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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발의 여왕
김성진 지음 / 작가의집 / 2026년 2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지난 10월 15일, 이재명 정부는 서울 및 수도권의 과열된 집값을 잡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추며 투기과열지구와 주정대상지역, 이른바 규제지역을 확대하였고, 15억 원 초고 아파트 대출 금지와 LTV 축소 등 금융제재까지 더불어 역대 초강수 부동산 규제 정책을 시행하였다.
하지만 작년 10월 정책에도 부동산 시장의 반응이 시원치 않자 대통령 자신이 20년 넘게 보유했던 분당 아파트를 솔선수범하여 최근 매도하였고, 다주택자 및 비거주 주택에 대한 보유세 도입 및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중단 등 실질적으로 “앞으로 집으로는 돈 못 벌게 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천명하였다.
이러한 시점에 재개발 투자로 100억 원의 자산가가 되고 인생을 역전하였다는 정말 꿈과 같은 이야기를 담은 이 책의 제목에 도무지 눈길이 가지 않을 수 없다.

이 책의 저자는 부동산 전문가다. 한마디로 소설가가 아니다. 그는 (주)엠디캠퍼스라는 부동산회사의 대표이사이며, 부동산 AI 솔루션의 (주)닥터빌드의 부대표이기도 하다.
그래서 그런지 이 책은 단순히 흥미롭게 재미난 소설이라기보다는 재개발이라는 어려운 주제를 독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소설의 형태를 빌어쓴 독특한 구조다.

이 책은 1~8장까지 저자가 만들어낸 가상의 인물 ‘김소정’이라는 전업주부가 부동산 투자, 특히 소액빌라 재개발을 통해 어떻게 100억 자산가로 성장하는지를 이야기로 풀어내는 소설과 재개발 투자시 꼭 필요하다고 할 수 있는 주옥 같은 정보를 담은 부록들로 구성되어 있다.
주인공 김소정은 대기업에 다니는 남편을 둔 전업주부다. 다른 집들도 마찬가지겠지만, 그녀 또한 내 집 마련이라는 소박한 꿈을 갖고 부단히 아파트 청약을 신청하지만 안타깝게도(사실 현실을 보면 적지 않은 사람들이 대부분 그렇다) 번번히 떨어진다.
그러다가 강남 재개발 투자 세미나에 참석한 것이 계기가 되어 재개발 투자를 하게 되나, 이 역시도 여러 차례 의욕과 열정을 앞세워 투자하지만 안타깝게도 적지 않은 돈만 날리고 실패한다.
여기서 이야기가 끝난다면 소설은 재미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주인공은 두 번의 실패에도 불구하고 데이터 기반으로 한 투자와 윤 대표라는 전문가의 조언에 힘입어 자율주택정비사업에 세 번째 투자를 하게 되고 드디어 적지 않은 수익을 내는데 성공한다.
서울에서 자율주택정비사업의 성공사례로는 기존 노후 주택과 가게가 합심하여 3개동 5층 높이 주택의 18가구와 근린생활시설 9실로 탈바꿈한 서울시 영등포구 당산동과 강남구 개포동의 칠성빌라(현재 재건축 중)가 있다.
당산동의 경우 HUG의 저리융자(연리 1.5%) 지원으로 사업의 수익성이 높았다는 평가를 받았으며, 개포동 또한 강남에 위치한데다가 입지 또한 매우 우수하여 성공할 가능성이 다분히 높아 보인다.
무엇보다 자율주택정비사업은 소규모 단위이라서 진행 속도가 다른 재개발에 비해 신속하다는 큰 장점이 있다. 실제 서울의 1호 자율주택정비사업이었던 당산동의 경우 주민합의체 구성에서 준공까지 불과 1년 정도 걸렸다.
책에서 저자가 강조하지만, 부동산 투자는 감에 의존하면 절대 안된다. 정말 맞는 얘기가 아닐 수 없다. 부동산은, 특히 재개발은 저자의 말대로 ‘정치와 정책의 산물’이기 때문에 다른 투자에 비해 너무나도 외부 변수가 크다.
그런데 감에 의존해서 투자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일부 자산가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서민들은 직장이나 아이들의 학교 등을 고려하여 거주할 집을 고른다. 그리고 자가 소유의 집을 살 때도 이러한 고려 요소가 크게 달리지지는 않는다.
주변에 보면 부동산 투자에 실패한 경우는 대체로 기획부동산이나 일부 파렴치한 부동산 업자들의 감언이설에 혹하고 속아서 산 경우가 많다. 감에 의존하여 투자를 했다기보다는 오히려 자신의 과욕에, 혹은 사기에 현혹되어 투자하여 실패하였다.
나 역시도 감에 의존하여 부동산 투자에 실패한 게 아니라 지나친 과욕이 앞서서, 혹은 사기꾼에 속아서 산 경우가 대부분이다.
주인공은 첫 성공 투자 이후에도 자율주택정비사업 투자에 성공한 이후 가로주택정비사업, 역세권활성화사업, 모아타운, 신통기획 재개발, 그리고 경공매 투자를 통해 연이어 성공시키면 결국 100억 원대의 자산가로 거듭난다는 게 이 소설의 대략적인 줄거리이다.
소설을 읽는 내내 든 생각은 아무리 소설이라서 당연히 가상의 인물이고 책 속의 내용 또한 당연히 허구이기는 하지만 너무 비현실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과연 소설 속의 주인공처럼 연이은 투자 성공으로, 그것도 세금 한푼 안내고 최단기간으로 재개발 투자에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얼마나 될까?
소설을 읽으면서 그간의 적지 않은 세월 동안 개인적인 부동산 투자 경험에 비추어 든 생각은 ‘세금은 전혀 고려하지 않았네?’였다. 부동산은 이익, 양도차익이나 월세 등 임대수익도 크지만, 세금 또한 크다.
고가 주택의 경우 보유세나 종합부동산세 또한 무시하지 못한다. 1주택자는 그나마 12억 원이 기본공제되나 다주택자는 9억 원이다. 물론 아직은 한 채에 수십억 원에 달하는 반포 아리팍(아크로 리버 파크)의 경우 1주택자라면 종부세가 1천만원에도 못 미치지만, 앞으로 종부세가 더 오를 가능성은 매우 크다.
특히 양도세의 경우 보유기간이나 보유 주택수에 따라 양도차익의 최대 80%까지 중과된다. 한마디로 10억 원의 양도차익이 생겨도 적절히 절세를 하지 못하면 국가를 위해 8억 원을 줘야한다.
작년 10월과 최근 이재명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규제 정책의 근간은 겉으로는 ‘주택시장 과열’을 억제하겠다는 것이지만, 개인적으로는 보기에는 이재명 정부의 각종 ‘복지 정책을 뒷받침할 재원, 즉 세수조달’의 성격이 커보인다.
한마디로 이재명 정부에서 곳간이 비었는데 추가 세수를 확보하는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할 수 있는 강력한 부동산 규제정책을 철회하거나 백지화할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인다.

두 번째로 소설을 읽는 내내 ‘이렇게 재개발이 빨리 진행되다고?’라는 의구심이 들었다. 물론 저자가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 좀더 소설의 전개를 재미나고 익사이팅하게 하기 위해 그렇게 설정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현실은 오세훈 시장이 이끄는 서울시의 정비사업 속도 개선 노력에도 불구하고 주민간 갈등, 지자체 승인 지연, 금리 상승 및 건설비 상승(최근 33% 가량 급등) 등으로 평균 10년 이상 걸린다.
하지만 소설에서는 아무리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수익률이 높고 단기에 진행 가능성이 매우 큰 나름 최적의 지역을 시뮬레이션하여 뽑아냈다고는 하지만, 아무리 낙관적으로 고려하여도 다분히 지나치다 정도로 재개발에 소요되는 기간을 너무 짧게 설정하였다라는 비판을 면하기 쉽지 않을 듯하다.
세 번째로 소설 속에서 주인공이 부담하는 추가 분담금 또한 너무 비현실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최근에 언론에서 보도되기도 하였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조합원 분담금이 몇 억원을 넘어서 10억 원을 넘는 곳까지 등장하였다.
물론 10억 원을 부담하면 30억, 아니 40억 짜리 고급 아파트로 변모한다고 누군가는 되받아칠수도 있다. 하지만 10억 원 이상을 현금이나 금융자산의 형태로 보유하고 있는 극소수의 부자들을 제외하고는 조달할 수 있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그리고 혹자는 보유한 재개발 빌라나 아파트를 담보로 대출을 받을 수 있다고 반론할지 모르지만, 그렇다면 그 이자는 어떻게 부담할 것인가? 보수적으로 대출금리를 연 5%라고 가정해도 10억을 대출받으면 매년 대출자가 내야 하는 이자만 1억 원의 절반인 5천만원에 달한다. 이 금액은 왠만한 중산층의 세후 실질 가처분소득이다.
마지막으로, 주인공의 나이다. 소설 속에서 주인공은 38세의 마흔 살을 앞둔 전업주부다. 그녀가 두 번의 투자 실패와 총 여섯 번의 재개발 투자에 성공한다는 것인데, 평균 4년만 잡아도 36년이다. 즉 그녀의 나이는 38세 젊은 주부에서 75세로 사실상 노년의 나이가 된다.
혹자는 자율주택정비사업의 경우 준공까지 최단 1년이면 된다고 반박할수도 있다. 그러나 가로주택정비사업은 평균 5~7년, 역세권활성화 사업은 3~5년, 모아타운 사업 5~7년, 신통기획 재개발 12년(실제 아직까지 사업이 완료된 사례는 없고 서울시는 12년 단축을 목표로 하고 있음)이 소요된다는 점을 간과하고 있다.
무엇보다 아직 이 중에는 완료되지 않은 경우가 더 많아서 실세 준공까지 소요기간은 더 걸릴 수도
있다.
더욱이 그녀는 처음 두 번은 투자에 실패한다. 그런데 투자 손실도 그렇다쳐도, 실제로 부동산, 특히 빌라는 거래량이 아파트처럼 많지 않아서 생각처림 잘 안 팔린다. 아무리 싸게 집을 내놔도 현실은 생각보다 냉혹하다. 그냥 몇 천만원 손해 보고 팔면 된다라고 간주하기에는 의외로 거래 자체가 절벽이다.
소설 속에 이처럼 비현실적인 부분이 생각보다 많음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일반인들은 이해하기 어려운 ‘부동산 재개발’이라는 어려운 주제를 이해하기 쉽게 소설의 형태로 썼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솔직히 신통기획이 뭔지, 모아타운이 또 뭔지 의외로 재개발은 관련 법령이나 정책 등 다양하게 고려할 부분이 만아서 부동산에서도 특히 어려운 분야다. 왠만한 전문가가 아니라면 보통 수준의 일반인이라면 이 책처럼 쉽게 설명하는게 만만치 않다.
특히 책 중간 중간에 만화를 삽입하여 적지 않은 페이지 분량으로 자칫 지루하고 따분할 수도 있는 소설의 단점을 보완하는 점에서 저자는 책의 가독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한 흔적도 엿보인다.

이처럼 세금이나 정부의 규제, 그리고 재개발시 조합원들이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고 토지소유자인 지주들이 절대 협조적이지 않다는 현실적인 제약들이 많다는 부분을 간과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소설이라서 쉽게 읽힌다는 점은 큰 장점이 아닐 수 없다.
다만 개인적인 생각에 다소 안타까운 점은, 이 책을 쓴 저자의 의도가 재개발이라는 어렵고 복잡한 부동산 제도를 독자들이 좀더 쉽게 이해하고자 함이었다면 차라리 자율주택정비사업, 가로주택정비사업, 역세권활성화사업, 모아타운, 신통기획 재개발과 경공매 투자의 성공사례를 각각 다른 인물들을 내세워서 개별적으로 이야기를 풀어 나갔다면 독자들에게 그래도 좀더 현실적이고 허황되지 않게 보이지 않았을까?
물론 여러 인물들이 등장하여 책을 읽다가 다소 헷갈릴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아무리 소설이라고는 하지만 허황된 얘기보다는 현실적인 이야기가 독자들에게 더 와닿을 것 같다.
이러한 단점에도 불구하고 소설의 형태를 빌리고 있는 이 책은 어렵고 복잡한 재개발에 대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해주어 부동산 투자에 관심 있거나 재개발에 대해 알고 싶은 투자자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다.