 이용할지, 전국 모든 법원의 경매 정보를 이용할지에 따라 가격이 달라진다. 하지만 적지 않은 경매초보자들은 전국을 결제하고 실제로는 제대로 다 이용하지도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무엇보다 이 파트에서 유용하다고 느낀 내용은 ‘돈 되는 물건의 3가지 신호’였다. 


시그널1: 최적의 유찰횟수는 1~2회라는 것이다. 1회 유찰하면 감정가 대비 20%(서울), 30%(그외) 가격이 떨어지며, 2회 유찰하면 49%까지 떨어진다. 저자는 이 시점을 ‘골든 존’이라고 한다.


시그널2: 감정가는 현재 그 부동산의 가격이 아니라 대개 1년 전 가격이라는 점이다. 최근 몇 년간 부동산(아파트) 가격이 꾸준히 오른 점을 감안하며, 현재 시세와 적지 않은 차익, 소위 안전마진이 보장되다는 논리다.


시그널3: 저자가 특히 강조하지만, 서류만 보는 것은 부족하고 반드시 경매에 나온 부동산의 현장에 가봐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를 ‘효율적 시장 가설의 한계’로 설명한다. ‘효율적 시장 가설’은 자산 가격에 이용 가능한 모든 정보가 즉각적으로 반영되어 초과 수익을 얻는 것이 불가능하다라는 이론인데, 경매시장에서는 이 이론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임장을 가도 한 번만 가는 것으로는 한계가 있다. 나중에 낙찰받고 나면 임장했을 때 보이지 않던 문제점들이 하나둘 튀어나오는게 아니다.


무엇보다 저자가 강조하는 경매에서 최종 낙찰받는 낙찰자는 ‘승자의 저주’와 ‘군중심리의 함정’에 빠지기 싶다. 왜냐면 과열되는 경매 물건의 경우 낙찰가가 간혹 시세를 웃돌기도 한다. 심지어 해당 지역의 공인중개사무소에 실제로 가보면 급매로 더 싸게 나온 물건이 있는 경우도 적지 않다.



파트5 낙찰 이후: 레버리지와 협상의 기술


이 파트에서 참 기억에 남는 구절이 있다.


“낙찰의 기쁨은 1시간, 현실의 무게는 3개월”


여기서 저자가 말하는 무게란 ‘경락대출’과 세입자나 채무자(대출을 받은 기존 집주인) ‘명도’ 문제를 말한다. 


솔직히 개인적으로 느끼는 체감도는 “낙찰의 기쁨은 5분, 현실의 무게는 1년”이다. 작년에 낙찰받은 물건을 1년이 다되도록 팔지 못하고 있다. 


물론 저자가 책 속에서 지적하는 ‘대출’의 문제도 아니고 ‘명도’의 문제도 아니다. 생각보다 부동산시장은 냉정하다. 요즘에는 혹시 ‘지역의 문제’인가라는 생각도 든다.


결국에 부동산 경매를 하는 이유는 적지 않은 경매 유튜버들이 노래 부르는 “낙팔낙팔”을 하기 위함인데, 그게 생각만큼 쉽지만은 않다.


책의 후반부에서 ‘월세’와 ‘전세’의 경제학 부분을 읽고 느낀 점이 있다. 주변에 사업하는 분들 중에 의외로 자가로 주택을 보유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는 점이다. 그들은 ‘전세’도 ‘반전세’도 아닌 ‘월세’로 산다.


궁금해서 그 이유를 물었다. 답변을 들으니 이해가 된다. 공통된 답변은 “몇 억을 집에 깔고 앉아 있으면 뭐하나, 그 돈으로 사업해서 돈을 불려야지”였다. 바로 이 책에서 강조하는 ‘기회비용’의 개념이다.


물론 누군가는 안전하게 ‘괜찮은 아파트를 사두면 장기적으로 안전하게 계속 오를텐데’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지난 1995년부터 2025년까지 강남 아파트 가격 상승률과 미국 나스닥 지수 상승률을 비교하면 나스닥이 강남 아파트 가격 상승률을 상회한다. 




‘아니, 어떻게 경제학 이론을 경매에다가 접목할 생각을 했지? 무척 신선한데?’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넘기면서 든 생각이다. 이 책 속에는 저자가 자연스럽게, 가끔은 억지로 ‘맨큐의 경제학’에 나오는 경제학 개념들을 소개한다. 그것도 경매 절차나 이론에 연결해서 말이다.


경제학을 전공하고 다년간 경매에 참여해본 경험자라서 그런지 몰라도, 이 책을 참 재미있게 읽었다. 오랫만에 맨큐의 경제학에 나온 이론들도 그렇고 지난 수 년간 참여했던 수십 번의 경매 입찰도 생각났다. 


조금은 책 전반적인 내용과는 맥락이 다르지만, 책을 덮고 나서 머릿 속에 강렬하게 남은 저자의 조언은 단 하나다.


“법원 앞 맛집을 찾아라”


결국 경제학도 그렇고 경매도 그렇고 우리가 잘 먹고 살려고 하는건데라는 생각이 든다. 저자는 잘 먹고 살기 위해서는 자본주의 비밀 무기인 ‘경매’를 공부하고 참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개인적으로 저자의 주장에 전면적으로 반대하는 것은 아니나, 생각보다 경매는 이론이 아닌 실제가 훨씬 어렵다는 점은 지적하면서 '과연 자본주의의 무기가 과연 경매인가?'라는 점에 의문을 제기하며 글을 마무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제학 이론과 경매를 한번에 배우고 싶다면 이 책은 충분히 그러한 기대를 충족해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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